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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10
S#1. 미주 오피스텔 앞. 밤.
9부 엔딩에 이어서....
미주 : !!!
강재 : (뚫어져라 보며) 내가 건달인 건, 오늘까지거든요.
미주 : (손 빼려 하면)
강재 : 오늘까진 내가, (사이) 나쁜 새끼란 얘깁니다.
미주 : (헉- 숨 멎을 것 같은)
강재 : (뚫어져라 보는)
미주 : (손 빼려 하는. 목소리 떨리는) 놔, 놔요.
강재 : (미동도 없이 보는)
미주 : 그 쪽이 나쁜 새낀 거 차고 넘치게 아니까 놓으라구요, 이거!
강재 : (오히려 잡은 손에 힘주는)
미주 : 신도에서 무슨 짓 했는지 내가 모르는 줄 알아요? 뭐 낚실 하러 와요? (계속 빼려고 하며) 뭐 잡았는데요.
그쪽 사람들은 사람 잡는 것도 낚시라고,
하는데 강재 미주 팔 확 당기는!!! 미주 강재에게 안기다 시피 한.
미주 놀라 보면, 코 끝 닿을 듯 가까운 두 사람.
강재, 미주 내려다보는. 그러다 천천히 미주 뺨 감싸쥐는!!
헉- 숨 멎는 미주.
강재 미주 뺨 쓸어보다 떨리는 손으로 미주 입술 만지는...
강재, 천천히 미주의 입술에 자기 입술 가져가다 탁 멈추는!!! 눈 질끈 감았다 뜨는.
잠시 그러고 있더니 미주 밀치듯 놓고 그대로 돌아서 가는.
미주, 헉- 숨 토하고 보면 멀어지는 강재고...
다리 후들거려 휘청하는 미주고...
S#2. 거리 + 강재 차 안. 밤.
굳은 얼굴로 부웅- 속력 높이는 강재. 그러다 끼익-!!! 도로변에 급정거하는.
가쁜 숨 몰아쉬며 운전석에 얼굴 묻는 강재고...
S#3. 미주 오피스텔 앞. 밤.
그 자리에 계속 서 있는 미주... 멍하니 정신 나간 듯...
S#4. 도로 + 차 안. 밤.
운전석에 얼굴 묻고 있던 강재, 갑자기 벌떡 일어나 핸들 확 잡아 꺾으며 붕- 액셀 밟는. 마구 달리는.
그러다 다시 끽- 차 세우는.
미치겠네 하는 표정으로 차문 열고 밖으로 나와 넥타이 풀며 심호흡 하는.
가고 싶은 마음과 가면 안 되는 마음이 충돌해 괴로워 죽겠는...
S#5. 미주 오피스텔 앞. 밤.
미주, 멍- 서 있다 정신 든 듯 강재 간 쪽으로 다다다 달려가는. 그러다 우뚝 멈추는.
내가 왜 이러지 싶은. 하지만 다시 달리는. 다시 멈추는.
그런 자신이 미쳤지 싶어 어쩔 줄 모르겠는... 눈물 핑 도는...
결국 풀썩 주저앉아 무릎에 얼굴 묻고 우는 미주고...
S#6. 화면 분할 -미주 오피스텔 앞/도로변. 밤.
주저앉아 얼굴 묻고 있는 미주와
도로변에 망연히 서 있는 강재의 쓸쓸한 모습 화면 양쪽으로 보이고...
S#7. 강재 호텔 전경. 다음날 아침.
수십 개의 유리창에 반사되는 아침 햇살이고...
S#8. 강재 호텔 거실. 아침
어제 밤과는 다른 반듯한 분위기로 거울 앞에서 넥타이 매고 있는 강재.
옆에 상택과 태산 지켜보고 있는.
강재 : (태산에게) 얼굴 안 팔린 애들로 몇 골라 창배한테 붙여 놔. 뭘 찾아야 하는지 단단히 숙지시키고.
태산 : 알겠습니다.
강재 : 이젠 산이 니가 나 대신이다.
태산 : (표정 굳는) ....네.
강재 다시 넥타이 매는. 그때, 상택 옆 테이블 위 강재 전화 오는.
상택 : (핸드폰 들어 번호 보고) 유진씹니다.
강재 : (!! 차마 받을 수 없는... 타이 빼서 손에 들고 잠시 생각하다) 나중에 한다 그래.
태산 : (조금 표정 굳는....)
상택 : (의아한. 전화 받는) 안녕하셨어요, 제수씨.
S#9. 유진 오피스텔 복도. 아침
유진, 통화하며 현관 문 열고 나오는.
유진 : (문 닫으려다 멈추며) ... 왜 엄상무님이 전활 받으세요?
상택F : 사장님 지금 출근 준비 중이십니다.
유진 : (!!) 출근이요?
S#10. 강재 호텔 거실. 아침
상택 : ...아직 말씀 못 하셨나 봅니다. 오늘부터 건설회사 출근하십니다. (강재 슬쩍 보고) 전화하신답니다. 네. 그럼. (끊고)
내일 2시에 병원 예약 했는데 같이 갈 수 있는지 전화 달랍니다.
강재 : ....
상택 : 유진씨... 어디 아픈 겁니까?
강재 : (넥타이 손에 든 채 발끝보고 서 있는) ... 유진이가... 아일 가졌어.
상택 : !!!
강재 : 내가... 아빠가 된대...
태산 : !!!
고개 들어 먹먹하게 창밖 보는 강재고...
S#11. 유진 오피스텔 복도. 아침.
핸드폰 든 채 그대로 서 있는 유진... 마음 안 좋은....
그때, 미주 현관문 열고 나오다 유진 보고 움찔 하는.
유진 : (그런 미주 빤히 보다) 보기보다 예민한가 봐요?
미주 : (!!) 네?
유진 : 체했었다면서요.
미주 : ......
유진 : 내가 그렇게 음식엔 재주가 없어요.
미주 : ....(어색하게 웃는)
유진 : 신도랬나요? 주말에 오빠 거기 갔던데.
미주 : !!
유진 : 봤어요?
미주 : ...낚시 하러 왔다고...
유진 : 미주씨 보러 간 거 아니구요?
미주 : !!!
유진 : (시계 보고) 늦겠다. 먼저 갈게요.
하더니 돌아서 가는 유진.
미주, 굳은 얼굴로 유진 뒷모습 보는데....
S#12. DO 건설 로비. 아침.
강재와 상택 들어오는.
그러다 강재 누군가 발견하고 멈춰서는.
상택과 태산 강재의 시선 따라가면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세연이고.
세연 : (의아하게 보며) 아침부터 웬일이냐. 엄상무님까지 대동하고.
강재 : 이제부턴 매일 볼 거야. 아침부터.
세연, 뭐지? 싶은. 그러다 무언가 떠올리는.
<인터컷(7부 30씬)>
강재 : 남이 차린 밥상이 싱거워서 싫은 거면, 그럼 이건 어때.
세연 : (보면)
강재 : 니가 지키고 내가 뺏는 거.
세연 : (눈 커져서 강재 보면)
강재 : 크게 키워놨냐?
세연, 딱딱하게 굳는.
두 남자 시선 끊어질 듯 팽팽하고...
S#13. DO 건설 강회장실. 낮.
상석에 강회장 앉아 있는. 양 옆으로 강재, 세연, 상택 앉아있는.
동규 강회장 옆에 서 있는.
강회장 : 이렇게 앉혀 놓으니 천군만마가 따로 없어. 진작 이랬음 좀 좋아.
세연 : (살짝 마음 상한)
강회장 : (세연에게) 그래, 얘들은 앞으로 뭐 하면 되냐.
세연 : 엄상무님은 재무이사 자리 비워 뒀습니다. (상택에게) 미팅 끝나면 회의실로 가셔서 회사 전반적인 브리핑 받으시면 됩니다.
재무팀 실무자 갈 겁니다. (강재 보며) 강잰, 뭘 시킬지 어려워서요.
강회장 : 대표이사가 어렵댄다. 니가 골라봐. 뭐 하고 싶은지.
강재 : 백이사님 밑에서 시작하겠습니다.
세연 : (!!)
강회장 : 맘 정하고 왔으니 번거롭지 않아 좋구나. 전엔 어땠는지 몰라도 앞으론 세연이 눈치 봐야 할 게다.
오늘부터 강세연이 니들 윗사람이다.
강재 : !!
강회장 : (세연에게) 봐주지 말고 눈치 밥 줘. 그래야 일이 늘지.
세연 : 일 늘면, 제 자리 내 주시게요?
강회장 : 어째 그 놈의 그릇은 서른이 넘어도 여태 간장 종지야.
세연 : (표정 굳은)
강회장 : 일어들 나. 출근 첫날부터 회장실에서 죽치면 좋은 말도 나쁘게 나와.
강재와 상택 일어나는.
세연 벌레 씹은 얼굴로 천천히 따라 일어나는.
일동 인사하고 나가는.
동규 : (조심스럽게 소파에 앉으며) 둘이 붙여놔도 될까요.
강회장 : 안될 게 뭐야.
동규 : 세연이 똑똑한 아입니다. 딴 맘이라도 먹으면,
강회장 : 그러니 더 붙여놔야지.
동규 : 네?
강회장 : 지금 강재에게 제일 좋은 스승은 바로 세연이야. 강재가 고른 스승은 백이사인 거 같다만. 일 봐.
할 말 잃는 동규.
깊은 생각에 빠지는 강회장이고...
S#14. DO 건설 복도. 낮.
나란히 걸어 나오는 강재와 세연.
세연 : (앞만 보고 걸으며) 왜 하필 백이사 밑이야. 제일 힘든 부서가 영업본분데.
강재 : (앞만 보고 걸으며) 깡패 두목은 더 힘들었어.
세연 : (앞만 보고 걸으며) 그렇게 자랑스러우면 그냥 계속 하지 그랬어.
강재 : 그렇게 불안하냐?
세연 : (!!! 멈춰서는. 어금니 물고 보면)
강재 : 이럴 시간에 책상 지켜. 뺏긴다.
하고 가는.
세연 하얗게 굳어 강재 뒷모습 보는데.... 백이사 소리 얹혀지는.
백이사E : 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이따위로 사길 쳐!
S#15. DO 건설 영업본부. 낮.
카탈로그, 전단지, 조감도 따위 마구 내던지고 있는 백이사.
동훈(1부 미주 맞선남) 어쩔 줄 몰라 움찔 움찔 피하는.
동훈 : 사기가 아니구요 이사님,
백이사 : 사기가 아님, 아파트가 국에 만 찬밥이냐? 어쩌자고 32평짜리 실내조감도가 하룻밤 새 38평으로 뿔어!! 뿔길!
동훈 : 그게 광고대행사에서 실수로,
백이사 : 실수? 너 월급쟁이가 집 한 채 살려면 몇 년 걸리는 줄 알어?
동훈 : 근데요, 이사님. 다른 회사들은 다 이렇게 뿔려서,
백이사 : 너 있던 회사에선 그따위로 했냐! 그럼 도로 가! 너 내가 대표이사 낙하산 이라고 못 짜를 거 같냐?
가! 가서 평생 양심에 선팅하고 살아 이 자식아!
하며 책상 위 전단지 훅- 던지는데 누군가 얼굴에 맞는. 강재다.
백이사 : 뭐야 너. 언제 왔어?
강재 : ‘그럼 도로 가’ 그때 왔습니다.
동훈 : (강재 확 째려보는)
백이사 : 왜 왔는데. 설마, 너! (화색) 출근한 거냐?
강재 : 네. 신입사원 하강잽니다.
직원들 : (서로 눈빛 나누는)
강재 : 제 책상 어딥니까?
백이사 : 정신 빠진 놈. 니가 책상이 어딨어. (직원들에게) 얘도 낙하산이야. (차 키 던지며) 차 빼서 기다려.
얼결에 차키 받아 드는 강재고....
S#16. DO 건설 엘리베이터 안. 낮.
차 키든 채 1층 버튼 누르는 강재. 고개 돌리는데 희망성형외과 안내판 보이는.
안내판 한참 보다 시선 돌리는...
그때 엘리베이터 멈추는.
문 열리면... 거짓말처럼 문 밖에 서 있는 미주!! 미주 역시 놀란.
시선 뗄 줄 모르는 두 사람....
스륵 다시 닫히는 문... 강재의 얼굴만 문에 비치는데...
S#17. DO 건설 엘리베이터 밖. 낮.
귀신이라도 본 듯 하얗게 질려 서 있는 미주고...
S#18. 성형외과 미주 진료실. 낮.
미주, 일 손에 잡히지 않아 멍- 하니 앉아 있는. 그때 똑똑!
미주 : (억지로 기운 내고) 네. 들어오세요.
문 열리면 들어오는 사람, 강재다!!
미주 의자 당겨 앉다 놀라 그대로 굳은.... 서로 말 없이 보는.
미주 천천히 일어서면.
강재 : 아깐 왜 엘리베이터 안 탔습니까.
미주 : 그게 궁금해 온 거에요?
강재 : 아뇨.
미주 : (보는)
강재 : 확실하게 하려구요.
미주 : 뭘요.
강재 : ....어제 일.
미주 : !!
강재 : 어젠 내가,
미주 : (O.L) 실수 였다구요?
강재 : (보는)
미주 : 알아요. 원래 그쪽이 나 좀 우습게보잖아요. 그랬어도 좀 참지 그랬어요. 이렇게 확인 사살까지 안 해도,
강재 : (O.L) 실수 아닙니다.
미주 : !!!
강재 : 어젠... 그러고 싶었습니다.
미주 : !!
강재 : 근데 앞으론, 그런 일 없을 겁니다.
미주 : !!!
강재 : 이렇게 온 건... 볼 때 마다 불편하고 싶지 않아섭니다.
미주 : 괜한 걱정 했네요. 앞으론 그쪽 볼 일 없어요.
강재 : 있을 겁니다. 나 오늘부터 DO 산업개발 출근합니다.
미주 : !!
강재 : 혹시, 어제 일 사과하길 바란다면,
미주 : (O.L 낮고 서늘하게) 하강재씨.
강재 : (보면)
미주 : 볼 일 끝났으면 그만 나가줄래요?
강재 말 문 막히는... 잠시 서 있다 그대로 나가는.
미주 겨우 참고 있었던 듯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
그때, 순정 들어오며.
순정 : 방금 나간 사람 그때 그 경호업체 사장 맞는 거? 어머, 어머. 웬일이니. 웬일이니. 뭐래? 왜 왔데? 어디 고친데?
(하다 미주 보고) 얘 왜 이러니? 언니야. 괜찮아?
미주, 입술 꼭 깨물고 금방 울 것 같은 얼굴로 앉아 있는데...
S#19. 차 안. 낮.
백이사와 트럭 타고 가고 있는 강재.
백이사 운전하고 있는... 강재, 마음 안 좋은 듯 창밖만 보고 있고...
백이사 그런 강재 흘깃 보다.
백이사 : 입사 반나절 만에 사표 함 써 볼래?
강재 : (그제야 백이사 보면)
백이사 : 이사가 기사노릇 하는데 황송 해는 못 할 망정 어따가 한눈을 팔어.
강재 : (뒤척이며) 불편해서 그러죠. 저 원래 뒷자리만 앉거든요. 내릴 때 차문 열어 줘야 하는 건 아시죠?
백이사 : 짐칸에 연장 잔뜩 실렸다.
강재 : (피식...) 근데 지금 어디 가시는 겁니까?
백이사 : 부천.
강재 : 부천요?
S#20. DO 건설 건설현장. 낮.
거의 다 지어진 35층 아파트.
‘글로벌 스탠다드 150’ 포스터 붙어있고... 바쁜 인부들 모습 보이고...
강재 선글라스 쓴 채 아파트 올려다보고 있는.
백이사 : (안전모 손에 들고 강재 옆에 와 서며) 몇 층까지 셋냐.
강재 : (선글라스 벗으며) 제가 앱니까? (사이) 27층요.
백이사 : 1900세대 35층짜리 초고층 아파트다. 군댄 갔다 왔지?
강재 : 저 어디 모자라 보이십니까?
백이사 : 그렇게 남아도는 놈이 왜 깡팰 했데?
강재 : (인상 쓰면)
백이사 : 눈 안 까냐? (하더니 강재 머리에 푹- 안전모 얹는)
강재 : (인상 쓰고 안전모 벗으려하면)
백이사 : 벗기만 해봐.
강재 : 스타일 구기잖아요. (마뜩찮은 표정으로 다시 쓰는)
백이사 : 스타일 다리자고 목숨 구길래? 여기선 그게 생명이야. (글로벌 스탠다드 150 책자 턱- 안기며) 옛다.
강재 : (책자 보며) 이게 뭔데요.
백이사 : DO 산업개발만의 정체성.
강재 : 정체가 뭐 어떤데요. 수상합니까?
백이사 : 그 정체가 그 정체냐? 우리가 지을 좋은 집의 세계 기준 150개야. 퇴근 전까지 다 외워.
강재 : 백, 백오십 갤 언제 다 외워요.
백이사 : 남의 돈 먹기가 쉬울 줄 알았냐? 따라와.
강재 : 어딜요? (올려다보며) 저길요?
S#21. DO 건설 건설 현장 중 아파트 안. 낮.
벽지, 아트월 등 3UP 시공중인 현장. 이곳저곳 돌아보는 강재와 백이사고.
백이사 현장 인부와 저만치 떨어져 얘기하는 동안 강재, 백이사가 준 책 뒤척이는데,
백이사 : (다가오며) 둘러보니 어때. (둘러보며) 노가다 밥 먹을만 하겠냐?
강재 : 근데 왜 보는 집마다 다 다릅니까.
백이사 : 눈은 선글라스 쓸 때만 쓰는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볼 줄 알어?
강재 : 시비 거는 게 취미십니까?
백이사 : 유행 타는 게 어디 여자들 치마뿐인 줄 아냐? 아파트 분양 받음 이사 올 때 까지 평균 2년 걸려.
2년이면 애들은 쑥쑥 크고, 부모는 늙어. 그래서 입주시점에 인테리어를 다시 해주는 거야. 집주인 취향에 맞게.
강재 : 그럼 더 잘 팔립니까?
백이사 : 당연한 걸 왜 물어. 대한민국 최고 아파튼데. (책 눈짓하며) 다 외웠냐?
강재 : 장난 하십니까?
백이사 : 그럼 그렇지. 너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냐?
강재 : (욱- 해서) 거, 자꾸! 소음은 혼자 갖고, 햇살은 잡아 처 가두고, 집 밖의 공간도 내가 다 쓴다! 뭐, 대충 그런 얘기 아닙니까?
백이사 : (피식) 147개 남았다. (하고 가는)
강재, 후- 미간 찌푸리고 백이사 뒷모습 보는데....
S#22. DO 건설 세연 방. 낮.
이사들 양쪽으로 주욱- 앉아있는. 상택도 앉아 있는.
세연 : (책상에서 테이블로 오며) 재무이사 자리가 오래 공석이었습니다. (앉으며) 비워 두면 안 되는 자린 줄 알면서도
제가 첫사랑에 좀 집착하는 편이라 프러포즈하고 승낙만 기다렸습니다. 소개 하겠습니다. 엄상택 신임 재무이사님이십니다.
이사들 : (굳은 얼굴이고)
세연 : 건설회사 자금 집행에 대한 기존의 편견들을 하나하나 뜯어고치실 분입니다. 인사들 나누시죠.
(상택에게) 본인 소개 하세요.
상택 : 엄상택입니다. 저에 대한 정보가 없어 많이들 궁금해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 전직 깡팹니다.
이사들 : (!! 술렁대는)
세연 : (역시 싶은. 입가에 살짝 미소)
상택 : 나머지 경력은 평범합니다. 고향은 서울이고 제 앞에 계신 한동재 이사님과 같은 대학 동문입니다.
한이사 : (사색되는)
상택 : (사색된 한이사 보고 싱긋) 대학전공도 조직에서도 재무관리 쪽 일을 했으니 아주 초짠 아닙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세연 : (흡족한) 포장하는 법을 모르는 만큼 정직하단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 그만 돌아들 가셔도 좋습니다.
이사들 : (심기 불편한. 일어나 나가는)
상택 : (혼자 남아 있다) 특별히 더 하실 얘기 없으면 저도 나가보겠습니다.
세연 : (빤히 보다) 아버지 약빨 입니까.
상택 : (보면)
세연 : 어제까지 야자 하던 분이 존대가 너무 쉽게 나와서요. 아버지가 눈치 보랬다고,
상택 : (O.L) 잘못 아셨습니다.
세연 : !!
상택 : 제가 모시는 분은, 회장님이 아닙니다.
세연 : !!!
상택 : 제가 모시는 분이 잘 하자, 하셨습니다. 지금 전, 잘 하고 있는 중입니다.
세연 : (뚫어져라 보다) 나가 보세요.
상택, 인사하고 나가는.
세연 얻어맞은 듯 굳어 서 있다가 인터폰 누르고.
세연 : 최비서 들어와요.
소리E : 최비서님 외출 하셨습니다.
세연 : 외출? 어디 간다고 하던가요.
S#23. 하우스 거실. 낮.
문 열고 들어오는 양금과 창배.
문 지키던 어깨들 일제히 고개 숙이고.
양금 : (빠로 가며) 남사장 답지 않게 왜 이렇게 미적대? 뭉개고 있음 안 찝찝해?
창배 : 거 좀 보채지 마쇼. (술 따르며) 그보다 더 급한 게 있었다니까.
양금 : 더 급한 거 뭐. 이러다 애라도 덜컥 생김 남사장이 책임 질거야?
창배 : 그 앨 왜 내가 책임져요.
양금 : 그러니까. 그깟 기집애 하나 치우는 게,
하다 헉-!!! 보면, 불 붙인 담배 들고 패 보는 여자, 윤이다.
윤, 양금 보더니 생긋 웃는.
양금 : 너, 너 이년!
윤 : (담배 끄고 카드 던지고 일어나며) 자릴 옮겨야 겠죠?
입 떡 벌어지는 양금이고....
S#24. 스카이 라운지. 낮.
툭- 테이블에 던져지는 봉투.
양금 뭐냐는 듯 보면.
윤 : 제 차 수리 견적서에요. 꽤 나왔어요. 외제차라.
양금 : 이년이 지금 어디 와서 널을 뛰어? 니 차 수리빌 어따가 디밀니 지금!
윤 : 선수끼리 왜 이러세요? 아줌마 살인 미수에요. 이년 저년 찾을 입장 아니시라구요.
양금 : (픽- 웃는. 가소로운) 뭐?
윤 : 쿨 하게 놀고 말까 했는데 아줌마가 이렇게 나오면 저도 오기 나죠. 아드님을 그렇게 모르세요?
강세연씨가 왜 저랑 있을 거 같으신데요?
양금 : (빤히 보다) 왜 너랑 있는데?
윤 : 합법적인 일, 비합법적인 일 둘 다 잘하는 비서 구하기 힘들거든요. 아줌마에 대해서 알만큼은 다 알고 왔단 얘기에요.
양금 : 이년 이거 아주 당돌한 년이네?
윤 : (승질) 네! 그러니까 아까부터 자꾸,
양금 : (O.L) 너 맘에 든다.
윤 : !!
양금 : (청구서 당기는) 그래. 이거 내가 내자. 당분간 세연이랑 노는 것도 봐줄게.
윤 : 갑자기 왜,
양금 : 말 짜르지 말고 들어 이년아!
윤 : !!!
양금 : 너두 선수라니 알겠구나. 세상에 공짜 없는 거. 너 내 심부름 하나 해야 겠다.
윤 : ...심부름...요?
양금 : 회장님 책상에 기집애 사진 하나 있어. 그 년 누군지 좀 알아와. 나 변덕 심하니까 오래 끌진 말고. 할 수 있어?
윤, 굳은 얼굴로 양금 보는데...
S#25. DO 건설 세연 방 앞 비서실. 낮.
윤 생각에 잠겨 걸어오는. 그러다 누군가 콩 부딪히는. 보면, 세연이다.
윤 : (놀란) 여, 여기서 뭐해?
세연 : 얘가 왜 이래? 내 방 앞에서 내가 뭘 하겠니. 어딜 갔다 오는데 정신을 못 차려?
윤 : 어? 아... (정신 차리고) 교통사고 건 때문에 가해자 좀 만났어.
세연 : 얘기 잘 안됐어? 더티하게 나와?
윤 : 아니. 싹 고쳐주겠대. 내가 맘에 든대나?
세연 : (빤히 보다) 남자야?
윤 : 남잠 어쩔 건데?
세연 : 내가 한 번 봐야지. 너한테 뜯겨도 될 놈인지, 아닌 지.
윤 : (피식) 점심 전이지? 근처에 감자탕 맛있게 하는 집 알아놨어.
S#26. 감자탕 집. 낮.
손님 왁자한 감자탕집.
주인 바쁘게 서빙하다 달려오는.
주인 : 아유, 어떡해. 쫌 기다려야 되는데.
윤 : 기다리죠 뭐. 괜찮지? (하면)
세연 : (어딘가 보며) 여기 진짜 맛있는 집인 모양인데?
윤 : 그렇다니,
하는데 세연 이미 신발 벗고 성큼성큼 올라가는.
보면, 안쪽 테이블에 미주, 원철 감자탕 먹고 있는.
세연 미주 앞자리로 가 앉으며.
세연 : (빙긋) 여기 감자탕 이인분요.
미주 : (뼈 물고 있다 헉-)
순정 : 어머! 여긴 어쩐 일이세요?
원철 : (경계하며 순정에게) 누구?
순정 : 아참 모르시겠구나. 윤선생님 남자친구요. 멋있죠?
미주 : (허걱!!) 야! (원철에게) 어머, 아니에요. (순정에게) 너 죽을래?
세연 : 와- 서운하게 면전에서 이러기에요?
미주 : 아니, 그게 아니라,
원철 : 너 능력 좋구나. 난 미주 애인은 딴 사람인 줄 알았는데. 접때 그,
미주 : (미치겠고) 선배!!
세연 : 누군지 짐작 가는데요. (윤 보며) 안 오고 뭐해. 제 비섭니다.
미주 : (고개 돌려 문 쪽 보면 윤이고) 어! 그때, 그...
(시간 경과)
식사하고 있는 다섯 사람.
순정 : (윤 째려보다 혼잣말) 대체 몇 명을 정리해야 하는 거야.
윤 : (서늘한 눈빛으로 미주 보고 있다 순정 보는)
원철 : (세연 자세히 보며) 근데 우리가 무지 싫어하는 얼굴이시다. 고칠 게 없잖아. 고칠 게.
세연 : 그죠? 제가 좀 완벽하죠?
미주 : (컥-)
세연 : (딴전) 와- 여기 진짜 맛있네요. 미주씨도 먹어요 얼른.
세연 아무렇지 않게 밥 먹는.
미주 그런 세연 물끄러미 보는데...
S#27. 테이크 아웃 커피숍. + 거리. 낮.
커피 두 잔 받아 드는 세연. 한 잔 미주에게 내미는.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이고...
미주 : (허공에 턱짓) 들어가서 혼나는 거 아니에요? 비선지 비키닌지 아까 막 째려보던데.
세연 : 째려본 거 아니에요. 걔 생긴 게 원래 그래요. 고양이과잖아요, 얼굴이.
미주 : 그런 얼굴 좋아하시나 봐요? 닮았어요. 둘이.
세연 : 나랑 윤이랑요?
미주 : 아뇨. 그 윤이란 사람하고 유진씨요.
세연 : !!
미주 : 몰랐어요? 일부러 유진씨 닮은 사람 만난 거 아니구요?
세연 : .....그런 짓을 왜 해요...
미주 : (빤히 보다가 조심스럽게) 말 나온 김에 묻는 건데요. 유진씨... 어떤 사람이에요?
세연 : 그게 왜 궁금한데요?
미주 : 그냥... 옆 집 사니까 자꾸 보게 되구... 그냥 좀...
세연 : 누군가에게 첫사랑인 여자죠.
미주 : 그건 알구요.
세연 : 꽃을 좋아하지만 아무에게나 꽃을 받지 않는 여자죠.
미주 : !
세연 : 참 예쁜데 한 사람에게만 예뻐 보이고 싶은 여자구요. 모두들 유진이가 강재 여자라고 생각하지만
유진인 강재 여자가 아니에요.
미주 : !!
세연 : 강재가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여자죠.
미주 : ...참... 바보 같은 여자네요....
세연 : (미주 옆모습 보다가) 미주씬 아니구요?
미주 : (!!)
세연 : 아니냐구요.
미주 : ...그거 알아요? 난 가만 있는데 강세연씨가 자꾸 엮는 거?
세연 : !!
미주 : 혼자 상상하고, 자기 맘대로 붙여놓고, 질투하고, 마음 상하고.
세연 : !
미주 : 하강재씨랑 나... 뭐 안 해요. 아무것도 안 해요, 우리....
세연 : (쓸쓸) ‘우리’란 말은... 그럴 때 쓰는 게 아니에요.
미주 : !!!
S#28. DO 건설 건설 현장 일각 함바집 앞. 낮.
강재, 식당 문 앞에 서서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있는...
열린 문으로 인부들과 왁자하게 식사하고 있는 백이사 보이고...
강재 : (망설이다 전화 거는) 나야. 내일 병원 예약 몇 시랬지?
S#29. 산부인과. 다음날 낮.
초음파에 잡힌 아기 모습...
진료대에 누워있는 유진이고... 초음파 움직이는 의사.
강재 뚫어져라 화면 보는... 아픈....
유진 : 우리 아가... 이쁘지.
강재 : ... 음... 이쁘다.....
의사 : (장갑 벗으며) 신기하죠? 근데 주수에 비해 좀 작네요. (책상으로 가며)
유진 : (벌떡 일어나며) 많이 그래요? 안 좋은 거에요?
강재 : !!
의사 : 입덧 심해요?
유진 : 네. 조금.
강재 : (그랬구나... 미안한...)
의사 : 그래도 먹어야 해요. 영양가 높은 걸루 먹어요. 운동 같은 거 무리하게 하지 말구요.
강재 : 너 가게 당장 그만 둬. 직원도 구했다며.
의사 :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맘 편한 게 제일 중요하거든요.
강재 : (미안해서 더 화나는데....)
유진 : (애써 웃으며...) 들었지?
S#30. 유진 매장. 낮.
유진과 강재 들어오는.
석현과 종업원들 인사하는. 그러다 석현 강재 얼굴 보고 허걱- 조용히 뒷걸음질 쳐 빠져나가는.
유진 : (들어오며) 이렇게 오래 나와 있어도 돼? 어제부터 출근했다며.
강재 : (석현 나간 쪽 보며 뭐지? 싶다) 바로 들어가면 돼.
유진 : ...좋은 일인데 왜 얘기 안 했어? 맨날 엄상무님한테 듣게 하고...
강재 : ....이것저것 정리하느라...
유진 : (보면)
강재 : ...미안하다.
유진 : (풀며) 월급 많이 준대?
강재 : ...음... 상택이 형이 재무이사거든.
유진 : 피- (배 만지며) 아가야. 아빠 무지 좋은 회사에 취직했대. 이제 밤마다 아빠 걱정 안 해도 되겠다.
먹먹하게 보는 강재고...
S#31. 나이트 건너편 일각, 혹은 골목. 밤.
태산과 오토바이에 마스크, 비니 뒤집어 쓴 사내 함께 서 있다.
태산 : (비니 쓴 남자 이리저리 보며) 웨이터 수시로 뽑으니까 들어가기 어렵진 않을 거야.
현기 : 네.
태산 : 절대 들켜선 안돼. 만약 들켜도 난 너 모른다.
현기 : 알고 있습니다.
태산 : (마스크 쓴 남자 보며) 남창배가 움직이면 바로 연락갈거다. 24시간 대기하고 어딜 가든 따라 붙어.
눈치 채지 않게 오토바이, 차량 수시로 바꾸고.
마스크 : 걱정마십시오, 형님.
태산 : 가봐.
비니는 나이트로 마스크는 오토바이로 각각 가는.
태산, 두 남자 모습 지켜보는데 핸드폰 오는. 번호보고 고개 갸우뚱하고 받는.
태산 : 여보세요?
S#32. BAR. 밤.
마주 앉아 있는 순정과 태산.
순정, 칵테일 마시는. 태산 앞엔 물 잔 놓여 있는.
순정 : 여기 괜찮죠? 제가 자주 오는 곳이거든요. 사람들이 그러는데 전 이렇게 은은한 조명 아래서 더 이쁘대요.
태산 : (조명 흘깃 보고) 잘못 아신 거 아닙니까?
순정 : (헉-) 네?
태산 : 꼭 할 얘기 있단 게 뭡니까.
순정 : 그 말을 믿었어요?
태산 : (얘 뭐야 싶은)
순정 : 혹시 해서 묻는 건데요, 연애 안 해 봤죠.
태산 : (표정 없이 보면)
순정 : 안 해 봤어요? 진짜?
태산 : 그게 그 쪽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순정 : 상관이 있죠. 아, 그래서 신호를 못 잡았구나. 내가 신호 수신하는 법 알려줄까요?
태산 : 지금 나랑 연애 하잔 겁니까?
순정 : 네? 어머, 어머. 성격이 참 직설적이시다. (양 손으로 볼 만지며) 아휴, 당황스러워라.
태산 : 그게 당황스런 표정입니까?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일어서면)
순정 : (손 확 잡는) 앉아요. 꼭 할 얘긴 없어두 물어볼 건 많으니까.
태산 : 전, 사적인 얘기 안 좋아합니다.
순정 : 그쪽 말구 그쪽 사장님요.
태산 : !!
순정 : 어제 우리 병원 왔었거든요. 혹시 그쪽 사장님 울 언니 좋아 하는 거 아니에요?
태산 : !!
순정 : 요즘 울 언니 좀 이상하거든요. 둘이 자주 만나고 그래요?
태산 : 자주 만나면 다 좋아하는 겁니까? 우리 사장님 결혼 하실 분 있습니다.
순정 : 있어요?
태산 : (계산서 집어 들며) 마시고 가요.
하고 가버리는.
순정, 어머머 말릴 틈도 없고...
순정 : 뭐냐, 쟤. 아니, 어쩜 저렇게 시건방지고 귀여워? (하다) 근데, 결혼할 여자 있는 사람이 울 언닌 왜 만나러 온 거야?
(의아한 얼굴인데...)
S#33. 미주 오피스텔 거실. 밤.
어깨 축 처져 재킷 벗는 미주. 옷장 문 열고 재킷 걸다 멈칫하는.
보면, 꽃남방 걸려있다.
미주 꽃남방 가만히 만져보는... 순간 무언가 확 떠오르는.
<인터컷(10부 1씬)>
강재 미주 팔 확 당기는!!! 미주 강재에게 안기다 시피 한.
미주, 꽃남방 잡은 채 쿵쾅쿵쾅 가슴 뛰는.
<인터컷(10부 1씬)>
미주 놀라 보면, 코 끝 닿을 듯 가까운 두 사람.
강재, 미주 내려다보는.
미주, 더 세게 쿵쾅쿵쾅 가슴 뛰는.
<인터컷(10부 1씬)>
강재 천천히 미주 뺨 감싸쥐는!! 헉- 숨 멎는 미주.
강재 미주 뺨 쓸어보다 떨리는 손으로 미주 입술 만지는...
툭- 떨어지는 꽃남방이고... 미주 자기 입술 가만히 만져 보는데
그때, 옆집 문소리 쿵- 들리는. 흠칫 놀라는 미주고.
미주 : (현관 문 쪽으로 천천히 고개 돌리고) 진짜 방음 꽝이네...
S#34. 미주 오피스텔 옥상 공원. 밤.
미주, 검은 비닐봉지 팔에 걸치고 어깨에 핸드폰 끼고 맥주캔 따며 나오는.
미주 : 애들은 자? 그냥 날두 춥구 감기 걸린 놈 없나 해서. 고민은 무슨. 없다니까.
어허. 목사님이 무슨 점쟁이 흉내, (하다) 엄마야!!
하며 어깨에 끼고 있던 핸드폰과 들고 있던 캔맥주 떨어뜨리는.
누군가 자신을 보고 서 있던 것이다. 담배 입에 물고 불 붙이려던 강재다.
두 사람 서로 바라보는데...
그러다 강재가 핸드폰 줍는. 액정 나가 있고....
강재 : (내밀며) 액정이... 깨졌네요.
미주 : ....들어가는 문소리가 아니었네요....
말없이 보는 두 사람인데....
S#35. 미주 오피스텔 옥상공원 일각. 밤.
강재 외투 들고 나오던 유진, 멈칫한다.
미주와 강재 서로 마주보고 있는...
그 모습 물끄러미 보는 유진... 참담한 얼굴로 그대로 돌아서는 유진인데...
S#36. 미주 오피스텔 옥상공원. 밤.
미주, 천천히 손 내밀어 핸드폰 받는.
두 사람 손 끝 닿을 듯... 닿을 듯...
강재 : (바지 주머니에 손 넣으며) 저건 어쩌죠?
미주 : 네?
강재 : (거품 물고 널브러져 있는 캔 눈짓하는)
미주 : (보고) 아... 괜찮아요. 술 몸에 나빠요.
강재 : (아... 이 여자...)
미주 : 실은 (팔에 걸친 비닐봉지 들어 보이며) 하나 더 있어요.
강재 : (눈빛 깊어지는...)
미주 : 어젠 경황없어서 인사도 못했네요. 축하해요. 취직한 거. 이제 칼 맞을 일 없겠네요.
강재 : ....
미주 : ....나한테 신세질 일도 없고.... (발끝 보는...)
강재 : (미주 옆모습 보는)
미주 : (고개 들며) 저.. 뭐 하나 부탁해도 되요?
강재 : (보면)
미주 : 여긴...나한테 양보해 줄래요?
강재 :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미주 : 여기 오래전부터 내가 찜한 곳이거든요. 유진씨도 가끔 와서 바람 쐬던데...
이렇게 하강재씨까지 오면.... 난 바람 못 쐬요....
강재 : (!!!)
미주 : (쓸쓸히 강재 보는)
강재 : 오래있지 말아요... 바람 차요.
하더니 등 돌려 가는.
미주, 강재 뒷모습 사라질 때까지 보다가 벤치에 앉는. 마음 아픈...
그러다 검은 비닐봉지에 든 무언가 꺼내는... 종이봉투에 든 군밤이다....
미주, 손으로 꼭 쥐어 보고 군밤 한 알 입에 넣는... 천천히 씹는... 울컥 눈물나는... 다시 씹는...
그렇게 눈물 꾹꾹 참으며 군밤 먹는 미주고.....
S#37. 유진 오피스텔 침실. 밤.
침대 헤드에 기대 앉아 있는 강재. 얼굴에 그늘 드리워져 있는...
천천히 고개 돌려 보면.... 등 돌려 모로 누워 있는 유진이고....
강재, 죄스러운 마음으로 유진 보다가 이불 끌어당겨 덮어 주는....
꼭 감은 유진의 눈에서 눈물 주르르 흐르는데...
S#38. DO 건설 영업본부 사무실. 다음날 낮.
턱!턱!턱! 책상에 올려지는 산더미 같은 책자. 건설관련도서 및 지난 분기 자료들이다.
강재, 미간 찡그리고 올려다보면.
백이사 : 오늘 내로 이거 다 읽어.
강재 : (이런 씨 하는 표정으로 보면)
백이사 : 어따가 또 눈을 부라려! 사원증에 잉크도 안 마른 놈이. 읽어 남 주냐?
강재 : (기막혀) 삽질만 잘하면 된다며요. 노가다 하자며요.
백이사 : 꼬실 땐 뭔 말을 못 해.
강재 : 제가 뭐 잘못 했습니까?
백이사 : 너 집을 왜 만든다고 안하고 짓는다고 하는 줄 아냐?
강재 : 그거 알아 뭐하라구요.
백이사 : 니가 아는 것 중에 짓는 건 뭔데.
강재 : 에이, 정말!! (하다) 밥이요.
백이사 : (피식) 그래. 밥. 밥도 짓지만 ‘시’도 ‘옷’도 ‘이름’도 짓는다고 한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하는 거. 그게 짓는 거다.
그래서 집은 만드는 게 아니라 짓는 거야.
강재 : !!
백이사 : 그러니까 (책 탕탕 치며) 읽어. 밥 짓는 맘으로. (하고 가는)
미치겠네 하는 표정으로 서 있는 강재고.
(시간경과)
국어사전 찾아가며 책에 코 박고 열심히 책 읽고 있는 강재. 뭔 말인지 모르겠고...
그러다 승질 난 듯 책 휙- 집어 던지는.
일하다 헉- 긴장한 직원들.
강재 직원들 곁눈으로 보면 일제히 고개 숙여 일하는 척.
강재, 짜증나 죽겠고. 책상에 다리 턱 올려놓고 목 뒤로 젖히는데.....
(시간경과)
건설용어 적힌 포스트잇 컴퓨터 모니터 주변과 한쪽 벽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광펜으로 열심히 줄 쳐 가며 책 읽는 강재고.
옆에 보면 빈 종이컵, 컵라면 널려져 있는...
책 보다 어려운 말 나오자 독수리 타법으로 지식검색창에 ‘ARCHITECTURE’ 쳐보는.
어려운 말 쭈욱- 뜨는. 애써 읽어 보려하나 모르겠는.
확 신경질 나는. 괜히 마우스에다 신경질 부리는.
마우스 휙 집어 던지고 머리 벅벅 긁는 강재고.
S#39. DO 건설 복도. 낮.
윤과 서류 보며 얘기하며 걸어오는 세연. 그러다 무언가 보고 놀라 멈춘.
책 보며 걸어가고 있는 강재다.
강재의 의외의 모습을 흥미롭게 보는 세연이고.
강재, 누군가의 시선 느끼고 보면 고개 삐딱하게 자신을 보고 있는 세연이다.
세연, 뚜벅뚜벅 걸어와 강재가 들고 있는 책 제목 들춰보는.
세연 : 튼튼하고 아름다운 건축시공이야기?
강재 : (책 탁 덮고 가려는데)
세연 : 재밌냐?
강재 : 책을 재미로 읽냐?
세연 : 니가 읽는다고 아냐?
강재 : 너 집을 왜 만든다고 안하고 짓는다고 하는 줄 아냐?
세연 : !!
강재 : 책 좀 읽어라. 읽어 남 주냐? (하고 가는)
세연, 황당한 얼굴로 강재 뒷모습 보는데...
S#40. DO 건설 옥상. 낮.
머리에 책 올려놓고 두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은 귀여운 모습으로 멀리 풍경 바라보고 서 있는 강재.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 만지작거리는...
그러다 한 손으론 툭 떨어지는 책 능숙하게 받고 다른 손으론 주머니에 든 것 꺼내는... 미주가 준 초콜릿이다.
강재 얼굴에 미주 목소리 얹히는... ‘얘 이름은 ‘닥터 윤’이에요. 나 없을 때 나 대신이거든요.’
강재, 초콜릿 물끄러미 보는데 어깨 너머로 가운 차림으로 커피 들고 나오는 미주 보이는.
미주, 후- 심호흡 하며 걸음 떼다 흠칫 멈춰 서는. 강재 본 것이다.
미주, 강재 뒷모습 보다 천천히 돌아서는데,
강재E : 왜 그냥 갑니까.
미주 : !!! (천천히 돌아보면....)
강재 : (빤히 보고 있는)
미주 : 여, 여깄었어요? 난 저... 예약 환자 있는 걸 깜빡해서... (눈치 보면)
강재 : (빤히 보는)
미주 : 하하. 거짓말 티나죠. 실은 급한 약속이 있어서...도 티난다 그죠. (무안해서) 하하.
요즘 통 책을 못 읽었더니 상상력이 딸리네요.
강재 : 그렇게 불편합니까?
미주 : 네?
강재 : 나 보는 거, 불편하냐구요.
미주 : 어머, 아니에요. 난 단지 그냥... 여, 여긴 하강재씨한테 양보할라구요. 우리 집 옥상 나한테 양보했으니까.
강재 : 내 눈엔 피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미주 : !!
강재 : 앞으로도 종종 볼 겁니다. 볼 때마다 이런 식으로 피하면,
미주 : 피하긴 누가 피해요?
강재 : !
미주 : 내가 뭐 죄졌어요? 그리고, 좀 피하면 안 돼요? 왜 따져요? 그쪽이 나한테 보고 싶은 사람이에요?
내가 피하겠다는데 댁이 뭘 어쩔 건데요. 고소 할 거야?
강재 : (보면)
미주 : (보는)
강재 : 왜 피합니까.... 우리가 뭘 어쨌다고....
미주, 쿵- 마음 한 켠 무너지는데....
강재, 천천히 미주 스쳐 가버리는...
미주 : (씁쓸한) ...그러게요... 우리가 뭘 어쨌다구....
S#41. 희망 성형외과 미주 진료실. 낮.
힘 빠진 모습으로 문 열고 들어오는 미주. 그러다 멈칫.
보면, 빙글 의자 돌려 미주 보는 남자, 세연이다.
미주 덤덤하게 보다가.
미주 : 오늘 퀵 서비스 노는 날인가 보죠?
세연 : 아뇨. 너무 비싼 건 배달이 안 된대서요.
하며 옆에 놓인 상자 책상에 올려놓는.
미주 의아하게 보다 포장 펼쳐보면 예쁜 상자 안에 예쁜 벙어리 털장갑 들어있는.
미주 : (피식) 금테 두른 실루 떴나 보죠?
세연 : 아무렴 내가 털장갑 하나 주면서 생색낼 재력이에요?
미주 : 그럼, (상자 가리키며) 얘요?
세연 : 하하. 비싼 건 그 안에 있어요.
미주 : (의아한. 장갑 껴보는데 안에 뭔가 잡히는. 꺼내보면 핸드폰이고) 못 살아 정말. 나 핸드폰 고장 난 건 어떻게 알았어요?
세연 : 이 병원에 내 편 한 명 있잖아요. 홍순정씨라고.
미주 : 순정이 짤리면 책임지세요. 쁘락지 노릇하다 짤린 거니까. (핸드폰 보며) 이쁘네요.
근데 너무 오바 아니에요? 난 또 하도 비싼 거라 그래 (주먹 쥐며) 이따만한 물방울 다이아라도 들은 줄 알았네.
세연 : 물방울 다이아 보다 더 비싼 거에요.
미주 : (핸드폰 보며) 이게요?
세연 : 아뇨. 내 고백이요.
미주 : !!!
그때, 핸드폰에서 ‘문자메시지가 왔습니다’ 들리는.
미주, 핸드폰 열면.... ‘날마다 날마다 보고 싶어요. 우리 연애할래요?’ 문자 메시지 뜨는.
미주 놀라 보면.
세연 : 비싼 거 맞죠?
미주 : (빤히 보다) 그럽시다, 그럼.
세연 : 네?
미주 : 하자구요. 연애.
세연 : (쿵쿵쿵 심장 뛰는...)
미주 : 그런 의미로다가 이따 저녁에 술 한 잔 어때요?
세연 : (뚫어져라 미주 보는데)
S#42. 고급 BAR. 밤.
뚫어져라 미주 보고 있는 세연.
미주, 맥주 주욱- 마시는...
세연 : 진심이에요?
미주 : 네.
세연 : 네?
미주 : 싫어요? 물방울 어쩌구 보다 비싼 고백이라메요!
세연 : 갑자기 왜요?
미주 : 갑자긴 그쪽이 갑자기죠. 양산에 비행기 표에 옆구리 쿡쿡 찔러놓구.
그리고 연앤 원래 갑자기 하는 거지 작정하고 하면 꽃뱀이죠.
세연 : (빤히 보면)
미주 : ....나 가슴 아프게 연애해본 적 없어요. 짝사랑 몇 번이 전부에요. 어제까지.
세연 : (!!)
미주 : 결혼하는 친구들 보면서 조건 좋은 남자 만나 살닿는 거 싫지만 않음 대충 마음 맞춰 사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생각한 적도 있구요.
세연 : (보는)
미주 : 그런 면에서 강세연씬 밭떼기째 굴러온 호박이에요. 여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보다
자길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야 행복하다잖아요. 그게 이유에요. 싫으면 일어나구요.
세연 : 난 뭐든 시작하면 제대로 해요.
미주 : !
세연 : 제대로 데이트하고, 제대로 사랑하고, 제대로 진도 나갈 거라구요.
미주 : 연애 하쟀더니 협박해요?
세연 : 강재가 알아도 되겠어요?
미주 : !!!
세연 : 거 봐요. 강재 얘기 안 편하잖아요.
미주 : 아니, 왜... 왜 자꾸 그 사람이랑 연결시키는데요? 연애 할 거에요, 말 거에요.
세연, 그런 미주 뚫어져라 보는데...
S#43. DO 건설 회사 시청각 실. 밤.
철컥- 슬라이드 돌아가는 소리 규칙적으로 들리는.
대형 스크린에 아파트 조감도 평면도 등 건설 관련 슬라이드 넘어가고 있는....
강재 얼굴에 슬라이드 그림자 비춰지는... 그때, 핸드폰 오는.
강재 : 어, 그래.
태산F : 오늘까진 별 일 없습니다. 룸에 단골 몇 드나든 것 말곤 나이트에 쳐박혀서 꼼짝도 안합니다.
강재 : 단골 누구.
태산F : 양주 대주는 애들, 하우스에서 어울리는 사람들 몇. 그 정돕니다. 오늘도 낮부터 술만 푸다 집으로 곧장 실려 갔습니다.
강재 : 알았어. 나 오늘 늦으니까 너 지금 유진이한테 좀 가 봐.
S#44. 유진 매장 건너편. 밤.
태산 : 네?
놀란 얼굴의 태산. 실은 유진의 매장 앞에 서 있었던 것이다.
강재F : 왜 이렇게 놀라.
태산 : 아, 아닙니다.
강재F : 유진이 운전 안하게 니가 좀 데려다 줘. 걔 운전하면 안돼.
태산 : ...알겠습니다.
핸드폰 끊는... 고개 돌려 물끄러미 일하고 있는 유진 모습 보는 태산인데...
S#45. 태산 차 안. + 도로변. 밤.
말없이 운전하고 있는 태산, 룸미러 보면 뒷좌석 앉은 유진 비친다.
유진 : 오빠 요즘 많이 바쁘죠.
태산 : ....네.
유진 : 처음 해보는 일이라 많이 힘들텐데... 태산씨가 많이 좀 도와줘요.
태산 : ... 제가 도와드릴 게... 없습니다.
유진 : (태산 보는) 태산씨 나 많이 밉죠.
태산 : (!!!. 룸미러로 보면)
유진 : 오빠랑 나 다툴 때 마다 오빠 태산씨 보냈잖아요. 괜히 태산씨한테 화풀이 하고...
태산 : ....아닙니다. 마음에 두실 필요 없습니다.
유진 : 난 태산씨 덕분에, 아! (배 움켜쥐는)
태산 : (놀라 보면)
유진 : 아...
태산 : 어디 불편하십니까.
유진 : 괜찮, 아....
태산 : (!!) 형수님! (태산 놀라 급브레이크 밟아 차 멈추는!! 재빨리 내려 뒷문 열며) 형수님 괜찮으십니까.
유진 : 벼... 병원... (하더니 태산 품으로 푹- 쓰러지는)
태산 : 형수님!!!
놀라는 태산과 정신 놓은 유진의 얼굴에서!! 10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