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9일 목요일
나무수업
ㅡ페터 볼레벤
김미순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추천하였다고 해서 읽었다. 1964년 독일에서 태어난 지은이는 임업대학을 졸업하고 산림기사가 되었다. 독일 중서부의 휨멜 조합의 산림경영지도원이 되었다. 이곳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대규모 기계 대신 말이나 손을 이용하여 산림을 관리하는 독일 전역에 몇 안되는 지역 중에 하나이다. 지은이는 이 곳에 두곳에 자연장 장지를 조성하고 원시림 회복 운동의 일환으로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하는 여러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 295 쪽ㅡ 우리는 살아 있는 생명체를 우리 목적을 위해 죽이고 이용한다. 어떤 논리로도 미화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의 그런 행동이 정말 비난받을 만한지는 또 다른 문제다. 우리도 결국엔 자연의 일부고 전체 구조상 다른 종의 유기물을 이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런 필연성은 모돈 동물과 우리가 공유하는 공통점이다. 문제는 다만 우리가 숲 생태계를 필요 이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지, 동물에게서와 마찬가지로 나무에게서도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 줄 수 없는지 하는 것이다. 나무에게서도 나무에게 맞는 삶을 이용한다면 동물을 이용하듯 나무를 이용하는 것 역시 별 문제가 안 될 것이다. 나무에게 맞는 삶이란, 나무가 사회적 욕구를 실현할 수 있고, 완벽한 흙을 갖춘 진짜 숲에서 성장할 수 있으며 쌓은 지식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다는 뜻이다. 적어도 일부나마 존엄하게 늙어 갈수 있고 마침내 자연사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식량 생산에서 유기농이 차지하는의미는 숲에서는 택벌* 이 갖는 의미와 같다. 그렇게 하면 모든 연령과 크기의 나무의 나무가 사이좋게 뒤섞일 수 있고, 아기 나무들이 엄마들 틈에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간격을 두고 여기저기에서 한 그루씩 수확을 하고, 자동차 대신 말을 이용하고 수확한 나무를 가까운 도로변을 끌고 간다. 늙은 나무에게도 권리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전체 면적의 5 ㅡ 10페센트까지는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 그런 숲의 나무는 걱정 없이 이용해도 좋다.
ㅡ탁벌 ㅡ 나무를 선택하여 수확하는 것으로 대부분 큰 나무를 벌채하여 이용하고 그 아래에 다시 어린 나무가 자라게 하여 숲을 유지하는 특징이 있다.
* 며칠 전에 도로변에서 가로수를 정비하는 사람들을 봤다. 갈색잎이 달린 활엽수의 가지를 베어내고 거기에 약인지 물인지 뿌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 밑에 잔디밭에 떨어진 낙엽을 갈고리로 치우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만 추위에 떨고 있었다. 멀지 않은 교차로 가운데에는 갈색으로 변한 소나무 가지가 애처로이 서 있었다. 아무래도 소나무재선충에 걸린 것 같다. 사람의 손이 가면 면역력이 떨어져서 곤충의 침입에 취약한 게 아닐까? 사람의 눈에 보기 좋으라고 베고 잘라내니 여름 태풍에도 가지를 빼앗기고 겨울 눈에도 쓰러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자리에 있어도 번식을 하고 (씨앗을바람에 날리고) 옆으로 뻗어나가서 숲을 이루는 것, 어지간한 장마나 가뭄도 거뜬히 이겨내는 나무를 알게 되었다. 피톤치드의 비밀을 자세히 알게 되었고 캐나다의 침엽수, 북유럽의 자작나무와 가문비나무, 사바나 지역의 야생화의 삶의 고통도 알게 되었다. 나는 동물도 식물도 공생하는 유기체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