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무늬(구 해리) 보호자입니다.
카페 글로 처음 인사드립니다.
무늬는 지난 22년 12월 26일에 저희 집에 왔습니다. 이전부터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었는데 포인핸드에서 입양공고를 보고 한눈에 반해서 포해피니스에 직접 가보고 입양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당시 사니랑 같은 방에 있었는데, 한시간 내내 사냥막대에서 눈을 떼질 않던 무늬가 아직도 기억납니다.
사니는 너무도 개냥이라 들어가자마자 몸 부비구 반겨주는데 무늬는 경계가 가득해서 1m 안으로 들어오질 않았어서... 쉽지 않겠구나, 했는데 그 와중에도 시선은 사냥막대만 졸졸 쫓았었어요.
그리고 지금도 한시간동안 미친듯이 막대기를 쫓아 뜁니다. 제일 좋아하는 막대기 털이 너덜너덜거리는데도 다른 새 막대기보다 훨씬 잘 쫓아요.
우선 이제나마 이동봉사해주셨던 두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거리가 적지 않고 평일 저녁이어서 많이 막혔었는데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ㅜㅜ!
처음 온 날부터 한 이틀간은 숨어다니기 바빴던거같아요. 처음엔 보이는 구석이 컴퓨터책상 밑밖에 없었던지 거기서 숨었는데, 훤히 드러나보이는 자리가 불안했는지 다음날엔 티비책상 밑으로 숨었었어요. 낮에는 경계하느라 워낙 조용하고 애가 털이 까만데 등으로만 보이게 숨어버리니까 도통 보이질 않아서 애가 살아있는지 괜찮은건지 맘졸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날 온 후 3일간 밤에는 사니찾아서 엄청 울었었어요... 새벽에 깨는건 상관없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ㅜㅜ 딱 3일 지나고 나서부턴 밤에 울지 않고 집에 적응하기로 마음 먹은건지 열심히 관찰하기 시작하던...
당시에 침대 밑 청소가 불가능한 각도이고 먼지가 넘 많은 곳이라 눈꼽이 잘 껴서 걱정했던 기억이 있네요...
근데 눈꼽은 지금도 잘 낍니다. 청소를 매일해도 그러는걸 보니 그냥 체질인가 싶고...
집사가 그러거나 말거나 인간 못들어오고 시선 안닿고 대평같이 넓은 자기 공간 생겨서 좋아보였던 무늬...
그렇게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잘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밥이랑 화장실은 초반부터 잘 먹고 잘 가더라구요. 매우 건사료러버라... 친구가 애 입맛 테스트 해보라고 6종 넘는 사료를 조금씩 보내줬는데 정말 가림없이 아무거나 다 잘먹어요ㅋㅋㅋ
지금은 여기로 거처를 옮겼네요. 뜨끈하고 푹신한 침대 최고.
생각보다 배 만져주는거 좋아합니다... 물론 아무때나는 안되고 무늬가 원할때만.^^.....
지금은 애교도 많이 늘어서... 사료 푸러 갈 때면 옆에서 냥냥거리면서 머리 콩 해주고, 컴퓨터로 뭐 하고 있으면 쓰다듬어달라고 옆에서 냥냥거리고, 저녁되면 사냥놀이하자고 냥냥해요. 지금은 이불 속에서 뜨끈하게 주무시고 계시네요ㅎㅎ
저는 동물 자체를 인생 살면서 처음 키우는거라 공부하면서도 아직 모르는게 많은데, 친구들이 반려동물인이 많기도 하고 10년 집사경력 친구들도 몇 있어서 도움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들 저희집 놀러올 때마다 여기 완전 고양이집됐다고 그러는데 전 지금 있는 캣폴이랑 캣타워 등등이 없었을 때 뭐가 있었는지 기억도 안나요ㅋㅋㅋ 이 방이 이렇게 컸던가...
4개월이 되지 않는 이 기간동안 무탈하기만 했던건 아닙니다... 큰 해프닝이 한번 있었어요.
제가 정말 아무생각없이 계란판끈(매우 얇은 비닐재질)을 상 위에 두고 요리를 하는데, 뒤에서 잘근잘근 소리가 나서 놀라가지고 뒤돌아보니까 애가 긴 끈을 끊어서 조물조물 씹고있더라구요. 너무 놀라서 잠깐 멍때리고 보다가 그거 먹으면 안된다고 소리질렀는데... 집사분들은 아실겁니다. 하면 안된다고 소리지르면 더 하는거. 진짜 땡그랗게 저 쳐다보면서 념념념념하더라구요. 못먹게 하려고 다가가는데 (저는 아직도 애를 들어올리지 못합니다)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서 침대밑으로 들어가더니 저를 또렷하게 쳐다보면서... 념념념념....
진짜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그대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애 하는 모양을 구경하는데 그냥 멀쩡히 나와서 돌아다니는거에요. 뭐지. 비닐이 먹어도 소화가 되던가. 인터넷 검색해보니까 그럴리는 전혀 없고 바로 병원을 가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직도 쟤를 못 들어올립니다. 기색만 보여도 쇼록 빠져나가요. 다급하게 가까이 사는 경력집사친구한테 연락하고 애를 켄넬에 넣기 위해서... 방을 다 뒤집었어요. 쇼파침대 밑에 들어가면 빼낼 수가 없어서 쇼파침대를 전부 뒤집고... 연락받은 친구가 보자마자 바로 달려와줘서 제가 몰고 친구가 잡아서 켄넬안에 넣었습니다. 친구 손 솜씨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저는 1시간동안 고생한걸 10분만에 잡아서 넣었습니다...
그렇게 채히님이 주고 가신 후 한번도 못 쓴 켄넬을 처음 써봤어요. 처음엔 근처의 동물병원을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설명 들어보시곤 긴 비닐이라면 큰 병원을 가보시는게 나을거래서 바로 택시타고 좀 더 멀리있는 큰 병원을 갔습니다. 근데 아무래도 비닐이다 보니 거기서도 엑스레이를 찍어도 발견하기 힘들거라고 하시더라구요... 일단 찍어보고 진정제(구토유발제, 부작용 구토확률 50%) 놓고 집에 돌아오는데 애가 약발이 너무 잘받아서ㅠㅠ 토를 안하더라구요. 무늬는 털도 헤어볼로 뱉지 않고 똥으로 나오는 효녀소리 듣는 고양이니까 비닐도 똥으로 싸주길 기대하며 3일을 똥을 뒤적였는데 아무리 똥을 쑤셔봐도 안보이는거에요. 이쯤되니 얘는 비닐도 소화하는 강철위장인게 아닐까. 대체 왜 안 나올까. 머리 싸매고 있었는데...
먹은(안먹은) 직후 침대 밑에 청소했을땐 안보였던 비닐이 침대 밑에서 발견됐어요... 보이십니까. 저 잘근잘근 씹은 흔적이.
진짜 똥고양이... 갈 필요가 없었던 병원을 방안 다 뒤집어가며 다녀왔습니다. 그냥 다행이지 싶더라구요. 덕분에 큰 교훈도 얻고...그 뒤론 그냥 애가 뭐 잘근거릴만한 무언가들이 생기면 바로 버리는 버릇이 생겼네요...^^;;
사실 저게 저렇게 길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머리를 쥐어뜯진 않았을텐데... 길어서 못먹은건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요래조래..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애기 키운다는게 다 그런거겠죠... 전국의 엄마아빠반려인들 파이팅.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보내고 있어요. 자기 털때문에 재채기하는걸 봐도 웃기고. 침대에서 뒤로 슬금슬금 움직이다 발라당 떨어지는걸 봐도 웃기고. 그루밍하는 털결 떡지는거 봐도 웃기고.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ㅎㅎ!
첫댓글 아니 직접 와주셨네요!!!😆😆😆😆 무늬 이야기 넘 재밌어요🤣🤣🤣 은근슬쩍 사고쳤넴...!
참고로 애들이 먹을 것 같지만 씹고맛보고 장난만치고 웬만하면 뱉어요...! ㅎㅎㅎ 돈 많이 쓰셨겠어요...ㅠㅠ
무늬 🧡🧡 뇸뇸뇸뇸 뭔가 무늬 표정 상상돼요ㅋㅋㅋ 소식 너무 감사해요!! 이세상 모든 초보집사 화이팅!!!
쳐다보면서 놈뇸뇸 하는거 진짜 ㅋㅋㅋ 상상하니까 진짜 공포,,🤣 고생하셨어요 그래도 즐겁고 행복해보여요❤️❤️ 무늬네 소식 넘 궁금했는데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눈꼽이 잘끼는건 귀찮아서 그루밍을 안한걸수도 있어요! 걱정하지마세요!
뇸뇸뇸뇸 너무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
어이쿠 뇸뇸뇸 넘 놀라셨을거 같은데 비닐끈 발견하셨을 때의 허무함이 상상되기도 하고 😭😂 휘몰아치는 하루를 보내셨겠어요 🥺
그나저나 몰랐는데 무늬 옆구리에 하트를 품고 있었네요!!! 😍😍
소식 넘 감사합니다 🩵
무늬야 앞으로는 비닐 먹지말고 잘 지내야 한다~!
4개월만에 곁으로 다가오는 냥냥이가 되었네요😍 비닐 씹었을땐 깜짝 놀라셨겠지만 무늬는 먹을걸 구분할 줄 아는(?) 똑똑한 냥이라는게 밝혀졌네요 ㅎㅎ
소식 궁금했는데 와 주셔서 감사해요~
비닐스토리 넘나 쫄리면서 읽었네요...!!ㅋㅋㅋ 안 먹었다니 다행이다싶으면서도 보호자님 얼마나 놀라셨고 얼마나 허탈하셨을지ㅠㅠㅋㅋㅋ 지금은 침대 점령하고 편ㅡ안하게 지내는거같아 넘넘 보기 좋습니다!!
많이 놀라셨겠지만 그래두 해프닝으로 끝나 정말 다행이예요 글을 넘 잘쓰셔서 저두 쫄리면서 읽었어요!!ㅋㅋㅋ 무늬 넘 행복하고 안정되어 보여요 소식 감사합니다💜
한편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었어요
기승전결이 너무 완벽했습니다👍
해피엔딩이어서 더 좋아요... ㅎㅎ
놀라면 더 주변상황이 안보이는것같아요 흑흑
같이 지내다 떨어져 걱정인 부분이 있었는데 잘지내는것같아 너무 기뻐요ㅠㅠ
검은고양이에 성묘가 되어, 입양가지 못하는것인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ㅠㅠ
그럼에도 이런걸 보면 묘연은 역시 있는가! 생각이 들어요ㅎㅎ
무늬랑 앞으로도 행복하시길 바래요❤️
으악ㅜㅜ무늬 너무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기뻐요! 끈 사건 너무 놀라셨겠어요ㅜㅜ저도 사니 키우면서 강제 청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바닥이든 식탁이든 뭘 둘 수가 없어요ㅎㅎㅎㅎㅎ 즈히집 6.5키로 거대한 고양이..사니에게도 너의 남매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주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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