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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廣場] 대한민국 국군의 자랑스런 해외 파병
자유일보
엄효식
2013년 7월 남수단의 보르지역을 방문한 적 있다. 당시 합참 공보실장으로, 파병 100일을 맞은 한빛부대 활동상을 취재하려는 국방부 출입기자단 안내를 위해서였다. 생소하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땀흘리며 재건 활동에 앞장서는 우리 장병들 모습이 대견스러웠다.
2024년 12월 현재 대한민국 국군 해외 파병 인원은 총 13개 지역 약 1000여 명으로 부대 또는 개인 단위 파병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우리 국군은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1993년 소말리아에 유엔평화유지군 상록수부대 파병을 시작으로 국제 평화 유지와 재건, 인도적 지원 등 세계 곳곳에서 눈부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청해부대(아덴만), 동명부대(레바논), 한빛부대(남수단), 아크부대(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 인도·파키스탄 등 주요 분쟁지역에 정전감시 요원 등 20여 명이 파견되어 국제 평화 유지에 기여하고 있다.
2007년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동명부대는 군사작전은 물론 현지 의료지원과 사회 기반시설 구축 등 대민 지원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2013년부터 남수단에서 평화 정착과 재건 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빛부대는 그동안 총 2000여㎞의 도로를 보수하고 17㎞에 달하는 제방을 건설했으며 현지 주민 약 2만 명에게 의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2009년 3월 13일 창설한 청해부대는 올해 파병 15주년을 맞이했으며, 아덴만 해역에서 현재까지 24회에 걸쳐 34척의 해적을 퇴치했다. 우리 선박 510여 척, 타국 선박 1900여 척을 호송했다. UAE에 주둔하고 있는 아크부대는 2011년 1월 11일 파병, UAE 군의 첨단 시설·장비를 활용한 연합훈련을 통해 중동지역 특수전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해외 파병 부대들은 군사적 활동뿐 아니라 현지 주민을 위한 의료지원, 도로 건설, 정수시설 준공 등 사회기반시설 구축, 물자 공여 등의 친선 외교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 국군의 해외 파병은 특정 정파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추진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5조 ‘대한민국은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파병 참여는 철저하게 장병 개인의 자유의지 존중 및 국회 동의를 받고 있다. 또한 파병 급여와 수당지급 등 양호한 근무환경 및 복지를 제공하고 있어, 자부심과 함께 근무의욕을 더 높여 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지난 10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파병된 북한군 사정은 너무 참혹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SOF)가 사망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손편지 내용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리운 조선,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 땅에서 생일을 맞는 저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 러시아로 떠나보낸 자식의 죽음을 알게된 북한의 부모 마음은 얼마나 찢어질까.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은 대략 1만2000여 명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한 쿠르스크 지역에 집중 투입됐는데, 사방이 트인 개활지에서 자폭용 드론 등에 전혀 대비하지 못한 채 러시아의 ‘총알받이’로 소모되고 있다. 방한피복과 식량도 변변치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인해전술을 펼치면서 약 일주일간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와 북한 군사 지도자들이 이들 병력을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희망 없는 공격을 명령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북한 병사들은 고도로 세뇌돼 공격이 소용없다는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도 공격을 강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2025년 해외 파병 대한민국 국군은 지구촌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더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소임을 완수하고 있는 모든 해외 파병 장병들의 건강과 건투를 빈다. 반면 북한군의 명분없고 무모한 러시아 파병은 가능한 빨리 취소되길 강력히 촉구한다. 북한군이 존재할 곳은 러시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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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효식 국방안보포럼 커뮤니케이션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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