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기도)
주님,
오늘도 주님과 교제할 수 있는 새 날을 열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묵상 속에서, 귀로 듣는 말씀 속에서, 가까운 이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늘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하시고 또 순종할 수 있는 마음이 되게 하옵소서.
말씀 앞에 나아갑니다.
십자가 보혈을 의지합니다.
정결한 마음으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성령님, 인도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본문)
12. 넬의 아들 아브넬과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신복들은 마하나임에서 나와 기브온에 이르고
13. 스루야의 아들 요압과 다윗의 신복들도 나와 기브온 못 가에서 그들을 만나 함께 앉으니 이는 못 이쪽이요 그는 못 저쪽이라
14. 아브넬이 요압에게 이르되 원하건대 청년들에게 일어나서 우리 앞에서 겨루게 하자 요압이 이르되 일어나게 하자 하매
15. 그들이 일어나 그 수대로 나아가니 베냐민과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편에 열두 명이요 다윗의 신복 중에 열두 명이라
16. 각기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칼로 상대방의 옆구리를 찌르매 일제히 쓰러진지라 그러므로 그 곳을 헬갓 핫수림이라 일컬었으며 기브온에 있더라
17. 그 날에 싸움이 심히 맹렬하더니 아브넬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윗의 신복들 앞에서 패하니라
18. 그 곳에 스루야의 세 아들 요압과 아비새와 아사헬이 있었는데 아사헬의 발은 들노루 같이 빠르더라
19. 아사헬이 아브넬을 쫓아 달려가되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아브넬의 뒤를 쫓으니
20. 아브넬이 뒤를 돌아보며 이르되 아사헬아 너냐 대답하되 나로라
21. 아브넬이 그에게 이르되 너는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가서 청년 하나를 붙잡아 그의 군복을 빼앗으라 하되 아사헬이 그렇게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그의 뒤를 쫓으매
22. 아브넬이 다시 아사헬에게 이르되 너는 나 쫓기를 그치라 내가 너를 쳐서 땅에 엎드러지게 할 까닭이 무엇이냐 그렇게 하면 내가 어떻게 네 형 요압을 대면하겠느냐 하되
23. 그가 물러가기를 거절하매 아브넬이 창 뒤 끝으로 그의 배를 찌르니 창이 그의 등을 꿰뚫고 나간지라 곧 그 곳에 엎드러져 죽으매 아사헬이 엎드러져 죽은 곳에 이르는 자마다 머물러 섰더라
24. 요압과 아비새가 아브넬의 뒤를 쫓아 기브온 거친 땅의 길 가 기아 맞은쪽 암마 산에 이를 때에 해가 졌고
25. 베냐민 족속은 함께 모여 아브넬을 따라 한 무리를 이루고 작은 산 꼭대기에 섰더라
26. 아브넬이 요압에게 외쳐 이르되 칼이 영원히 사람을 상하겠느냐 마침내 참혹한 일이 생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네가 언제 무리에게 그의 형제 쫓기를 그치라 명령하겠느냐
27. 요압이 이르되 하나님이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네가 말하지 아니하였더면 무리가 아침에 각각 다 돌아갔을 것이요 그의 형제를 쫓지 아니하였으리라 하고
28. 요압이 나팔을 불매 온 무리가 머물러 서고 다시는 이스라엘을 쫓아가지 아니하고 다시는 싸우지도 아니하니라
29. 아브넬과 그의 부하들이 밤새도록 걸어서 아라바를 지나 요단을 건너 비드론 온 땅을 지나 마하나임에 이르니라
30. 요압이 아브넬 쫓기를 그치고 돌아와 무리를 다 모으니 다윗의 신복 중에 열아홉 명과 아사헬이 없어졌으나
31. 다윗의 신복들이 베냐민과 아브넬에게 속한 자들을 쳐서 삼백육십 명을 죽였더라
32. 무리가 아사헬을 들어올려 베들레헴에 있는 그의 조상 묘에 장사하고 요압과 그의 부하들이 밤새도록 걸어서 헤브론에 이른 때에 날이 밝았더라
(본문 주해)
12~17절 : 하나님이 다윗을 왕으로 세우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울의 군대 장관 아브넬이 이스보셋을 허수아비 왕으로 세운다. 그런 후에 그는 다윗 왕가를 몰락시켜서 자신이 통일 왕국의 왕이 되고자 하는 야망을 가진 자이다.
전쟁을 하기 위해 아브넬이 당시 가장 전략적 요충지인 기브온으로 나아오니, 요압과 다윗의 신복들도 기브온 못가에 대치한다.
전면전 이전에 각 진영에서 12명씩 대표를 뽑아서 싸움에 임하는데, 서로 머리를 마주 잡고 죽을 때까지 단검으로 찌르는 것이었다. 이는 힘을 겨루어 보고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출전한 사람은 모두가 죽는 무식한 전투였다.
그러자 전우의 피를 본 군사들은 곧 맹렬한 전쟁에 돌입한다.
이 치열한 전투 끝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윗의 신복들 앞에서 패하게 된다.
18~23절 : 쫓기는 아브넬을 아사헬이 추격한다.
아사헬은 발은 빠르지만 군대 대장이었던 아브넬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브넬만 잡으면 이 전투가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잘 아는 아사헬이 욕심을 부러 아브넬을 추격하지만 도리어 아브넬의 창에 죽고 만다. 아사헬은 아브넬로부터 두 번에 걸쳐 추격을 그만두라는 충고를 무시하다가 죽게 된 것이다.
이 일로 인해 아브넬은, 동생의 복수를 하고자 앙심을 품은 요압에게 후에 죽임을 당한다.
24~32절 : 요압이 계속 추격하여 저녁때가 되었다.
“이때 아브넬이 요압에게 외쳤다. '우리가 계속 칼로 서로를 죽여야 하느냐? 너는 어째서 비참한 결과를 내다 보지 못하느냐? 우리는 다 같은 동족이다. 네가 언제나 네 부하들에게 우리를 더 이상 추격하지 말라고 명령하겠느냐?'
그때 요압이 대답하였다. '내가 살아 계신 하나님 앞에서 맹세하지만 네가 싸움을 거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아침에 벌써 돌아갔을 것이다.'”(26~27절)
아브넬과 요압은 서로 휴전을 한다.
아브넬은 마하나임으로 돌아가고, 요압은 동생 아사헬의 장사를 치르고 헤브론으로 돌아간다.
전투의 결과, 다윗의 신복은 20명이 죽었고 아브넬에 속한 자는 360명이 죽었다.
(나의 묵상)
이미 사울 왕국의 시대가 끝났다.
그러나 아브넬은 이스보셋을 허수아비 왕으로 세우고 나라의 권력을 가지길 원했다.
그런데 그는 하나님께서 다윗을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셨다는 것을 알고 있는 자이다.
그렇다면 그는 이스라엘 나라를 다윗에게로 돌리도록 힘써야 할 자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권력에 대한 야욕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계속 자기 길을 가다가 멸망하는 자가 되고 만다.
그런 야망과 욕심은 다윗의 사람인 아사헬에게서도 볼 수 있다.
군장인 아브넬을 잡음으로 이름을 내고 싶었던 욕심 때문에 결국 자신이 죽고 만다.
아브넬의 삶은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다가 결국 망해 버리는 자의 삶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뜻을 알면서도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죄를 그대로 가지고는 하나님을 뜻을 알지도, 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브넬은, 다윗을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시는 하나님의 뜻을 감지했지만, 자신의 권력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했다. 그러니 하나님의 뜻대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입으로는 얼마나 많이, 자주 하나님의 뜻을 운운하는가? 그렇지만 마음에 자신의 뜻이 가득한 채로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다고 한다면 하나님께서 말씀해 주실 리도 없고, 어떻게 해서 하나님의 뜻을 감지했다고 해도 그 야망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대로 살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복음을 몰랐을 때 나는 나의 뜻이 다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영생을 주시기 위해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하나님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러기에 믿음을 이 땅에서 고상한 모습으로, 형통한 삶을 사는 방법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내게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일은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므로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내가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대로 쓰임 받는 자로 살기를 진심으로 원하기에 한 가지 소원을 주님께 아뢴다.
그것은 십자가에 연합되는 일이다.
십자가에 연합됨으로 나의 뜻과 야망이 죽지 않으면, 아무리 ‘하나님의 뜻’을 외쳐도 공허한 메아리일 뿐.....하나님의 뜻을 알 수도 없고..... 알 수 없으니 살 수도 없다.
오늘도 아브넬의 야망을 닮은 나의 생각과 뜻을 십자가에 못박기를 원한다.
다윗의 사람이라도 공명심이 앞선 아사헬을 보며, 아사헬 못지 않는 자기의에 사로잡히는 내 마음을 십자가에 못박는다.
(묵상 기도)
주님,
이 땅에 붙은 마음은
이를 악물어도, 주먹을 불끈 쥐어도, 눈물 뿌리며 가슴을 쳐도
저의 힘으론 이길 수 없습니다.
오직 십자가만을 의지합니다.
제 더러운 모든 죄를 다 짊어지신 주님께서
제게 이 십자가를 주심이 넘치는 은혜입니다.
그래서 제게 있는
아브넬의 야망을 십자가에 못박고
아사헬의 공명심을 십자가에 못박고
요압의 복수심을 십자가에 못박습니다.
그렇게 정결한 자 되어 점점 하나님의 뜻을 밝히 보게 하시고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그 길로 달려가는 자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