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마친 분데스리가는 겨울 휴식기이다. 물론 겨울 휴식기라고 했지만 지금쯤이면 각 팀선수들은 휴가를 마치고 후반기를 위한 동계훈련을 시작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전반기에는 샬케04가 선두를 유지한 채 끝을 맺었었다.[사진1:골을 넣고 기뻐하는 뵈메]
에베 산과 에밀 음펜자는 샬케의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많은 골과 어시스트를 기록, 많은 명성을 쌓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샬케는 안정된 수비라인과 묄러의 안정된 경기조율과 함께 좌우 윙플레이어들의 활약도 눈부셨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좌측 사이드를 책임졌던 외륵 뵈메의 뛰어난 플레이없이는 리그 수위와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26살의 뵈메는 과거, 다소 콘트롤하기 어려운, 규율상에 문제점을 지닌 선수였었다. 그러나 샬케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난 시즌 형편없는 득점력에서 시즌 최다득점이라는 성적을 이끌기도 했다. 도르트문트, 베를린에게 거두었던 4 대 0 경기들은 아마도 이번 시즌 샬케의 환상적인 플레이의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뵈메는 그다지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지 못했으며 특히 자제력 부족으로 경기중 많은 경고와 퇴장을 당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여러 클럽을 옮겨다녀야 했고 많은 감독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축구 인생은 분데스리가 2부리그인 칼 차이스 예나에서 시작해서 뉘른베르크, 프랑크푸르트, 1860 뮌헨, 아르미니아 빌레펠트등을 거쳤다. 지난 해 여름 샬케의 감독 쉬테벤스는 그를 영입했고 쉬테벤스의 지도아래 그는 차차 변하기 시작해서 숱한 반항과 침체의 늪에서 헤쳐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독일컵 8강 마크데부르크와의 경기를 앞두고 뵈메는 아마도 내인생 처음으로 적합한 클럽을 선택한 것 같다고 인터뷰한 후 경기에 들어가 결승골을 성공시키며 샬케를 4강에 올려놓기도 했다. 뵈메는 전 동독 축구전문교육기관의 산물이기도 하다. 그의 뛰어난 재능은 당시 동독클럽중 명문이었던 칼 차이스 예나의 스카우트들에게 발탁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성격상 문제로 공산당의 정부기관과 여러차례 충돌을 일으켰으며 정형화되고 규율적인 시스템하에서 적응하지 못했다.
이런 그에게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통독은 매우 의미있는 사건으로 다가왔었다. 독일 일간지인 쥐트도이췌 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 뵈메는 " 놀랍게도 상점에는 많은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돈을 가지고 있지 못했으며 그당시 난 나의 행동의 결과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라고 말했다. 뵈메는 바에서 술을 마시며 인생을 허비했으며 나쁜 무리속에 끼여 있었다.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를 잃었으며 친구에 빚진 사람을 폭행한 혐의로 6개월을 보호관찰을 받기도 했었다. 뵈메는 아들 에릭을 낳은 이후 다시는 이런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최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부동산문제에 대해 자신의 관련성을 부인하기도 했다.[사진2:슈팅을 날리는 뵈메]
"나는 아사우어가 이런 나의 과거를 믿지 않은 것이 기뻤다. 디렉터와 감독 모두 나의 능력을 믿어주었으며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내 인생 처음 나의 능력을 깍아내리지 않고 시스템속에 나를 가두어 두려하지 않는 감독을 만나게 되었던 것이다." 아사우어는 "그는 미쳤다. 그러나 매우 긍정적이며 진정한 개성을 가진, 우리가 필요로 했던 선수이다."라는 말로 지금은 헐값인 80만 달러에 문제의 선수를 영입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뵈메는 지난 몇 달간, 여지껏 자신이 축구인생을 살아오면서 받았던 것보다 많은 명성을 획득했다. 멋진 프리킥, 각이 없는 슈팅, 거리를 가리지 않는 슈팅으로 득점하면서 샬케를 리그 수위를 끌어올렸고 40여년만을 리그 우승이라는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의 뛰어난 활약은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있는 찬스를 만들고 있으며 아마도 2월에 있을 월드컵, 유럽 챔피언인 프랑스와의 친선경기가 데뷔무대가 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