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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시인선020
서태일 시집 『적도의 한낮』
979-11-7155-020-3 / 126쪽 / 130*210 / 2023-11-20 / 12,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 보기)
<문장시인선> 스무 번째 시집은 서태일 시인의 『적도의 한낮』이다.
2009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한 서태일 시인이 ‘영원한 화두, 그리움의 대상’인 시를 만난 지 20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시인은 첨단소재 공학을 연구하는 공학자이자 교수, 국제적 산업기술자, 경영인으로 산업발전에 공헌해 온, 시인으로서는 남다른 이력을 갖춘 “산업과 문학의 접목을 통해서, 특이한 체험의 소산으로 시를 형상화하고 있는 주목할만한”(박종해 시인) 시인이다.
■ 저자 소개
서태일 시인
·2009년 《문학공간》 등단
·울산광역시 남구 매암동 출생
·울산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노벨리스코리아 공장장 역임
·말레이시아 알루미늄(주) 공장장 역임
·울산대학교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역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문위원 역임
·울산문인협회 회원
·울산 남구문학회 회원
·남부문학동인회 회원
·처용수필문학회 회원
■ 목차
시인의 말
1부
가끔은 이럴 때도 / 보신각 제야의 종소리 / 인식 / 새해 첫날 / 아침 안개 / 벚꽃 무상 / 벚꽃 진다 / 벚꽃이 흐르는 강 / 봄 마중 / 봄비에 실려 온 행복 / 봄산 / 봄이 피는 바다 / 어느 봄에 대한 회상 / 흐르는 봄 / 채송화 / 꿈의 안팎 / 길의 소묘
2부
가을이 흐른다 / 바람 한 점 / 시간의 성숙 / 초록 낙엽 / 여름이 끝날 무렵 / 고향 생각 / 그리운 고향, 양죽 / 귀향 / 말동무 / 이별 풍경 / 마음 여려지는 날 / 마음에 물드는 단풍 / 구눙 마뜨 진짱에서 / 풍경 한 점 / 숲 / 숲의 다이어트 / 송정호 풍경
3부
그 사슬이 끊어지지 않기에 이 세상이 있다 / 꽃이 피고 낙엽이 져도 / 나도 누군가의 바람이 되어 / 마음이 영그는 토의 / 머루포도 / 미스터리의 주인공 / 만남 / 사람이 흐른다 / 조준되지 않는 과녁 / 흐르는 음악이 아름다운 밤 / 세상에 어려운 일 / 조용한 휴식 / 소매물도에서 / 벽 / 세월 / 친구에게 / 단풍 숲을 보다
4부
적도의 한낮 / 비 내리는 새벽에 / 새벽비 / 새벽비 1 / 소나기 / 소나기가 빚어내는 고요 / 캄캄한 고요 속으로 / 섬 / 안부 / 추억나무 / 추억은 수채화 / 하늘 스크린 / 행복한 고독 / 열어볼 수 있다면 / 첫눈 / 파도 / 외로움
|해설| 상실과 생성의 체험 그리고 섬세한 오감을 통해 표출된 시_박종해
■ 출판사 서평
4부로 나누어 68편의 작품을 담은 시집은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시인의 새로운 희망을 그린 시편들로 시작한다. “때애앵~/ 새 시간이 문을 연다”(「보신각 제야의 종소리」), “해가 바뀌고 새해 해오름처럼/ 가슴 벅찬 새로운 생각들이”(「가끔은 이럴 때도」), “…온몸으로 뻗어오는/ 내가 살아있다는 희열// 창밖으로 밀려오는/ 눈부신 함성/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인식」) 등 시인의 새 시간은 “만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는/ 빛으로 온다”(「아침 안개」). 이와 같은 표현대로 시인의 시편은 대개가 빛나는 희망을 품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오랫동안 산업기술자로 기술을 전파하며 거주한 바 있는 시인의 탁 트인 시야에 들어온 세상과 삶의 체험과 사색은 시집 전반에서 활달할 뿐만 아니라 진실하고 건강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태양이 대지를 옥죄는 한낮/ 새들은 목 타래를 틀고/ 정글 깊이 날아들고/ 팜트리 잎조차/ 빛바래며 늘어진다/ 지상 생물들의 숨길을 차단하려는지/ 이글거리는 태양/ 푸른빛 하늘마저 하얗게 변한/ 적도의 한낮/ 뜨거운 열정이 폭죽처럼 터진다”(표제작 「적도의 한낮」 전문)
쿠알라룸푸르의 페탈링 자야에서 맞이한 봄에 관한 감상을 그린 작품 「어느 봄에 대한 회상」(“높은 산 잔설은/ 겨울을 안고 있건만// 산기슭 돌 틈으로/ 제비꽃 봄소식 전하네//…”)과「꿈의 안팎」(“…/ 햇살이/ 누리를 감싸면/ 나의 꿈은/ 흩어져/ 푸른 하늘/ 무지개 색깔로 피어오르다가/ 더러는/ 대지의/ 품속에 안기어 풀씨로 살아나리”), 부킷 라자에서의 「초록 낙엽」(“…/ 떨어진 초록 잎은 갈잎으로 변하고/ 푸른 꿈 일구는 대지가 된다”), 랑카위섬에 있는 산을 쓴 시 「구눙 마뜨 진짱에서」(“…/ 바람은 숨을 죽이고 안개를/ 쉼없이 거두어 가고 있다// … // 차츰차츰 모습을 드러내는/ 산과 마을과 정글/ 안개에 갇힌 사물이 빛을 받아/ 비로소 제모습을 드러낸다”), 또 「새벽비 1」(“…/ 새벽을 깨우며 비가 내린다// … // 새벽이 가까이 서면서/ 하나둘/ 빛들이 밝아진다”), 「소나기가 빚어내는 고요」 등 적도의 나라 이국의 자연으로부터 받은 생생한 감응과 활기찬 사유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시편이 환하다.
자연을 관조하고 시적으로 형상화한 시인의 또 다른 시편에는 투명하고 진솔한 시인의 감정이 담겨있다. “나는/ 꽃비 내린/ 거리를 거닐며/ 상념에 잠긴다”(「벚꽃 무상」), “환한 봄이 와 있더군요/ 봄비가 가져다준 촉촉한 행복이었어요”(봄비에 실려 온 행복」), “홀린 듯 너에게 매료되어/ 길을 잃었다”(「채송화」), “잠시 숨 고른다/ 거슬러 다시 오를 수 없는 길”(「가을이 흐른다」), “가버린 것은 그리움으로 물들어 아름답다”(「마음에 물드는 단풍」), “떠돌고 떠돌다가/ 저 맑은 계곡 흘러가듯이/ 함께 흘러가리”(「나도 누군가의 바람이 되어」), “첫눈이 내리는 날은/ 누구라도/ 함께 걷고 싶다”(「첫눈」), “제 모습 바꾸지 않고/ 애타게 사모하는 마음‘(「파도」) 등 내면에 새겨진 문장을 담은 아름다운 시편이 그러하다.
“히비스커스 꽃술에/ 가만히 손대어 본다/ 나뭇잎 정답게 쓰다듬어 본다/ 무궁화를 닮은 꽃/ 그러나/ 다른 나라 국화/ 이국에 있으면/ 하늘만 바라봐도/ 오늘처럼/ 마음 여려지는 날/ 가끔 있다/ 고국이 그리워지는 날/ 내 마음속에 무궁화가 핀다”(「마음 여려지는 날」 전문)
시인이 품은 그리움과 향수의 감정을 감성적으로 형상화한 시편들은 우리의 마음에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오늘날 공장 지대와 항구로 변해 버린 시인의 고향 “양죽”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다정한 품이 있고/ 어린 나의 숨결이/ 꿈속에도 꿈길을 열어/ 나를 다시 그 꿈속으로/ 지향 없이 데려가는 곳”(「귀향」)이며. “청남빛 꿈/ 은빛 비늘처럼/ 반짝이던 곳”(「고향 생각」)이며 내 그리움이 배어 있는 곳이다. 그리운 마음을 가득 담아 안부를 전하는 시편들이 애틋하고 감각적이다.
“마음은 붉디붉은 꽃/ 사철 푸른 잎 그늘 키우며/ 늘 그곳에 있는 동백처럼/ 고향 양죽에 있다/ 쏟아지는 별들과 은하수에 꿈 싣던 여름밤/ 동대산 두둥실 보름달에 소원 빌던 쥐불놀이/ 고개 만당 넘어 경골새로 들어서면/ 위엄스런 자태로 언제나 반겨주던/ 마을 수호신 포구나무/ 조그만 열매 붉게 익어 터질 때/ 고향도 추억도 함께 터진다/ 아…/ 그리운 고향, 양죽”(「그리운 고향, 양죽」 전문)
“그의 시 세계는 광활한 시계로 열려 있다. 활달한 그의 정신세계는 특유한 체험을 통해 사유의 폭을 넓혀 다양한 시편을 창출하는 데 복무하고 있다.”(박종해 시인)라는 평을 받는 서태일 시집 『적도의 한낮』. 공학과 인문학 두 세계를 기꺼이 넘나드는 시인의, “현묘한 변신”을 거듭하는 시를 만나려는 절실한 열망이 빚어낸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