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는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허구를 가미해 재구성했습니다."
에피소드 5. [최면(催眠)
살인 - ⑧]
S# 37. 강력 1팀.
강력 팀장 박 형사. 대만 경찰에선 아직 연락 없고?
박 형사 매염옥 신상조회와 소재 파악 협조공문을 받았다는 회신 이후로,
우리가 요구한 범죄경력조회, 다른 인접국으로의 출입국 기록
조차 오지 않고 있습니다.
강력 팀장 아니, 범인을 잡아 달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소재 파악하고, 기록 좀 보내 달라는 건데 아직까지야?
박 형사 뉴스 보니깐, 이번
달에만
강도 4, 5의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하던데요?
지진 때문에 대만 경찰들이 바쁜 것 같기도
하고요.
강력 팀장 강도 4, 5의
지진은 대만에선 일 년에만 수 십 차례 일어나
이 사람아.
전화를 끊은 김 형사가 김 팀장에게,
김 형사 팀장님. 임진배 씨의 소유로 보이는 차량이
발견됐답니다.
강력 팀장 (정색을 하고) 그래? 어디서?
김 형사 서초구 하나 병원 주차장이랍니다.
갔다 오겠습니다.
강력 팀장 응. 그래
S# 38. 서초구 소재 하나 병원 야외 주차장.
감식 요원들이 먼지가 수북이 쌓인 차량을 감식 중이고, 약간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김 형사가 주차장 경비원을 만나고 있다.
김 형사 언제부터 이 차가 주차되어 있었어요?
경비원 아마 열흘 넘었을 겁니다.
10여 일 전에 비가 오고서, 보시다시피,
먼지가 잔뜩 쌓이도록 계속 주차되어 있길래
수상해서
경찰에 신고를 했으니깐요.
김 형사 혹시, 병원에 주차장 CCTV나 주차 관리대장 같은 건 없나요?
경비원 네. 저희 병원이 입원실이 있는 큰 병원도
아니고,
외래환자나 건강검진 방문객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병원이기 때문에
김 형사가 CCTV가 있을 만한 주변 건물들을 훑어 본다.
차량을 조사하던 감식요원이 다가온다.
감식 요원 운전석과 조수석 바닥에 흙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김 형사 임진배 씨, 발견 당시에도 구두에 소량의
흙이 묻어 있었잖아요?
감식 요원 예. 흙의 출처를 알면 살해 장소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 형사 그밖에 다른 건요?
감식 요원 차 안에서 지문 두 개와 머리카락 다섯 올 나왔어요.
김 형사의 눈빛이 반짝인다.
S# 39. 강력 1팀.
김 형사가 풀이 죽은 표정으로 들어 온다.
강력 팀장 감정 결과는 나왔어?
김 형사 예. 지문은 임진배 씨와 운전 기사의 것으로
나왔고요.
머리카락도 임진배, 저희가 조사한 여자들과 부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알리바이가 모두들 확실한.
강력 팀장 (낙담한 얼굴로)
다시 원점 이네.
박 형사 (걱정스런 눈빛으로)
임진배 씨가 활동하던 모든 모임, 출연했던 방송국 관계자,
심지어는 단골 술집 마담과 종업원들까지
수사 대상에 오를만한 사람들은 싸그리 수사
대상에 올렸는데도,
아무런 실마리도 나오지 않고 있어요.
강력 팀장 (맥 빠진 목소리로)
보통 이 정도로 수사하면 작은 실마리라도 잡히기
마련인데.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를 않으니.
박 형사 도무지 단서 하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강력 팀장 김 형사.
문진준 씨 아들, 지승 군에게 우유를 건넨 여자 CCTV는?
김 형사 예. 그게.
9살 아들 지승 군이 말한 것은 7층 다른 병실의 간호사가
환자 가족에게서 받은 음료수 중에 하나를
복도에서 놀고 있던 지승 군에게 준 것으로
판명됐고,
병원 보안 담당자 말로는 아마도,
CCTV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봐서는
CCTV가 설치되지 않은 비상 계단에서 전해준 것
같다고 말하는데다.
아이 엄마도 아이가 비상 계단에서도 자주 놀곤 했답니다.
강력 팀장 그래? 와~
미치겠다. 이거 참.
김 팀장이 돌아 앉아서, 한참을 조용히 생각 중이다가
의자를 돌려 유 형사에게
강력 팀장 유 형사. 현재로서는 교회 부목사가 가장
혐의점이 짙은 거 아니야?
유 형사 (김 팀장을 보며)
그렇다고 볼 수 있죠.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목격자나, 증인, 증거가
없으니 문제죠?
박 형사 유력한 용의자가 특정된 서태주
선교사 살인 사건은
그 용의자가 외국인이고 고국에 있고요.
강력 팀장 그러니까. 지금부터 다른 증거와 증인들을
찾아야지.
수사 초기에 우리가 수사방향을 엉뚱한 곳에
집중하는 바람에.
개인간의 원한이나 금전관계와 연결 지어서 파고들었으니.
유 형사 (김 팀장을 보며)
팀장님. 처음에는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죠.
김 형사 하지만, 교회에서 이렇게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가면 아예 만나주지 않고 있잖아요?
강력 팀장 음~
김 팀장이 한동안 골똘히 생각하다가,
강력 팀장 지금 우리 모습이 마치 전투에 진 패잔병 같은 모습인 거 같지
않아?
자자, 아직 전쟁은 안 끝났어.
네 건을 한번 정리를 해 보자고.
내가 우선,
임진배 건부터 개요와 문제점을 설명하고.
유 형사가 진오성을, 박 형사가 문진준을, 그리고 김형사가 서태주를
각각 이야기 하자고. 오케이?
팀원 일동 예.
강력 팀장 공인 회계사이자 교회 감사.
임진배.
51세, 반포대교에서
여행가방 속에 넣어진 시체로 발견됐고
사인은 후두부 가격에 의한 뇌출혈,
2남1녀의
본부인, 1남2녀 내연녀 그리고 다수의 여성과 불륜 관계.
사찰 집사와 운전 기사 진술에 의하면
교회 30대
여신도와도 불륜.
유 형사 부인이나 내연녀, 의류 도매상 최옥희, 선진 공업사 대표 이지순,
거래 기업처 관계자 등 모두 혐의점을 발견
할 수 없습니다.
박 형사 임진배 씨가 죽기 얼마 전에 3천 만원 빌려 달라고 했던
10년째 차를 운전한 추진국 역시,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고
알리바이도 있습니다.
강력 팀장 더 나온 것 있어?
박 형사 임진배 씨의 차량에서도 단서로 나온 것이 없습니다.
강력 팀장 오케이. 임진배는 패스.
유 형사가 진오성 파일을 열며,
유 형사 남동은행 지점장, 교회 재정 위원장인 진오성.
2년 전부터 매일 새벽에 우면산에 올랐고
살해 당시에도 약수를 뜨러 가다가 등산로에서
살해 당했습니다.
부인은 54세로
교회 권사. 신앙심이 독실한 신자
아이는 1남1녀. 아들은 고등학생, 딸이
초등생.
진오성 씨 명의로 9억 상당의 생명보험이 들어 있지만,
이웃들의 말에 의하면, 화목한 가정이고 이미 8년 전에 들어둔 것이라서
남편 살인과의 연관성은 없어 보입니다.
부인은 남자 관계도 깨끗하고요.
특이한 점은 속옷에서 미량의 정액이 검출된
점으로 미루어
남 몰래 관계를 가진 여성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새벽이라 목격자는 없습니다
유 형사가 진오성 건을 마치자, 박 형사가 문진준 파일을 펼친다.
박 형사 세 번째 피해자.
식자재 납품업자이고 교회 재정 간사인 문진준.
교통사고로 입원 중에 청산가리에 의한 중독사망.
부인은 34세. 교회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 중이며
이웃들 말에 의하면 새벽 기도는 물론 성경
공부도
열심히 나가는 집사라고 합니다.
슬하에 자녀는 아들 하나.
문진준 씨를 살해한
독이 든 우유를 아이에게 건넨 20대 여성의 몽타주를 만들어
주위에 배포하였으나 아직까지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성을
봤다는 제보는 없는 상황입니다.
김 형사 마지막으로,
‘비나
교회’ 전도사 서태주입니다.
유력한 용의자인 대만 여성 매염옥 씨에 대해
살해 동기는 물론 자세한 신상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한국과 대만이 1992년 8월 외교 관계가 단절된 이후,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 되어 있지 않아
신병 확보는 더욱 요원한 상태입니다.
강력 팀장 이 건은 조금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고.
다시, 강력 1팀원들 모두 힘들어 하는 표정으로
앉아있다.
박 형사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푸념하며)
팀장님. 제가 불교 신자만 아니어도,
비나 교회에 매주 일요일마다 나갈 텐데요
강력 팀장 (박 형사의 말을 듣고 크게 웃기 시작한다)
하 하 하
박 형사 (어안이 벙벙하다는 표정으로)
팀장님. 갑자기 왜 웃으세요?
유 형사 아이고, 이 친구 자기가 무슨 말을 한 줄도 모르나 보네?
박 형사 제가 무슨 말을 했는데요?
김 형사 박 형사님이 방금 정답은 아니지만, 해답을 내놓았어요!
박 형사 그래?
내가?
하 하 하
강력 1팀원 전원이 크게 웃는다.
S# 40. 비나 교회.
장 순경과 김 순경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