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28. 물날. 날씨: 낮에 미세먼지 보통이다. 해가 나다 들어간다.
아침열기ㅡ수학ㅡ기후학교ㅡ글쓰기ㅡ점심ㅡ청소ㅡ맑은샘회의(낮은샘. 높은샘)ㅡ마침회
[미세먼지와 기후학교]
피리 불기, 천자문 암송, 영어 동화 듣고 따라말하기, 하루 흐름 나누기로 이어지는 아침열기를 마치고 바로 수학 셈 공부를 한다. 어제 5학년 동생들에게 분수의 셈을 가르쳐줬다 해서 오늘 분수의 나눗셈을 마무리 짓는다. 이제 소수의 사칙연산으로 들어간다. 3월 셈 진도가 계획한 대로 가고 있다. 아침나절 공부는 5, 6학년이 기후학교 공부를 같이 한다. 과천시 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강사가 나와 어린이들과 네 차례 공부를 하기로 한 찾아가는 기후학교다. 지난해에도 온 강사가 와서 아이들 공부를 잘 이끌어 주신다.
요즘은 정말 아침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예보를 보는 게 일상이다. 오전에 보고, 점심 때 보고, 낮 공부 하기 전에 보고, 아이들이 야구동아리를 하러 가는 날에는 학교 마치고 또 본다. 인터네 사전을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미세먼지-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 호흡 과정에서 폐 속에 들어가 폐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등 폐질환을 유발하는 대기오염물질이다. 미세먼지의 단위는 ㎛(마이크로미터)와 ㎍(마이크로그램)을 기준으로 하는데 ㎛는 1m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길이이며, ㎍은 1g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무게 단위이다. 대기 중에 부유하는 분진 중 직경이 10㎛ 이하인 먼지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늘고 작은 입자를 ‘미세먼지(미세먼지 PM10)’라고 하고, 직경이 2.5㎛ 보다 작은 먼지로 머리카락 직경의 1/20~1/30보다 작은 입자를 ‘초미세먼지(미세먼지 PM2.5)’라고 하여 구분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미세먼지의 농도에 따라,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으로 구분하고, ‘보통’의 경우 호흡기 질환자의 유의가 필요하고, ‘나쁨’의 경우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도록 하며, ‘매우 나쁨’의 경우 가능하면 실외 활동을 자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첫 기후학교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를 다룬다. 먼저 기상과 기후, 기후온난화에 대해 알려주는데 이미 학교에서 자주 공부한 것이라 잘 이해한다. 북극의 제트기류도 배우고 초미세먼지는 코와 기관지에서도 걸러지지 않아 폐로 가서 발암 물질이라는 것도 알려준다. 중국에서 30프로에서 40프로, 우리 나라에서 70프로에서 60프로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고 한다. 어쨌든 자동차와 화력발전소 때문이란다. 입코가리개를 쓸 때도 KF94/80을 써야 효과가 있는데 한 번 쓰고 버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 또 다른 오염이란다. 미세먼지를 94프로 막아주는 KF94 입코가리개를 써야 효과가 있다니 마스크를 만들어내는 공장은 분주하게 돌아가겠다. 그제까지는 30마이크로그램이었다가 15마이크로그램으로 바뀌어 더 기준이 높아져서 4, 5월 같은 경우는 바깥활동 하기가 어려울 정도이고 늘 입코가리개를 써야 할 가능성이 높단다. 미세먼지주의보는 경기도청 누리집 기후대기과에 손전화 번호를 적어 놓으면 문자로 알려주니 부모님들에게 정보를 전하라고 했다. 미세먼지주의보는 24시간 평균 35마이크로그램 이상일 때 발령한다. 우리나라 에너지는 원자력이 27프로, 화력발전소가 60프로, 재생에너지가 1.3-1.7프로라 다음 시간에 기후변화와 에너지 공부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나하나 적어가며 설명을 한 뒤 카드놀이로 음식마일리지 개념을 익히는데 아이들이 재미있게 빠져든다. 고장에서 난 음식 재료를 구해 먹는 것이 얼마나 큰 에너지 절약인지, 지구를 살리는 일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놀이다.
낮에 맑은샘회의는 낮은 학년과 높은 학년이 따로 하는 맑은샘회의다. 회의를 하다 화가 난 한 어린이가 회의 중간에 나가버렸는데 나중에 반성하고 사과하기로 했다. 높은 학년끼리 하는 맑은샘회의 두 번째 시간인데 하나 둘 회의 방법을 익혀가고 있다.
마침회를 하는데 채민이가 줄곧 미세먼지 농도를 봐달라고 한다. 야구동아리를 하는 날이라 못 가게 될까봐 걱정인 게다. 다행히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보통으로 바뀌었다고 알려주니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야단이다. 선생이 손목이 아파서 자꾸 만지고 있으니 정우와 민주가 하는 말이 재미있다.
“왼손을 써요. 우진이 형처럼 양 손을 쓰면 되죠.”
“한 달 동안 일을 하지 마세요.”
그런데 두 가지 다 그렇게 하기 어려우니 큰일이다. 승원어머니가 치료해주신 덕분에 그나마 좋아지고 있으니 다행이다. 큰 은혜를 입는다.
아이들에게 마을장터 알림을 자기 집 둘레에 붙여 달라 부탁하고 몇 장을 챙겨서 학교 앞 쪽에 붙이러 나왔다가 우연히 뵙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미안하고 늘 고마운 마음이었는데,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고 믿고 싶지 않은 일이 벌어진다. 마을에서 함께 살기 위해 애쓸 게 많은데 씁쓸하다. 더 귀 기울여 듣고 함께 살기 위해 애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