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는 ‘2020년 대선’ 형사 수사에서 무엇을 들여다보고 있나
페트르 스바브(Petr Svab)
2026년 02월 24일 오전 9:50
2026년 1월 28일, 조지아주 유니언 시티에 위치한 풀턴 카운티 선거 허브 및 운영 센터 전경. 같은 날 유니언 시티 시설에 배치된 FBI 요원들의 모습(하단 좌측). FBI 요원들이 풀턴 카운티 선거 허브에서 2020년 조지아주 일반 대선 투표용지를 트럭에 싣고 있다.|AP/연합
서명 없는 집계표·중복 투표 용지·삭제된 디지털 기록 등 ‘조직적 조작’ 의혹 정조준
지난 1월 조지아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풀턴 카운티의 선거 사무소가 전격 압수수색을 당한 가운데, FBI가 수사의 향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했다. 법원의 승인을 얻어 진행된 이번 압수수색의 근거가 된 선서 진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연방법 위반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압수된 방대한 자료의 양으로 볼 때, FBI는 투표용지의 무결성을 광범위하게 점검하여 추가적인 문제를 밝혀내거나 혹은 그간의 의구심을 완전히 종식시킬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는 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공식 집계 결과 트럼프는 조 바이든에게 12000표 미만의 차이로 패배했으며, 이후 관련 법적 대응은 실패로 돌아갔다. 대신 트럼프는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한 노력이 부패한 의도에 의한 것이라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2025년 대통령 재취임 후 해당 사건은 기각되었다. 애틀랜타 전역을 포함하는 풀턴 카운티를 겨냥한 이번 재수사는 트럼프를 향했던 논리와 유사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선서 진술서는 선거 과정에서 발견된 이상 징후들이 만약 의도적인 것이었다면 이는 명백한 형사 범죄라고 명시했다.
지난 1월 28일, 요원들은 2020년 대선 당시의 실물 투표용지를 포함하여 약 700상자 분량의 선거 기록물을 압수했다. 이에 카운티 당국은 자료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선서진술서에 상세히 기록된 문제들은 수년 전 정보공개 요청이나 소송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한 시민들에 의해 이미 발견된 것들이다. 선거 감독 책임자이자 차기 주지사 경선에 나선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은 이러한 문제들을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단순한 행정적 오류나 인적 실수라고 일축해 왔다.
하지만 FBI는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 FBI 특별수사관 휴 에반스가 서명한 선서진술서에는 “이러한 결함이 의도적인 행위의 결과라면, 기록 보존 실패나 공정한 집계 방해 행위가 특정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연방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라펜스퍼거 장관은 수작업 및 기계 재검표를 포함해 총 세 차례의 집계가 이뤄졌음을 반복해서 강조해 왔으나, 선서 진술서에 명시된 상당수의 결함은 바로 이 재검표 과정에서 발생했다.
최초 집계 단계의 문제들
조지아주의 투표 집계는 법에 따라 선거 당일 시작된다. 풀턴 카운티는 50만 표가 넘는 투표용지를 집계해야 했으며, 이 중 90% 가까이는 조기 투표나 우편 투표였다. 그 결과 며칠 뒤 바이든이 26%포인트 차이로 해당 카운티에서 승리한 것으로 발표되었으나, 결과물에는 개표기 집계 결과 기록지(테이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규정상 각 집계기는 투표 마감 시 ‘마감’ 처리되어야 하며, 각 후보별 투표수를 보여주는 집계 테이프가 출력되어야 한다. 또한 투표 관리자와 두 명의 증인이 테이프에 서명해야 한다.
그러나 투표기 보안 전문가인 클레이 파리크의 분석에 따르면 30만 표 이상의 집계 테이프에 서명이 없었으며, 일부는 아예 사라진 상태였다. 에반스 수사관은 파리크의 분석을 인용해 이 점을 지적했다. 라펜스퍼거 장관은 투표 집계가 테이프에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기기 내 메모리 카드에도 보존되므로 이는 단순한 행정적 누락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파리크의 분석은 더 깊은 곳을 향했다.
에반스 수사관은 “파리크는 12개 서로 다른 장소에서 사용된 15대의 집계기를 마감하는 데 단 한 대의 집계기가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여러 마감 테이프의 투표 마감 시간과 보고서 인쇄 시간이 너무 인접해 있어 누군가 보고서 시간을 조작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기록했다. 파리크는 이를 통해 메모리 카드가 원래 기기에서 제거되어 다른 기기에 삽입된 후 테이프가 출력되었음을 보여준다고 믿었다.
2020년 11월 4일, 애틀랜타에서 풀턴 카운티 등록 및 선거 위원회 직원들이 투표용지를 처리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또한 집계기에는 장치의 수명 동안 스캔된 투표용지 수를 추적하는 ‘보호 카운터’가 있는데, 파리크는 동일한 장치에서 출력된 최소 5개의 집계 테이프에서 이 보호 카운터 수치가 동일한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일부 보고된 스캔 투표용지 수는 보호 카운터 수치를 초과하기도 했다. 에반스 수사관은 “이는 해당 기기에서 실제 투표용지가 스캔된 적이 없으며, 암호화되지 않은 메모리 카드를 기기에 삽입해 마감 테이프를 생성했음을 파리크에게 시사했다”고 적었다. 이는 집계 결과가 조작될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또한 집계기는 각 투표용지를 스캔하여 디지털 기록을 생성해야 하지만, 최초 현장 투표 집계 당시의 이미지 대부분이 카운티에 의해 보존되지 않았다고 에반스 수사관은 밝혔다. 당시 카운티에 이를 보존할 법적 의무는 없었으나, 애초에 왜 폐기되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선서 진술서는 이것이 선거 중 벌어진 활동에 대해 비범죄적 설명을 내놓는 것을 가로막는 또 다른 장애물이라고 지적했다.
수작업 재검표 과정의 의혹
2020년 11월 11일, 라펜스퍼거 장관은 위험 제한 감사를 발표했다. 주법에 따라 이는 모든 투표용지를 수작업으로 재검표하는 것을 의미했다. 투표용지는 묶음 단위로 집계되었으며, 각 묶음의 최종 합계는 ‘알로(Arlo)’라는 전자 감사 시스템에 입력되어야 했다. 감사를 참관한 여러 명은 수상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여기에는 110장의 투표용지 묶음 중 107장이 정확히 동일한 후보들에게 기표된 사례가 포함되었다. 목격자들은 기표란이 모두 똑같이 채워져 있었으며 종이의 질감도 다른 투표용지와 달랐다고 전했다. 이 용지들은 우편 투표용지로 표시되어 있었으나 반송 봉투에 들어갈 때 생기는 접힌 자국이 전혀 없었다.
에반스 수사관은 손상된 투표용지를 새 용지에 복사하는 ‘복제’ 과정을 통해 이러한 ‘깨끗한’ 용지가 생성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복제본’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하고 원본도 보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1년 4월 2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2020년 대선 투표용지 감사를 감독한 사이버 닌자(Cyber Ninjas)의 CEO 더그 로건(좌측).|AP/연합
25년간 투표 관리자로 일한 한 목격자는 노인 거주 시설에서 온 것으로 표시된 60여 장의 투표용지 역시 접힌 자국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당시 풀턴 카운티 위원은 선거 전 기기 테스트 당시 보안이 확보되지 않은 용지 더미를 보았으며, “원하는 어떤 투표용지도 인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이 “무작위로 투표용지를 인쇄하는 것”을 보았으며 그중 일부를 찢어버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테스트용 용지는 이미 인쇄되었음에도 왜 그들이 투표용지를 인쇄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선서진술서에 기재된 모든 목격자의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에반스 수사관은 또한 화학 공학자 조셉 로시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에게 제출한 불만 사항을 언급했다. 로시는 수십 개의 투표용지 묶음에서 수작업 재검표 결과와 실물 사이의 불일치를 주장했다. 주지사 집무실이 이를 독자적으로 검증한 결과 해당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으며, 이를 주 선거위원회에 전달하여 조사가 진행되었다. 라펜스퍼거 장관은 이를 데이터 입력 시의 인적 실수라고 일축했으나, 일부 사례는 어떻게 그런 구체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있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2020년 11월 4일, 애틀랜타의 풀턴 카운티 선거 준비 센터에서 심사 패널들이 스캔된 우편 투표용지를 검토하고 있다.|Jessica McGowan/Getty Images
예를 들어, 한 묶음은 바이든 200표, 타 후보 0표로 보고되었으나 주지사 집무실이 투표 이미지를 확인한 결과 바이든 85표, 트럼프 12표, 기타 3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묶음은 바이든 150표, 타 후보 0표로 보고되었으나 실제로는 바이든 97표, 트럼프 8표, 제3후보 1표였다. 각각 100표씩 바이든에게 몰표가 간 것으로 보고된 두 묶음 역시 실제로는 한쪽은 바이든 87표, 트럼프 10표였고, 다른 쪽은 바이든 74표, 트럼프 25표였다.
기계 재검표와 이미지 소실
2020년 11월 21일, 트럼프 캠프는 또 다른 재검표를 요청했다. 주법에 따라 이 재검표는 투표용지를 집계기에 다시 스캔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서도 조사자들은 문제를 발견했다. 투표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3000장 이상이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펜스퍼거 장관 측은 이 표들이 이중 집계되었는지 여부를 확실히 알 수 없다고 밝혔으며, 이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의도적 비행’은 아니라고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제기한 한 독립 연구자는 중복 투표용지의 도입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재검표 수치를 맞추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반스 수사관은 “그러한 행위는 투표용지를 허위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집계한 것이며 따라서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연구자는 재검표 과정의 이미지 파일 17000여 장이 사라졌음을 확인했다. 당시 카운티에 이미지 보존 의무는 없었으나, 연구자는 중복 투표가 시스템에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과 파일 삭제 시점이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 의심스럽다고 결론지었다.
2021년 1월 6일, 참관인들이 애틀랜타에서 풀턴 카운티 선거 관리들의 집계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Megan Varner/Getty Images
현미경 아래 놓인 선거
2020년 조지아주 선거는 재검표, 주 정부 조사, 독립 조사, 성과 검토, 그리고 이제 연방 범죄 수사에 이르기까지 가장 정밀한 조사를 받은 선거 중 하나가 되었다. 수많은 문제점이 발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확정적인 부정 행위의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에반스 수사관은 주 선거위원회의 의뢰로 풀턴 카운티의 사전 선거 작업을 모니터링한 컨설팅 업체 ‘세븐 힐스 스트래티지’의 보고서도 언급했다.
보고서는 카운티의 우편 투표 처리가 “극도로 허술했으며 보관 체계(chain of custody)에 수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수작업 재검표 당시 투표용지가 방치되거나 봉인되지 않은 가방이 사용되었고, 감사인들이 가방의 봉인 번호를 기록하지 않는 등의 사례가 확인되었다고 에반스 수사관은 적었다. 비록 세븐 힐스 보고서가 의도적인 부정 행위를 식별하지는 못했으나, FBI는 이번 수사를 통해 그 ‘의도성’ 여부를 끝까지 파헤칠 방침이다.
2026년 1월 28일, FBI가 투표용지를 수거하는 동안 풀턴 카운티 선거 허브 내부에서 장비들이 트럭에 실리고 있다(왼쪽). 같은 날 선거 허브 내부에서 FBI 직원이 투표용지 압수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A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