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간 목요일 -루카 5,1-11
오늘은 셋째 동생 데레사의 남편이 세례를 받는 날이다.
동생은 남편이 언젠가는 세례를 받을 거라 믿고
참으로 길고 긴 세월동안 남편과 가정을 위해 기도를 해왔다.
동생은 단 하루도 묵주기도를 그치는 날이 없었다.
형식적으로든지 마음을 다해서든지 묵주기도를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가족이 모이는 날에도 어느 틈엔가 어디인가에서 묵주기도를 했다.
동생의 기도 덕분인지 제낭은 관면혼인 25년만에 세례를 받게 된 것이다.
그것도 예비신자 중 가장 성실하게 교리를 받았다고 한다.
동생 부부가 25년전 관면혼인을 하는데 조금 난감한 상황이 있었다.
자녀들에 대한 신앙교육의 의무를 묻는 질문에
제낭은 대답을 했는지 안했는지 모를 정도로 묵묵부답이었다.
신부님의 따뜻한 말씀에도 그저 못마땅한 듯 묵묵부답이었다.
제낭의 태도에 관면혼인이 안될까봐 전전긍긍했던 것이다.
그 후로도 동생을 통해 들은 바에 의하면 제낭은 하느님의 존재를 그리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다.
친정 식구들이 모이기라도 하는 날에는 우리 가족모두가 하느님 얘기로 밤을 새우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제낭이었다.
다만 아내가 열심이니 만일 죽는다면 아내를 붙잡고 가겠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제낭이 스테파노로 세례를 받는다니 기적이 따로 없는 듯하다.
참으로 축하하고 축하할 일이다.
참으로 감사하고 감사할 일이다.
오늘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들려주신 말씀을 모아 세례받는 제낭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두려워 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사람을 낚을 곳은 깊은 데다.
그 깊은 데를 우리는 마음 속이라 한다.
마음 속은 겉으로 봐서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 속담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 했다.
그만큼 마음은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사람의 본질이 거기 있고, 존재가 거기 있다.
마음을 움직여야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고
마음을 볼 수 있어야 사람을 낚을 수 있다.
여기서 그물은 바로 기도가 아닌가 싶다.
기도가 아니고서는 그 깊은 속마음으로 내려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동생은 바로 기도라는 그물로 남편을 주님의 것이 되게 했다.
그녀가 그 그물을 가지고 낮아지고 내려가지 않았다면
과연 오늘 제낭의 세례가 가능했을까 싶다.
그녀의 한결같은 마음이 지속되도록 그녀를 돌보고 아끼고 함께 걸었던 분은
바로 그녀의 정배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녀의 예수님께 대한 신뢰가 바로 오늘을 있게 한 것이다.
제낭의 마음을 움직이신 예수님,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직관으로 주님의 마음을 느끼고 사랑하게 하소서.
두려움 없이 주님의 일을 하고 기쁨을 맛보는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소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주님의 백성이 될 사람을 많이 낚게 하소서.
첫댓글 잘 읽었읍니다 좋은 글 올려주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