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801]퇴계이황 시조-雷霆이 破山하야도
원문= 退溪 李 滉 先生(퇴계 이 황 선생) 陶山十二曲(도산 12곡) ―8곡
뇌정(雷霆)이 파산(破山)하야도 농자(聾者)는 몯 듣나니
백일이 중천하야도 고자(瞽者)는 못 보나니
우리는 이목총명남자로 농고(聾瞽)갇디 마로리.
雷霆이 破山하야도 - 이 황
[원본]
雷霆이 破山하야도 聾者는 못듯나니
白日이 中天하야도 瞽者난 못보나니
우리난 耳目聰明男子로 聾瞽갇디 마로리.
雷霆뇌정= 번개가 친 다음에 하늘에 크게 울리는 소리.
대기 중의 방전 현상(放電現象)으로 생긴다.
천둥과 벼락이 크게 침. 또는 그런 천둥과 벼락.
原語=뇌정벽력[ 雷-우레 뢰, 霆-천둥소리,번개 정. 霹-벼락 벽. 靂벼락 력]
破山파산=산을 깨뜨리다. 破=깨뜨릴 파,
聾者롱자= 귀가먹어서듣지못하는사람, 聾=귀머거리 롱.
白日백일= 구름이 끼지 않은 맑은 날의 밝게 빛나는 해.
中天중천= 하늘의 한복판.
瞽者고자= 눈이멀어보지못하는사람. 瞽=소경 고.
耳目이목=귀와 눈.
聰明총명=영리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재주가 있음
男子남자= 남성의 성(性)을 지닌 사람.
聾瞽농고= 귀머거리와 장님
[역본]
벼락이 산을 깨도 귀머거리 못 듣느니
태양이 밝게 떠도 눈 먼 사람 못 보느니
우리는 눈귀 밝은 사내로 그들처럼 않으리.
[감상]
이황(李滉 1501~ 1570)은 조선 전기의 학자이자 문신이다.
자(字)는 ‘경호’(景浩)이고 호(號)는 ‘퇴계’(退溪) 또는
‘퇴도’(退陶) 및 ‘도수’(陶搜)이다.
1534년 문과에 급제한 후에 여러 벼슬을 거치고 1546년 양진암에서
독서에 전념하였는데 이 때에 ‘퇴계’라는 별호를 사용하였다.
1561년 도산서당을 지었고 1568년 판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569년 사직 상소를 올리고 낙향하였다고 한다.
시호는 문순(文純)이다.
이하- [시조시인 김 재황님 글]
초장을 본다. ‘뇌정’은 ‘우렛소리’이고, ‘파산’은 ‘산을 깨뜨림’이며,
‘농자’는 ‘귀 먹은 사람’으로 ‘귀머거리’를 가리킨다.
아무리 큰 소리가 나도 귀를 먹었으니 들을 수가 없다.
중장으로 간다. ‘백일’은 ‘밝은태양’이고,
‘중천’은 ‘하늘 높이 뜸’이며,
‘고자’는 ‘눈 먼 사람’으로 ‘장님’을 말한다.
아무리 밝은 세상이라고 해도 눈이 먼 사람은 볼 수가 없다.
종장으로 간다. ‘이목총명남자’는 ‘눈귀 밝은 사내’이고,
‘농고’는 ‘귀머거리와 장님’을 가리킨다.
나는 귀머거리와 장님을 ‘그들’이라고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