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2. 이곳에 혈이 맺혔다면 혈상은 와혈인가? 아니면 유혈인가?
와(窩)-겸(鉗)-유(乳)-돌(突)은 흔히 혈의 사상(四象)으로 혈형(穴形)을 논할 때 사용합니다.
논쟁은 당처의 전체 모양은 둥근 소쿠리 모양으로 ‘와혈’이라는데 동의하지만,
혈이 맺히는 용맥의 흐름이 유혈적 특성을 가진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필자도 오래전에 경기도 의왕시에 소재하는 김징묘*와
경북 안동시 풍천면의 가곡마을을 와혈로 소개한 글에 대하여
유혈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견해를 올린 적이 있습니다.
먼저 김징묘를 사진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사진을 통해 보면 김징묘는 둥글게 감싼 곳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입혈부입니다. 뒤에서 주맥이 곧장 직입해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 앞에 바로 혈을 맺고 있습니다.
묘는 거의 혈처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묘의 봉분을 보면 완경사의 용맥 상에 전형적인 유혈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혈 앞의 전순과 여기가 만든 (지게작대기) 모양입니다.
앞으로 배를 내밀며 상대적으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묘 아래에서 본 당처의 모습으로 전순 아래로 여기가 길게 밀고 내려와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 보면 아주 전형적인 유혈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와혈로 인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위 사진은 와혈로 소개되고 있는 가일 마을입니다.
마을을 혈상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의문이었습니다.
억지로 마을을 혈상으로 논하고자 한다면
먼저 혈의 위치를 제시한 후 그 자리를 중심으로 마을 형성의 당위성을 설명한 후
마을이 자리하고 있는 혈의 형상은 무슨 혈이라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로부터 양택풍수에서는 혈을 논하지 않았습니다.
그 까닭은 평지에 주로 자리하는 양택의 특성상
그 자리를 형기적으로 설명하여 쉽게 인식을 공유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거시적 관점에서 터(基)로 보는 양기론을 주로 하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혈을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혈상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을을 혈의 사상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앞에서 살펴본 김징묘와 대조하면서
해당 묘가 위치한 곳이 혈상으로 ‘와혈’인지를 검토해보고자 합니다.
혈의 사상(四象)에서 와혈의 주요 특성에 관한 수많은 주장이 있지만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와중원정窩中圓淨, 현능명백弦稜明白, 양국만포兩掬彎抱 하여야 하고,
와중窩中에 미유微乳, 미돌微突은 양중음陽中陰으로 핵심처며,
혈전穴前 낙조落槽와 편함偏陷을 꺼린다”
여기서 와(窩)는 소쿠리, 둥지, 대야, 솥 등과 같이 움푹하게 패인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김징묘는 움푹한 곳에 자리한 것이 아니라
완경사의 용맥 끝자락에 맺힌 유혈로
내청룡・백호가 비교적 가까이서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반면에 해당 묘는 움푹한 곳으로 떨어져 자리함으로 와혈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해당 묘가 자리하고 있는 곳은 원래 경사가 심하지만
지각 모양의 용맥이 내려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김징묘를 용맥 상의 유혈로 보듯이
‘비록 경사는 심하지만 용맥 상에 맺힌 유혈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번 질문의 요지로 이해됩니다.
유혈 가능성의 질문을 보충하는 모습으로
혈의 전순에 해당하는 대(臺)가 형성된 것이 아니라
김징묘처럼 전순이 배를 내미는 모양으로
여기가 물과 경지지점인 바닥까지 닿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위 사진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
실제 현장에서 형(形)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로 갖게 되는 예리한 질문으로 이해가 됩니다.
유혈?⇔와혈?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혈상(穴相: 혈의 결지 모양)의 문제입니다.
간단히 와혈과 유혈을 구분해보면
와혈은 양혈로 소쿠리처럼 현능사가 감싼 움푹한 곳에 자리한다면
유혈은 음혈로 노출된 용맥 상에 맺힙니다.
위의 설명을 근거로 보면 해당 묘는 양혈로 소쿠리처럼 현능사가 감싸며 움푹하게 꺼진 곳에
떨어져 점법(粘法)**을 사용하여 와혈로 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징묘의 경우는 현능사가 아니라 내청룡・백호가 감싸고 있으며,
자체 용맥도 직급(直急)하지 않는 곳에 혈을 맺어 당법(撞法)을 사용하고 있어 유혈로 보는 것이 합당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위 양혈에서 대(臺)의 유무는 어떻게 발생할까요?
대가 있는 경우는 주로 결인 후 입수도두하는 관성***이
곧장 앞으로 떨어져(입혈하여) 당판을 만들어
용맥의 요철(凹凸)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접하는 와혈의 대부분은 대가 있는 경우입니다.
그러다 보니 와혈하면 자연스럽게 대를 생각하게 되고
대가 없는 경우에는 그 낯설음으로 인하여 쉽게 와혈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이번 질문까지 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실제 고서에서는 대의 유무와 양혈과의 관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대가 있는 경우에는 “낙조落槽****와 편함偏陷*****을 꺼린다”라고 합니다.
더불어 양혈에서 “미유微乳, 미돌微突”을 중시하는 것은 오히려
와혈의 양(陽)적 모습에서 상대적 음(陰)적 모습을 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는 미유, 미돌 부분이 맥(脈)과 혈처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를 종합하면
소쿠리 모양의 와(窩)중으로 (1절로) 떨어져 혈을 맺는 경우는
외적으로 나타난 용맥의 유무, 혹은 대의 유무와 상관없이
와혈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입니다.
*경기도 의왕시 왕곡동 산 27, 37⁰20.975`N 126⁰ 59.398`E, 축좌미향.
**사살 정혈법인 장살-압살-섬살-탈살혈에서 각기 당법-개법-의법-점법을 사용하는 것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다.
***관성의 법칙 참조.
****혈 앞의 대(臺)의 한 부분이 내려앉아 골져 있는 모양을 함,
*****대가 한쪽으로 치우쳐 함몰된 모양.
첫댓글 와혈에도 반드시 미유가 있으며
양중에 또 음이 있으니 결혈이 있다.
감사 합니다
희망적입니다.
소쿠리형상에서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양혈의 혈처임을 강조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풍수인들은 혈상을 구분하여 분별하려하지만 자연은 항상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어렵지만 계속 읽고 내것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양중소음
오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