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박인선 (사)반딧불이 교장
처인구 이동면 닭한마리칼국수(대표 이진규)
▲ 봉사의 달인들이 함께했다. 좌로부터 박인선 교장 이진규 대표 박장기 쌤스 대표 겸 태권도과학연구소장 임창원 영보정신요양원 사무국장
깊은 '육수의 맛'
이열 치열 '시원'
맛 . 건강 일거양득
이진규 대표 봉사단 단원 합류 기념
박 교장, 식당찾아 회식- 첫 맛 감탄
색다른 맛 위해 소스조제. . . 즐거움
지친일상 속 원기 충전 최고의 음식
‘명사들의 단골집’ 열두 번째는 박인선 (사)반딧불이 교장이 처인구 이동면 천리농협하나로마트 맞은편에 위치한 샘골닭한마리칼국수(대표 이진규)를 소개했다.
4년 전, 반딧불이봉사단(단장 이용택)이 발족했다. 이들은 개강을 비롯해 체육대회나 문화예술제 등 장애·비장애가 하나 된다는 반딧불이의 근본적 상생의 뜻을 살려 행사 때마다 작으나마 봉사에 앞장서는 것이 목적이었다. 여기에 일일찻집 바자회 등의 계획과 실천으로 실질적인 도움의 목적도 담았다. 이들은 무엇보다 당시 학교의 어려움을 알리고 건립자금을 모으는 것을 봉사단 발족의 주된 목적으로 삼았다.
박인선 교장은 이들의 뜻이 무척 고마웠고 성격상 그 고마움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 마침 샘골닭한마리칼국수 이진규 대표도 봉사단원에 합류했기에 발족 기념으로 이 대표의 식당에서 봉사단 첫 회식을 갖게 됐다.
처음에는 닭 한 마리를 백숙으로 먹고 그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끓여 먹는... 이집 상호가 의미하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생각의 요리이겠거니 생각하고 찾아왔다.
이진규 대표가 알려주는 순서대로 먹다보니 박 교장이 미리 짐작했었던 생각은 너무 단순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 느낌은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 특히 이용택 봉사단장은 지금도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찾아와서 그때 첫 맛의 느낌을 만끽하고 있다.
처음 토종닭에 익숙한 시골어르신들은 이집 닭 맛에 별다른 감흥을 갖지 못했다. 깊은 맛을 느낄 새도 없이 평소대로 닭이 뜨거워지자마자 먹고 일어났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닭발, 무, 대파, 고추 등 15가지 재료로 5시간 30분 이상을 푹 끓여낸 육수의 평범한 재료만으로 기막힌 맛을 우려낸 이집의 비법을 무시하는 행동이었다. 특히 각각 4가지 이상의 재료로 제조한 간장소스, 다대기, 겨자소스와 다진 마늘을 손님이 직접 순서대로 배합해서 채를 썬 양배추를 곁들여야 제 맛인데 이런 정성이 귀찮았을까? 가끔 안타까운 마음에 주인이 직접 제조해주는 배려도 보여줬다. 손님들은 차츰 색다른 그 맛에 반하기 시작했고 조제하는 즐거움도 느끼기 시작했다.
▲ 다대기와 다진마늘, 간장소스가 함께 준비됐다
▲ 채썬양배추 부추 물김치 등 간단한 재료들이 오묘한 맛을 자랑한다
이젠 식당근처의 단골들은 안다. 그들 입에서 시작한 입소문이 꼬리를 물었고 오픈한지 4년여 지난 지금은 그 참맛을 느끼려 한참 멀다고 느껴지는 곳에서도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 오죽하면 단골들은 031-334-9833으로 전화해서 지금 가면 자리가 있는지 확인까지 한다.
박인선 교장은 평소 넓은 마음과 부드러운 미소로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에게까지 정평이 나있다. 하지만 “내가 나를 아끼고 사랑해야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남들도 나를 사랑한다.” 이런 내용의 철학만큼은 불변이다. 옹고집이라고 불릴 만큼 철저하다.
그는 “모든 일에 직접 나서야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일을 맡고 있다 보니 옆에서 본 내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며 “언제부턴가 나 자신에게 선물로 위로하고 내가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하며 힘내라고 격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예쁜 연필, 맛있는 커피 한 잔, 아름다운 휴식 등... 하지만 요즘처럼 몸이 무거울 땐 보양식도 마다 않는다.
그는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좋은 음식이 독이 될 수 있고 하찮은 음식이 보양식이 될 수도 있다”며 “맛과 영양을 골고루 갖춘 닭한마리칼국수는 나에겐 언제나 보양식임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동행하는 지인들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으니 이젠 먹고 싶을 때 “이 사람이 좋아하려나?”라는 두려움도 없어졌다. 주저 없이 전화해서 이곳을 안내하게 됐다. 닭 한 마리에 칼국수 또는 닭죽까지... 혼자 먹기엔 다소 많다는 생각에 최소 4인이 모여야 갔지만 요즘은 다르다. 먹고 싶을 땐 지인들을 초청하거나 가족을 동반해서라도 와야 할 정도로 맛에 푹 빠졌다.
박 교장은 맛과 원기회복은 기본이고 이집에 열광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이진규 대표의 지역사회에 대한 남다른 사랑이 자신이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너무나 비슷하기에 동병상련이랄까? 박 교장의 발길을 끄는 이유다. 취재를 요청받은 날도 둘이 가기엔 양이 많다며 전화로 모신 이들이 봉사의 달인들이었다. 이날 이 대표도 좋은 자리라며 기꺼이 함께했다.
심부름꾼이라 자처하며 동네 이장을 맡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봉사한 세월이 10여년... 지칠 때도 됐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물론 지역의 요양시설, 장애인시설 등 관계자들은 칭찬일색이다. 토박이라는 장점을 살리고 발로 뛰며 봉사하다보니 가려운 곳을 정확히 안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어떻게 든 풀어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평이다.
어르신들은 “지역 일로 바쁘게 뛰는 것이 자신의 앞가림보다 앞서 있다”며 “그 모습이 안타깝긴 하지만 이만한 지역의 일꾼이 없기에 그의 이장 임기는 무한정일 수밖에”라고 말했다.
지역에서의 바쁜 봉사활동을 인정받아 지금은 한국농업경영인 용인시연합회장으로 발탁됐다. 닭한마리칼국수를 운영하며 실제 어려운 식당운영을 도맡게 된 가족들에게는 항상 미안함뿐이다.
이진규 대표는 “마음은 순한 양이지만 얼굴 표정이나 날카로운 눈빛은 처음 대하면 선뜻 말 붙이기 꺼려하는 호랑이상이라 항상 웃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 중”이라며 “황송하게도 지역 어르신들의 인정까지 받게 된 지금 맡은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