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이상한 한국교회
내가 인생의 절반을 보낸 한국교회는 역시 절반을 더 보낸 유럽의 교회에 비해서 좀 이상한 것들이 있다.
그중 두 가지를 말한다면
첫째 한국교회는 교회의 직분을 계급으로, 상하관계로 여기는 듯하다. 유럽의 교회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일단 한국교회에선 목사-장로-장립집사(주로 남자여서)-권사-서리집사-교인 순이다.
직분은 기능이지 계급이 아님에도 한국교회는 양반-평민-천민으로 나누어진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졌던 까닭인지는 모르겠으나 모든 게 계급 중심이다. 사실은 일반 국민이 더 주인인데 주인이 일꾼으로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더 상전 노릇을 하는 것과 흡사하다.
교회의 직분은 동등하다. 직분은 다만 교회 안에서의 할 일들을 나눈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 목사도 교인도 다 동등한 그리스도인이다. 마치 한 학급에 반장이 있고 부반장이 있으나 모두 동등한 학생인 것처럼 말이다. 반장과 부반장은 단지 학급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도구요 요소이다. 권력의 서열이 아니란 말이다.
교회의 직분을 권위와 권력으로 여기기에 서로 장로가 되려 하고 목사여서 모두의 위에 올라앉아 다스리려 하는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두 번째로 한국 교인들은 자주 서로를 비교하려고 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자신이 더 크다고 여기고 인정받아야 만족하고 그래야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이는 저주가 될 위험이 있다). 한국교회 속에는 유독 시기가 많고 경쟁심이 가득하다. 나 자신을 비롯해 내 자식이나 가족이 더 잘되어야 복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혹 이웃이 나보다 나아 보이면 기분 나빠하고 심히 분노하기까지 한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고 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따른다는 것이 거짓 고백이 되고 만다. 입으로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넓은 장소에 서서 그렇게 기도하고 고백하나 심중에서는 남이 나보다 나은 것을 참아내지 못한다.
유럽의 교회와 교인들의 삶 속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고 실행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한국교회와 교인들은 이에 비해 상당히 위선적이고 이율배반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도와 고백이 실제의 삶과는 다를 때가 많다. 그러니 교회가 즐겁거나 행복하지 않고 더구나 성령의 역사가 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안타까운 현상은 일반 교인들보다 목사나 중직자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먼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