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9. 15. 일요일 밤.
내일, 모레가 추석 명절이다.
며칠째 실삼시리 날아오기 시작하는 카톡을 받으며
추석 명절이 임박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코앞에 다가와 있을 줄이야······
두서없이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흐르는 세월 앞에서
민망할 따름이다.
이왕 말 나온 김에, 친구님들께 미리 추석 덕담을 올린다.
“앞으로의 일상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이 풍성하시길.
덧붙여 건강하시길.”
명절과 연관된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는 단연 ‘고향’이다.
나도 추석날 성묘를 겸해서 고향을 다녀올 예정이다.
계시던 집 관리는커녕, 조상님, 부모님 산소의
벌초까지 남의 손에 맡긴 처지이고 보니
고향, 성묘를 입에 올리는 것이
염치없고 부끄럽긴 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시절이 예전 같잖은 시절이고,
시절 따라 사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을.
무엇보다도 ‘고성’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임이 분명한 바에야·····
·어쨌거나 추석 명절이다.
우리에게 추석은 언제나 가을이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들판엔 고개 숙인 벼 이삭이
황금색으로 물들고, 밤송이가 벌어져 알밤이 떨어지고,
가지에 달린 감이 주황색으로 볼살이 올랐을 때,
우리는 그 계절을 가을이라 불렀고,
그때마다 추석이 찾아왔다.
그러나,
‘춘래불사춘’이라더니 올해는 ‘추래불사추’인가 보다.
백로가 지난 지 며칠인데 가을은 오리무중이다.
아침부터 늦은밤까지 열대야에 시달리는,
마냥 여름일 뿐이다.
이래서야 무슨······
가을이 없는 추석은 도대체 무슨 재미일까?
그래서인지 예전처럼 가슴 두근거리는
감흥이 없다.
그래도 도리가 없다.
못된 계모도 엄마는 엄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추석 명절을 맞이하자.
많아야 20번(?) 이상은 볼 수 없는
추석 명절이기에
더욱.
- 끝 -
건강한 추석 명절 보내세요.
사랑합니다.
안녕!!!
첫댓글 정겨운 고향 잘 다녀오이소.
역시 명절은 연륜에 관계없이 고향과 뗄래야 뗄 수 없어요.
이제 양화리 가 봐야 박주라도 함께할 이나 있을려나?
아이고,
그놈의 양화리.
율대리는 명함도 못내미것네.
추석 잘 쇠셨소?
어째 질투하는 것으로 들립니다.ㅎㅎㅎㅎㅎ
@이 재 열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