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김문홍 희곡상 수상작 발표
허석민의 <컨테이너>(극단 따뜻한 사람)
〚최종심 일시 및 심사위원〛
일시 : 2018년 11월 16일(금) 오후 6시 〜9시
장소 : 액터스 소극장
심사위원 : 이성규(심사위원장, 연출가)
정경환(극작가, 연출가)
허정숙(창작극연구회 연구위원)
기록 및 정리 : 김문홍(예심위원, 극작가, 연극평론가)
〚최종심 대상 작품〛(공연 순 및 접수 순)
1. 〈나는 죽는다〉(김숙경, 창작초연)
2. 〈컨테이너〉(허석민, 창작초연)
3. 〈우리 집에는 악플러가 산다〉(윤준기. 미발표 희곡)
4. 〈잊혀진 계절〉(박훈영 작, 미발표 희곡)
5.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김민규 작, 미발표 희곡)
6. 〈이별〉(남혜진 작, 미발표 희곡)
〚작품의 전체적 경향〛
본심에 올라온 작품은 6편이었으며 모두 독자적 개성, 즉 구성과 형식, 내용이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었다. 예전에 비해 수준이 향상되어 심사위원으로써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최종심에 오른 2편을 제외하고는 대사들이 지나치게 설명적이라 압축과 상징이라는 희곡의 본질에서 멀어져 있었고, 인물의 행동에 따른 당위성이 부족해 보였다.
〚심사 총평〛
<나는 죽는다>는 주제가 명확하고 문학적 향기를 갖춘 우수한 작품이었으나 주동인물인 덕수의 가치관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인물간의 관계성이 약해 극적 추진력이 약해보였다. 작가는 인간의 삶과 죽음의 아이러니를 표현하려고 하였으나 장면을 집약적이고 예각화하지 않고 풍경으로 묘사하여 관념성에 머물러 아쉬웠다.
<컨테이너> 는 인물의 행동추동력이 강하고 시종일관 극적 긴장감을 주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서스펜스가 작동되는 연극성이 강한 작품이었다. 컨테이너라는 구조물 속에 갇혀있는 인물들을 통하여 한계상황속에 놓인 인간존재의 실존적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우리 집에는 악플러가 산다>는 극적인 템포가 살아있고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으나 일상의 주변부만 묘사되어 주제가 약한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잊혀진 계절>은 리얼한 언어구사력이 뛰어난 작품이었으나 중요한 극적 포인트 설정이 감추어져 있거나 약한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현실과 꿈의 교차에서 논리적 이해가 어려웠다.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은 구조가 단일한 느낌을 주는 깔끔한 작품이었으나 인간성 상실이라는 주제를 끝까지 확장시키지 못하는 결함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이별>은 가족의 가치를 질문하고 있는 작품으로 따뜻한 작품이었다. 그러나 후반부의 갑작스런 반전이 작위적인 도식성을 보여주어 아쉬웠다.
최종 결정과정에 앞서〈나는 죽는다〉,〈컨테이너〉,〈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등 3편이 남게 되었다. 이들 중에서 주제를 구체화하는 극적 기법이 약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날〉이 떨어져 나가고〈나는 죽는다〉와 〈컨테이너〉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토론을 시작한 결과, 문학성이 돋보이지만 삶과 죽음의 아이러니를 인물 간의 집약적인 관계성으로 예각화 시키지 못한〈나는 죽는다〉를 아깝게 선에서 놓아 버렸다.
수상작인〈컨테이너〉는 이제 갓 등장한 신인의 작품으로 시종일관 서스펜스라는 극적 기법으로 한계상황 속에 놓인 인간 존재의 실존적인 모습을 조망하고 있으며, 장면과 대사의 압축과 상징, 그리고 결말 부분의 반전이라는 극대화된 연극적 기법을 통해 연극의 본질을 추구하여 희곡 창작의 전범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높이 사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심사위원 : 이성규(위원장), 정경환, 허정숙
<수상 소감>
사회 부적응자들 통해 인간의 존엄성 말하고 싶어
허 석 민
전혀 예상치 못한 수상소식에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이 글을 통해 ‘컨테이너’ 작품을 높게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컨테이너’를 쓰기 위해 새터민들과 나눈 대화 중에, 극 중 인물들이 탈출과정에서 하루에 꽁치통조림 하나로 버티며 간다고 말씀을 드리니 “사치스럽게도 간다”라는 말에 과연 내가 이분들이 겪었던 혹은 느꼈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고 글로 표현 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이 계속 나를 괴롭혔고, 사실과 가깝게 묘사하기 위해 고치고 또 고쳤습니다. ‘컨테이너’ 의 원제는 ‘컨테이너 생존 도우미’ 였습니다.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 가장 안전하다고 믿는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무수히 많은 사회의 부적응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초점을 맞췄습니다. 혹 ‘컨테이너’ 라는 작품을 희곡 또는 공연으로 접하게 된다면, 힘겹게 세상에 나온 그들을 차갑게 바라보지는 않는지, 그들이 무작정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지 한번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끝으로 ‘컨테이너’ 라는 작품이 빛 날수 있게 공연에 참여해주신 배우와 스텝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약력>
1988년 부산출생
백제예술대학교 뮤지컬과 졸업/서울사이버대학교 예술경영학과 졸업
2018년 ‘2018 내일의 걸작’ 최종 우승/ 2018 수수한 연극초청 작 ‘컨테이너’
2018 연극 ‘복길잡화점의 기적’ 연출/ ‘벙어리장갑’ 연출 및 각색
‘그때 우리’ 연출 / ‘엑소시즘’ 연출/뮤지컬 ‘은행의신 조대리’ 연출 외
현재 부산에서 극단 《따뜻한 사람》에서 연극 활동
〚제5회 김문홍희곡상 시상식 안내〛
일시 : 2018년 12월 10일(월) 오후 7시
장소 : 액터스 소극장(남천동)
수상 : 상패 및 창작지원금 3백만 원
〚식순〛
여는 말
축하공연(1) - 오카리나 연주
초대의 말(운영위원장)
선정 경위(예심위원)
심사 경위 발표(심사위원장)
축하공연(2) - 독창(김명회)
시상(운영위원장)
수상소감 발표
축하공연(3) - 동래학춤(박소산)
닫는 말
기념 촬영, 소찬
2018년 11월 20일
김문홍희곡상 운영위원장 최 우 석
첫댓글 허석민 작가의 수상을 축하합니다!
축하드립니다^^
시회 부적응자가 갈수록 늘어나는 시대에
적합한 수상작입니다.
'컨테이너'란 상징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공간인데
설정을 잘 하신 것 같습니다.
김문홍 희곡상이 벌써 5회가 됐군요.
선생님 이름을 걸고 하는 상이라
더 의의가 큽니다.
멋진 후배들의 도전!
심사평을 올려 주시니 공부가 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김문홍 선생님도 축하 드리고, 허석민 작가도 축하합니다!
김문홍 선생님 연극나무가 아름드리 나무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