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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천의 명인들 건강장수비결] 소동파 송나라 제일의 시인 소동파의 4대 장수양생비결 <조선일보> 2015년 8월 19일
송나라 제일의 시인이자 뛰어난 문장가이며 당송팔대가의 하나인 ‘소식(蘇軾)’ 선생은 호가 동파거사(東坡居士)여서 ‘소동파(蘇東坡)’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소동파는 자연을 매우 사랑하였고 나아가 그 자신이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일부가 되기를 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양생비결도 많았기에 장수할 수 있는 기본을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온갖 정치적 핍박 속에서 자신의 출중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보기는커녕 일생의 대부분을 지방의 관리가 아니면 감옥이나 유배지로 돌아다녀야만 했습니다. 결국 귀양이 풀려 돌아오던 도중에 65세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지만 그래도 당시로서는 꽤나 장수한 편인데, 그것은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삶에 임하면서 양생법을 실천했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원나라 화가 조맹부(1254~1322)가 그린 소동파의 모습. 타이베이(臺北) 고궁박물원 소장. 조선일보DB
蘇東坡는 宋나라 仁宗 景祐 3년(1036, 고려 정종 2년)에 사천성 眉山에서 태어났다. 22살 때 아우 蘇轍과 함께 과거에 급제, 곧 代理評事簽書에 임명되고, 다시 鳳翔判官에 제수되었다. 神宗때 王安石과 의견이 맞지 않아, 지방으로 나가 杭州通判이 되었다가, 이어 密州. 徐州. 湖州등지를 맡아보았다. 이 무렵 이미 그의 文名이 높아서 소인들의 싫어하는 바 되어, 44살 때 마침내 黃州로 좌천되었다. 이 때 그는 동쪽 언덕(東坡)에 집을 짓고 거처하면서 스스로 東坡居士라 일컬었다. 哲宗이 즉위하자 吏部尙書가 되었다가, 곧 潁州지사가 되고 뒤에 다시 중앙으로 돌아와 兵部尙書, 禮部尙書를 역임, 翰林 侍讀의 양 學士를 兼했으나, 紹聖初에 또 반대파에 모함당해 瓊州로 귀양가 다시 永州로 옮겨왔다가 뒤에 사면되어 돌아왔는 데, 徽宗 建中靖國 원년 7 월28일, 常州에서 66살에 죽었다. 高宗때 太師를 追贈, 文忠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그는 儒·佛·道에 다 통했고, 시는 음률이나 詩句에 구애받지 않아 자유분방하다. <東坡文集>이 있다.
소동파의 양생비결, 첫째는? 비결이 워낙 많아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즐겁게 놀며 많이 걸어 다닌다는 것이 첫째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동파가 깊이 숙달하고 있는 생명이란 운동하는데 참뜻이 있기 때문이죠. 그는 밖으로 유람 관광을 다니는 것을 좋아하여 명산대천을 두루 돌아다녔는데, 관광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어 훌륭한 시를 많이 창작하였습니다. 걷기를 좋아하고 산보를 즐김으로써 근골을 활동시키고 신체를 단련하였을 뿐만 아니라 창작 소재를 수집하고 창작 생각에 활기를 띄게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었던 것이죠. 역시 운동이 제일이죠.
소동파의 양생비결, 둘째는? 동파는 손님을 맞이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을 즐겨 했습니다. 게다가 좌담(座談)을 잘하고 유머를 좋아하여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었으므로 많은 문인들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교성이 뛰어난 것은 건강장수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도 주위를 둘러보면 이웃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분들이 오래 사신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7-8년 전에 우리나라의 장수 노인들을 조사한 보고에 의하면 사교적이고 쾌활한 성격으로 남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를 덜 받거나 잘 풀어주며 활발하게 사는 것이 장수하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죠. 물론 치매를 방지하는데도 좋겠죠. 동네 주민들의 가정사의 시시콜콜한 일도 잘 아시고 심지어 이웃집의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안다고 하는 노인분들이 장수한다는 겁니다. 세계적인 장수촌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동파의 양생비결, 셋째는? 직접 건강관리를 했습니다. 그가 쓴 시에 “지황기문전 작음합리주 상음복령면 상찬기국효(地黃芪門煎 酌飮蛤蜊酒 常飮茯苓麵 常餐杞菊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지황과 황기를 달이고, 조개로 담근 술을 마시고, 복령으로 만든 국수를 항상 먹고, 구기자와 국화를 안주로 항상 먹는다는 내용이죠. 여기서 지황, 구기자, 국화는 음기를 보하는 보약재이고, 황기는 양기를 보하는 한약재입니다. 조개는 찬 성질로서 음기를 보충하고 진액을 생기도록 도와주는 효능이 있어 오장을 윤택하게 하며 소갈, 즉 당뇨병에 이롭고 주독을 풀어줍니다. 또한 단단한 것을 부드럽게 하는 성질이 있어 몸속의 응어리를 풀어주므로 암을 비롯한 성인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지요.
한약재 이름을 넣어 시를 쓴 것을 보면 소동파가 한의서를 공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동파는 한의학도 공부하여 의술을 행하고 약방문을 수집했고 하는데, 유학자이면서 의사를 겸한 ‘유의(儒醫)’에 해당되지요.
소동파의 양생비결, 넷째는? 소동파는 불교와 도교를 깊이 탐구하여 ‘양생술(養生術)’을 열심히 체험하고 실행하였습니다. 작치(嚼齒), 연진(咽津), 조식(調息), 폐기(閉氣), 도인(導引), 안마(按摩) 등의 기공 단련을 했던 것이죠. 이 방법들은 간단하고 쉬우면서도 효과를 보기 쉬워서 소동파가 말하기를 “그 효과가 처음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100여일 정도 지속해서 하다보면 복약하는 것보다 100배 정도의 효과가 있다”, “또한 그 법이 간단하고 쉬워서 다만 오랫동안 폐기되지 않았으니, 12일 정도 시행하면 정신이 흔들리지 않고 배꼽 밑에 열감을 느끼며 허리와 다리가 가볍고 얼굴과 눈에 광채가 난다”고 하였습니다. 꾸준히 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지요. 소동파가 건강을 위해 열심히 맛사지한 신체 부위 2015년 8월 24일
자신의 양생비결을 시로 남긴 소동파 소동파의 양생비결은 무궁무진합니다. 그의 시 중에는 양생의 도를 쓴 것도 있는데, ‘반퇴찰용천 한좌관창포(盤腿擦涌泉 閑坐觀菖蒲)’입니다. ‘반퇴찰용천’은 한가롭게 일이 없을 때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용천 경혈을 안마한다는 것입니다. 용천혈은 발바닥 중심선상의 앞에서 3분의 1이 되는 부위에 있는데, 열을 내리고 통로를 열어주며 심장과 신장을 교류시키는(淸熱開竅 交濟心腎) 효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극이 아주 강하므로 쇼크 등으로 의식을 잃은 응급 상황에도 쓰입니다. 예전에 혼인날에 신랑 길들이기로 발바닥을 때렸었는데, 그 곳이 바로 용천혈이죠. 용천혈 안마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기공법으로 건륭황제의 장수비결에도 들어 있습니다. 장수 효과를 가진 경혈이죠.
‘한좌관창포’는 한가롭게 앉아서 창포를 감상한다는 뜻인데,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하고 기분을 흡족하게 하는 광경으로서 골치 아픈 생각으로 인한 부담을 풀어주고 마음에 번뇌가 없게 하면 기가 안정되고 마음이 한가로워져서 인생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영일대 호수에 노란꽃 창포가 만개한 모습. 조선일보DB
동파는 본래 성격이 밝고 명랑한데다 시와 글씨, 그림을 즐겼기에 험난한 벼슬길 중에도 위험을 전혀 개의치 않았고 근심을 풀고 기쁜 마음을 가짐으로써 낙관적인 생활과 자신감 있는 자세를 보였습니다.
소동파가 즐겨 먹은 처방 친구가 동파의 귀양지인 해남도까지 찾아와서 양생장수하는 처방을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동파는 “내가 양생장수의 고방(古方)을 하나 얻었는데 이 약은 매우 간단하니 네 가지 약재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복용 후에 효과는 매우 뚜렷하니 오늘 내가 너에게 선물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친구는 매우 기뻐하며 처방이 무엇인지 보았더니 “一曰無事以當貴, 二曰朝寢以當富, 三曰安步以當車, 四曰晩食以當肉”이라는 달랑 네 가지 구절이 씌어 있을 뿐이었죠. 그래서 허탈해하자 소동파가 웃으며 “양생장수는 결심이 필요한 것이니 전부 이 네 구절 안에 들어 있다”고 했습니다.
‘무사이당귀’란 사람은 공로와 명예와 이익과 녹봉과 영욕(榮辱)이 과하지 않아야 하며, 만약 정지(情志)를 자유롭게 하고 만나는 바를 즐기며 마음을 비우면 마땅히 천수를 누리게 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조침이당부’는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드는 좋은 기거 습관을 기르는 것이 어떠한 재물과 복을 얻는 것보다 더 귀한 보물이라는 것이죠. ‘안보이당거’는 사람이 나태해지지 말아야 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말이나 수레를 타는 것보다 걷고 운동을 많이 하여야 지체(肢體)가 건강하고 기혈(氣血)이 잘 소통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만식이당육’은 배고픈 뒤에 먹어야 하고 배부르기 전에 멈춰야 한다는 것이죠. 배가 고프고 나서 음식을 먹어야 조촐한 식사라도 산해진미보다 맛있고, 만약 배부른 후에도 계속 먹는다면 산해진미라도 먹기 힘들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소동파의 양생비결을 정리해 보면 정신, 수면, 운동, 음식 등의 4가지 방면에 대한 양생법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이러한 양생의 관점은 오늘날에 보더라도 합당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동파는 ‘절음식설(節飮食說)’이라는 글에서 하루 동안 술 한 잔, 고기 한 조각만 먹겠다고 하면서 음식을 절제하는 것이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하였죠. 역시 소식(小食)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편, 동파도 공자(孔子)처럼 생강(生薑)을 좋아했습니다. 생강의 연년익수(延年益壽) 효능을 추앙하여 지은 시가 있습니다. “한 근의 생강과 반 근의 대추, 2량의 소금과 3량의 감초(甘草), 정향(丁香)과 침향(沈香) 각 반량, 회향(茴香) 4량을 함께 빻아서 달여도 좋고 조금씩 먹어도 좋으니 붉은 빛이 도는 건강한 얼굴이 그대로 늙음까지 이르네.”
그런데 동파가 즐긴 처방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감초만 중간 성질이고 생강, 정향, 침향, 회향은 모두 따뜻한 성질이며 매운 맛이라 발산시키는 효과를 나타내어 땀을 내게 합니다. 그러니 몸에 온기, 즉 양기(陽氣)를 넣어주는 효과를 나타내므로 얼굴에 붉은 빛이 돈다고 한 것이죠. 따라서 몸이 냉하면서 퉁퉁한 편인 사람에게 가장 어울립니다. 반면 몸에 열이 많으면서 마른 편인 사람에게는 아주 해롭습니다.
▲생강 조선일보DB 물을 적게 마셔야 장수한다? 2015년 9월 1일
여러분은 물을 얼마나 마십니까? 더운 날씨에는 갈증 때문에 자꾸만 물을 마시고 싶을 것인데,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소동파의 양생비결에는 물 마시는 것에 대한 내용도 있는데, 물 마시는 것을 절제하라고 했습니다. 강남에서 만난 어떤 노인으로부터 듣고 깨우친 것이라고 하는데, 그 노인은 70여세였지만 얼굴색이 붉고 윤기가 있으며 용모가 매우 뛰어나 마치 40-50세 정도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동파가 그 비결을 묻자 노인이 답하기를 “조금도 비결이 없습니다. 제가 평시에 마시는 물이 일반인에 비하여 반 정도일 뿐입니다”고 하였답니다.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왜 건강 장수에 좋다고 했나?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좋은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는 비장(脾臟)을 견고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을 절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비절음수(固脾節飮水)죠. 왜냐하면 비장은 습기를 싫어하는데, 만약 물을 많이 마셔서 비장에 습기가 많아지면 비장의 기가 약해져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 비장은 오장의 하나로서 소화 흡수 기능을 총괄하므로 후천의 근본으로 중시됩니다. 비위장이 온전하게 굳건하면 백병이 생겨나지 않으므로(脾胃全固, 百疾不生), 비위장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죠.
우리 몸에 근본이 둘 있으니 선천(先天)의 근본인 신장과 후천(後天)의 근본인 비장입니다. 근본이 무너지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죠. 특히 노인이 되면서 신장의 음기와 양기가 부족해지는데, 만약 비장마저 허약해지면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게 되므로 건강, 장수할 수 없습니다. 비장은 십이지장과 소화효소의 역할에 해당됩니다.
▲수분섭취 - 조선일보 DB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좋은 두 번째 이유 물을 많이 마시면 몸에 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몸속에 물이 너무 많아지면 독이 되어 각종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니, ‘수독(水毒)’이 되기 때문이죠. 한의학에서 우리 몸에 장애를 유발하는 3가지 독이 있는데, ‘수(水)’, ‘습(濕)’, ‘담(痰)’의 ‘삼독(三毒)’입니다.
수는 물이고, 습은 습기이고, 담은 물이 쌓이고 열을 받아 끈적끈적해져 가래와 비슷한 형태로 된 것이죠. 습과 담은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는데, 특히 담은 성인병의 주된 원인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몸이 붓는 부종 가운데 ‘음수부종(陰水浮腫)’은 물이나 차 또는 술을 많이 마셔서 생긴 것입니다. 그러니 몸속에 물이 너무 많아지면 독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 섭취량에 대하여 서양의학에서 연구 보고된 것은? 서양에서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으니 하루에 적어도 8잔의 물을 마셔야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의하면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팀이 물 섭취량과 건강과의 관계를 다룬 과거 논문들을 검토한 결과, 하루 8잔의 물이 건강에 좋다고 권장하거나 주장한 논문은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많은 량의 물이 건강에 좋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죠. 물이 젊고 탱탱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전혀 없고, 장기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성인이라면 하루 평균 8잔의 물은 마셔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에 가까운 권고는 잘못된 것이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1945년 미국 식품 및 영양위원회(the Food and Nutrition Board)는 1칼로리당 1ml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권했습니다. 일반 성인의 경우 하루에 소비하는 에너지가 평균 2,500칼로리라고 가정할 때 2,500ml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고, 이를 계산하여 대략 8잔이라는 수치가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죠.
위원회는 2004년 물 섭취량에 대해 다시 논의한 결과, 여자의 경우 2.7리터, 남자의 경우 3.7리터가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물 섭취량의 20%는 음식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나머지 80%(약 2.2리터)는 음료수를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꼭 순수한 물로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고 우유, 차, 스프, 주스, 스포츠음료 그리고 과일이나 야채에 들어 있는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하나? 2015년 9월 7일
서양 사람들에게 음식이나 차, 주스, 과일, 채소 등으로 섭취하는 물 이외에 별도로 하루 8잔의 물이 필요하지 않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마셔야 할까요? 우리의 주식인 쌀은 서양의 주식인 밀에 비해 수분 함유량이 훨씬 많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거의 매 끼니마다 국이나 찌개를 먹기 때문에 이미 많은 물을 섭취하는 셈이므로 서양 사람들만큼 별도로 물을 많이 마실 필요가 없지요.
▲서양의 기본 식사 차림(위)과 한국의 기본 식사 차림(아래). 조선닷컴
서양의학에서도 밥을 먹을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위액과 소화효소가 묽어져서 소화력이 약해지고, 소화가 다 이루어지지 못해 유해세균이 증식할 좋은 여건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식사 중이나 직후에는 물을 적게 마시라고 하였습니다. 심지어 물을 너무 많이 마실 경우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물 중독증(water intoxication), 염분 부족에 의한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이 유발될 수 있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물을 어느 정도 마시는 것이 좋은가? 적당히 마시면 됩니다. 마시는 물의 양은 기후 상태에 따라 다르고 각 개인의 체질에 따라, 활동량에 따라 다릅니다. 덥고 습한 날씨나 작업, 운동 등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라든가 실내 공기가 건조할 때, 열이 나는 병을 앓고 있을 때, 구토를 하거나 설사를 할 때는 물을 많이 마셔야 하겠죠. 갈증이 생기지 않을 만큼 마시면 됩니다. 목이 마르면 마셔야지, 목이 마르지도 않는데 일부러 마실 필요는 없지요. 물론 물이나 차, 음료수 등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땀을 많이 흘려 내보낸다면 별 탈이 없습니다. 많이 마시면서 실내에 가만히 앉아 지내서 물을 내보내는 것이 적을 경우에 몸속에 물기가 쌓여서 담을 이루고 기와 혈의 유통을 방해하므로 각종 질병이 유발되는 것이죠.
2004년 미국 식품 및 영양 위원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목이 마를 때 마시는 것을 권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몸이 만성적으로 수분이 부족한 것에 익숙해져서 갈증을 덜 느끼기 때문에, 목이 말라서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는 수분보충이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도 물은 갈증을 느끼지 않을 만큼 마시라고 하였습니다. 다만 노인 분들의 경우에는 갈증을 느끼는 반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 조금씩 물을 마셔줄 필요가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바바라 롤스(Barbara Rolls) 교수는 사람들이 수분부족에 익숙해서 갈증을 예전보다 덜 느끼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며,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경우 갈증을 느낄 때마다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수분 보충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수분 섭취량은 소변의 색이 없거나 약간 노란색일 때가 적절하지만 나이 들어 갈수록 갈증을 느끼는 반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목이 마르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물을 많이 마셔야 좋은 경우도 있나? 방광염, 요도염, 전립선염, 신우신염 등 비뇨기계의 염증 질환이 있을 때는 평소보다 많이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요로결석이 있을 경우에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요량이 많아지도록 해서 염증 성분이나 결석이 소변으로 빠져 나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비뇨기에 결석을 갖고 있는 분이나 방광염, 전립선염이 잘 걸리는 분들은 대체로 늦봄부터 여름철에 심하고 가을이 깊어지면 덜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늦봄부터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소변량이 줄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평소 물을 적게 마시는 분들이 비뇨기에 염증이나 결석이 잘 생기는 편입니다. 그러니 물은 너무 많이 마셔도, 너무 적게 마셔도 안 되는 것이죠. 고로쇠 수액이든 뭐든 아무리 좋은 물이라도 갈증을 느끼지 않을 만큼만 마시면 됩니다.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속물이 되고 이것이 없으면 몸이 마른다" 2015년 9월 14일
야외에 나들이가면 돼지고기를 구워 드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식을 즐기는 분들 가운데 고기 맛은 돼지고기가 제일이라는 분이 많은데요,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농사 때문에 소를 잡을 수 없었기에 고기 하면 거의 돼지고기였죠. 돼지고기 요리 중에 소동파의 이름이 붙은 ‘동파육(東坡肉)’을 아십니까? ▲동파육. 조선일보 DB
소동파는 돼지고기를 얼마나 즐겨 먹었나? 동파는 술을 즐겼을 뿐만 아니라 요리의 달인이자 대단한 미식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스스로 차와 술을 빚고 술안주도 직접 만들어 이름을 지어 <동파주경(東坡酒經)>이란 책을 남겼듯이, 그의 시문에는 각종 요리와 술 담그는 법, 맛에 관한 내용이 수없이 나옵니다. 동파는 특히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는데,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들은 속물이 되고, 돼지고기가 없으면 몸이 마른다. 속물이 되지 않고 마르지도 않으려면 끼니마다 돼지볶음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남길 만큼 돼지고기 예찬론자였다고 합니다.
소동파가 직접 돼지고기로 만든 요리, ‘동파육’ 동파는 벼슬길에 있던 중에 호북성 황주(黃州)로 유배되었습니다. 황주에서는 돼지고기 값이 무척 싸서 돼지고기를 즐겨 먹었고, 돼지고기를 이용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동파의 돼지고기 요리는 호북성 황주가 아니라 절강성 항주(抗州)의 명물 요리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동파가 후일 철종 황제가 즉위하면서 다시 벼슬길에 나서 항주태수로 부임하였는데, 물난리가 나서 태호(太湖)가 범람할 위험에 처하자 태호의 물줄기인 서호(西湖)를 준설하고 제방을 쌓아 범람을 막았습니다. 이에 감격한 백성들이 보내온 돼지고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술과 양념을 넣어 요리를 만들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정성껏 대접했는데, 스스로 요리 이름을 ‘동파육(東坡肉)’이라 지었던 것이죠.
동파육이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얘기 동파가 어느 식당에서 돼지고기와 술을 주문하였더니 주방장이 잘못 알아듣고 돼지고기에 술을 넣고 요리해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본래 호탕했던 그는 요리사의 실수를 나무라지 않고 그대로 맛을 보았는데, 맛이 기막히게 좋았던 겁니다. 그래서 이후로도 돼지고기에 술이 들어간 소스를 넣고 요리해서 먹기를 즐겨하였기에 불리어졌다는 얘기도 있지요. 이런 이야기를 기록한 송나라의 주자지(周紫芝)가 쓴 <동파시화(東坡詩話)>라는 책에 소동파가 돼지고기를 먹고 나서 지었다는 시가 실려 있습니다.
황주의 맛좋은 돼지고기 값은 똥값처럼 싸지만 부자는 먹으려 하지 않고 가난한 이는 삶는 법을 모르네 적은 물에 돼지고기를 넣고 천천히 익히며 불 기운이 한참되면 저절로 아름다워진다네 매일 아침 한 사발씩 따라서 배불리 먹으면 스스로 가군이 된다네.
黃州好猪肉, 價賤如泥土, 富者不肯食, 貧者不解煮.
慢著火, 少著水! 火候足時它自美. 每日起來打一碗, 飽得自家君莫管.
동파육을 만드는 방법 혹시 중식당에서 동파육을 드시지 않았나요? 동파육은 홍소(紅燒) 요리의 최고봉이라고 합니다. ‘홍소’는 고기에 기름과 설탕을 넣어서 볶은 후 간장을 넣고 오래 익혀서 검붉은 색이 나도록 하는 중국의 요리법이죠. 껍질이 붙은 돼지고기 삼겹살을 삶아 눌렀다가 긴 네모꼴로 잘라서 대파·간장·설탕·팔각 등을 함께 넣고 노릇노릇하게 조린 중국의 대중적인 찜요리입니다. 맛을 돋우려고 소흥주(紹興酒)로 향기를 내고 고기가 은근히 익도록 약한 불로 오랜 시간 조리하였기에 고기 속까지 젓가락이 쑥 들어갈 정도로 아주 부드러워서 치아가 약한 노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금방이라도 흐트러질 것 같은 고기를 쪽파로 예쁘게 묶어서 내오는데요. 껍질은 쫄깃하고 고기는 연하며 윤기가 자르르 흐르죠. 사실 중국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유난히 좋아합니다. 돼지고기를 주재료로 한 요리방법이 28종이나 되고, 여기서 나온 음식의 가짓수는 무려 1500여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