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 산다
절박하다.
내가 이토록 걷지 않고, 간단한 운동조차도 하지 않고 태연하게 살고 있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대다수 의학자의 의견이 걷는 것이 가장 좋은, 최선의 운동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하는 내 몸을 건강하게 잘 지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고 하나님에 대한 아름다운 믿음이다.
걷는다는 것.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의 아담과 하와에게 걸을 수 있는 두 다리를 주셨지 자전거를 주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 테니스 코트를, 농구장을 지어주셨던가? 에덴동산에도 눈이 와서 스키를 탈 수 있었을까? 얼음판이 있어서 피겨 스케이팅 경기를 할 수 있었겠는가? 축구공이나 농구공, 야구공도 없었을 것이다. 사람을 짓이겨놓아야 승자가 될 수 있는 권투나 격투기는 평화롭던 에덴동산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폭력이요 폭행이다.
인간이 온갖 종류의 운동을 만들었지만, 그것들 모두는 불완전한 인간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들이다. 하나님께서 디자인하신 것이 아니다. 개중에는 오히려 몸을 상하게 하는 격한 것들도 많고 또 사람들은 돈을 벌기 위해 무리하고 힘든 운동을 하기도 한다.
이기기만을 위해 서로 밀치고 넘어뜨리며 다치게 하는 비열한 운동들을 어떻게 선하다 하겠는가. 선혈이 낭자하도록 두들겨 패서 상대방을 반 이상 죽여 놓고 이긴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어떤 이는 무슨 까닭인지 쇼트트랙 경기를 좋아하는데 나는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다. 얼음판에서 바짝 붙어서 고속으로 치닫다가 서로 엉켜서 우르르 넘어지고 다치는 걸 보면 저 짓을 왜 죽어라 하는지 모르겠다.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함일까? 아니면 자신의 성취 욕구를 채우기 위함일까?
놀랍게도 스키선수들이 다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고 한다. 하얀 설원을 내리닫다가 그만 나동그라져서 불구가 되는 사람은 그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싶다.
그나마 수영이나 탁구,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대단히 신사적이다. 그 외 서로 몸을 심하게 부딪치며 하는 운동은 오히려 싸움박질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달리기나 마라톤만 해도 그렇다. 누가 더 빨리 달리는가를 경쟁해서 무엇하는가? 그 숨 가쁜 달음박질 뒤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 싶다. 모든 게 경쟁이고 싸움이다. 그런 경쟁들 이면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그중 가장 큰 것이 돈이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운동하는 것은 즐거운 것이 아니며 도리어 소모적이고 위험하며 선하지 않다. 오히려 사람의 피를 마르게 한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사람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 좋은 운동이고, 사람을 상하게 하고 다치게 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말이다. 나쁜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주신 본질적인 운동은 걷는 것이다. 인간을 만드셨기에 그를 잘 아시는 창조주께서 인간에게 가장 적합한 운동은 걷기라고 말씀하신다. 잘 걷기만 하면 인간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대다수의 의료인들의 일치된 견해가 의미심장하다. 걷는 것이, 잘 걷는 것이 최고의 운동이라는 것 말이다.
그런데, 나는 언제 좀 걸어볼 수 있을까. 마음으로는 늘 걷고 있는데 실제로는 그러하지 못 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걸어야만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