텐텐텐 양궁대회
2024년 제33회 올림픽대회가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었다. 1924년 제8회 파리대회 이후 꼭 100년만이다. 이번 대회 마스코트인 ‘프리주’(Phryge)는 자유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프리기아 모자(母子, Bonnet Phrygien)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스포츠가 모든 것 즉 우리의 삶, 건강, 타인과의 관계 등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전해준다는 의미를 담았다. 전 세계 206개국의 10,500명의 선수가 총 32개 종목, 329개 경기에 참가했으며 우리나라는 143명(남 66명, 여 77명)의 선수가 21개 종목에서 불꽃 튀는 경기를 치렀다. 1976년 제21회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였지만 금 13개, 은 9개, 동 10개 총 32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당초 금메달 5개, 종합 15위의 목표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 8위의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고인 물이 썩듯이 한국 체육계가 장기 집권하는 체육회장과 각 협회장의 추한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차제에 한국 체육계 전반에 걸쳐 살을 도려내는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온 국민은 건강한 몸통 대한체육회 아래 그 지체인 협회 지도자와 선수가 다시금 혼연일체 되어 2028년 제34회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대회에서 더욱 멋진 기량을 염원한다.
이렇게 썩어 문드러진 체육계 상황에서도 전 국민의 가슴에 감동과 감격, 한국인으로서의 무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출렁이게 했던 효자 종목이 있었다. 바로 양궁(洋弓)이다. 총 5개의 금메달을 우리나라가 모두 휩쓸었다. 이는 2016년 제31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대회 이후 두 번째다. 그때는 혼성단체 종목이 없어서 4개의 금메달을 석권했다. 또 양궁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제24회 서울 올림픽대회 이후 여자 단체팀은 10연패의 위업을 달성하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남자는 3연패의 기염을 토했으니 양궁은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는 국가 브랜드 스포츠가 되었다. 이렇게 세계가 인정하는 활의 민족이 된 것은 동이족의 후예다운 당연한 결과다. 동이족은 동쪽에 있는 이족(夷族)이라는 뜻으로 이(夷)는 弓(활)과 大(크다)가 합쳐진 글자로 활을 크게 잘 쏜다는 뜻이다.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우리 민족의 저력을 그대로 반영한 4세기의 고구려 벽화는 우연이 아니다. 그런 조상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았으니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또 한 번 대한민국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그러나 양궁이 그 긴 세월 세계 최고의 자리를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양궁협회의 공정과 합리적인 운영이 있었다. 1980년에 출범한 제5공화국은 스포츠 프로팀을 창단하면서 한국 체육에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정부는 스포츠 종목마다 대기업에 맡겨 책임지고 잘 육성하게 했다. 그때 현대의 정주영(鄭周永) 회장은 우리나라 전통 양궁을 맡았고 처음부터 투명과 공정으로 협회를 운영했다. 지금은 그의 손자 현대자동차 정의선(鄭義宣) 회장이 대를 이어 세계적인 양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가 양궁발전에 기여한 누적 후원금은 약 500억에 이른다고 한다. 그동안 단 한 건의 횡령과 배임죄가 없었다고 하니 이것이 오늘의 세계적인 양궁을 만드는 힘이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 양궁대회에서 전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었던 사이다 외침이 있었다. ‘텐텐텐’이다. 양궁은 궁사의 손을 떠난 화살이 70m 앞에 놓인 과녁에 정확하게 꽂혀야 득점한다. 궁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1점~10점까지 표시된 과녁에 집중해야 10점에 명중한다. 이렇게 세 번 활시위를 당겨 최고 30점 만점을 획득한다. 그러나 그날의 바람이 변수다. 제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바람을 극복하지 못하면 낭패당하기 일쑤다. 그날의 풍향은 이 대회의 스릴을 넘치게 한다. 이 시련의 바람을 극복하고 변함없이 10점 과녁에 조준한다면 명실상부(名實相符) 그는 명 궁사의 반열에 오른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이런 역경의 상황에서도 심박 수의 요동 없이 차분한 자세로 활시위를 당겼고 전 종목 석권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숨죽이며 궁사의 활시위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텐이에요’라는 중계 아나운서의 고성방가는 묵은 체증(滯症)을 내린다. 그 후 반복적으로 터져 나오는 고성 ‘텐텐텐.’ 듣고 또 들어도 좋은 소리다. 활의 민족만이 느끼는 감동이고 세계를 호령하는 가슴 벅찬 함성이다.
그러나 ‘텐텐텐’은 하늘 하나님도 무척 듣고 싶은 소리다. 처음 사람 아담과 하와는 풍요의 땅 에덴동산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그곳에서 먹으면 죽게 되어 금지시킨 열매 하나를 굳이 따먹음으로써 하나님께 죄를 범했다. 아담의 불순종이 죄가 되어 인류를 멸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헬라어로 죄를 ‘하마르티아’라고 하는데 ‘과녁에 빗나가다’는 뜻이다. 즉 하나님의 말씀은 과녁이고 그 말씀에 정확하게 맞추며 살아야 하는 인간은 화살로 비유된다. 즉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의 과녁에 정확하게 맞추어 살아야 죄가 없다는 뜻이다. 아무리 노력하고 수고해도 죄지은 인간은 그 과녁에 1점도 맞출 수 없다. 이렇게 무능한 죄인 곁에 오셔서 그 과녁에 정확하게 맞추도록 감독이 되신 분이 계시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예수님은 항상 10점 만점으로 과녁에 맞추어 ‘텐텐텐’을 외치며 하나님을 기쁘게 하신 명 궁사이시다. 십자가라는 시련의 바람이 불어서 과녁에 빗나갈 상황에서도 역시 명 궁사답게 하나님의 말씀의 과녁에 정확하게 맞추셨다. “내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눅 22:42).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과연 몇 점짜리 과녁에 맞히고 있는가? 하위 과녁에 맞히고는 바람 탓만 하는 것은 아닌가? 이번 대회에서 남자 개인 결승전에서는 김우진(金優鎭) 선수와 미국의 엘리슨(Brady Ellison) 선수가 모두 텐텐텐을 정조준했다. 동점일 때는 한방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슛오프(shot off) 경기에 들어간다. 이 한 발의 화살이 정중앙에 가장 근접해야 승리한다. 김우진 선수는 엘리슨 선수보다 0.5mm 차이로 마침내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텐텐텐도 중앙과 그 언저리에 있는 게 각각 다르다. 최고의 점수로도 예민하게 순위가 갈라지는데 믿음의 양궁대회에서 하위 점수로는 결코 상을 기대할 수 없다. 행여 그 점수를 맞추고 바람 탓만 하는 몰염치한 궁사는 아닌가? 그리스도인은 신앙올림픽 양궁대회에서 세차게 부는 시련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말씀의 과녁을 정조준하여 반드시 ‘텐텐텐’을 외쳐야 하는 믿음의 궁사임을 명심하자.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립보서 3:14).
김우진 선수의 결승전 경기
미국의 엘리슨 선수의 결승전 경기
남자 개인 결승 텐텐텐 30점 만점 맞는 김우진 선수 의 과녁
시상대에 오르는 메달 선수들
미국의 남자 개인 양궁의 은메달 리스트 엘리슨 선수
시상대에 선 메달 선수들
여자 배드민턴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