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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참사의 정치 사회적 배경 뜯어봐야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태국 관광을 마치고 귀국하던 승객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숨진 것이다. 피해의 크기나 참혹함에 할 말을 잃게 된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한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기술적인 사고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제대로 된 사고 원인이 나오는 데는 짧아도 6개월 심지어 3년 이상의 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드러난 문제만 봐도 심각성이 어마어마하다.
버드 스트라이크가 이런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 랜딩 기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지만, 해당 항공기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활주로 끝 콘크리트 구조물에 충돌한 것이 피해가 커진 결정적인 원인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부분에 저런 구조물을 설치한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사고의 정치 사회적인 배경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사업비가 1천억 원이 넘어가는 신규 대형 국책사업을 임기 내에 추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언론은 호남 신공항도 추진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이 과정에서 신안이 고향이던 정권 실세 한화갑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해서 무안공항은 ‘한화갑 공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문제는 호남의 산업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호남은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건설업 비중이 높다. 건설업은 로비의 중요도가 높고 호남의 건설업체들은 로비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로비는 부패와 비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광주광역시에서는 2021년 학동 재건축 현장 붕괴, 2022년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로 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이런 사고도 건설업 비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무안공항은 국제선 허가가 나온 지 한 달도 안 돼 대형 사고를 초래했다. 애초부터 프로젝트 자체가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호남의 여론이 반발하겠지만 무안공항의 폐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형 사고만 났다 하면 정권에 책임을 돌리던 민주당은 이번엔 입을 다물고 있다. 민주당도 이번 사고의 책임을 통감하고 공항 폐쇄 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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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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