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내산"
요즘 유행하는 말입니다.
내 돈으로 내가 산다는 뜻이겠지만 당당함이
내포되어 있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원래 쇼설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에서
본인의 돈으로 직접 구입한 제품에 대한 리뷰를
올릴 때 사용하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도 젊을 때는 내가 벌어서 내가 쓰니까
당당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나이 들어보니 수입은 적고 쓸 곳은 많아지니
결국 기대는 것이 자식들이 주는 용돈이 아닌가 싶습니다.
명절 생일날 등 좋은 날에 자식들이 와서 몇 푼씩 건네주면
그것을 소중히 간직했다가 친구들과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면서 유용하게 쓰게 됩니다.
올 추석에도 어김없이 용돈을 챙기고 기분이 좋아
흐뭇해했는데
전화할 곳이 있어 폰을 켜니 폰화면에 세로로 파란
불빛의 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아하! 폰이 고장이 났구나 싶어 가슴이 철컥
내려앉았습니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초교동창 여자 친구가 그런
현상이 있어서 내가 차에 태우고 통영 삼성서비스센터에
같이 간 적이 있었기 때문에 수리비가 꽤 많이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햐, "돈이 생기면 나갈 구멍이 먼저 생긴다"라고 하더니만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신기하게도 타이밍을 맞추었을까요?
추석날 그랬으니 그날도 공휴일이고 그다음 날도
공휴일이라서 그 안에 폰이 멈춰버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잘 견뎌주어서 영업장 개시일
아침 일찍 통영으로 날아갔습니다.
수리비는 40 만원 정도.
창구 접수 직원이 "고객님 웬만하면 새 제품으로 교체
하시지요?" 하고 권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현재 폰에 애착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품명이 갤럭시 z플립 3인데 3년 전에 신제품이
나올 때 고성에서는 내가 제일 먼저 이 제품을
샀거든요.
가격도 비샀지만 기능도 최고로 탑재돼 있었고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나도 젊은이처럼 살고
싶었거든요.
"노인과 바다"를 쓴 헤밍웨이처럼 비록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만은 늙지 않고 살고 싶었습니다.
알뜰폰이라는 걸 쓰고 싶지 않았고 당당하게 내 돈 내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달라졌지만 그때는 그랬습니다.
요즘은 서비스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 30 분 정도
기다리니 수리가 완료돼서 나왔습니다.
직원 말로는 배터리와 화면 필름도 새것으로 무료
교체했으니 당분간 잘 쓸 수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수리비는 카드로 할 것이냐고 묻길래, 아뇨 현금으로
할 것이다 했더니 직원이 놀래는 눈치였습니다.
카드도 빚이고 일시불로 한다고 해도 결제일이 돌아오면
또 생각나고 만약 할부로 한다면 결제할 때마다
생각이 날 것이니 아예 현금으로 결제하고 모든 걸
잊어버리자는 심산이었지요.
결론은 내가 공돈이 생겼다는 걸 어떻게 알고 돈 쓸
구멍을 만들어 주었을까요?
정말 기가 찰 정도로 신기하기도 합니다.
꼭 나를 지켜보고 있는 눈이 있는 듯하여
두렵기까지 합니다.
옛 고사에 사지(四知)라는 말이 있습니다.
(天知, 地知, 子知, 我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비님이 꼽꼽하게 오고 있습니다.
심심해서 여담으로 몇 자 올려봅니다.
친구들,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안녕~~
첫댓글 에나,우찌그리 공돈(?)생긴 걸 알까?
하늘그물이 워낙 촘촘해서 여척없네.
우짜건노,친구 곡석가이가 공중으로 날라 가삐리서...
빗줄기 씨원스럽게 잘 옵니다. 이자 더부는 가겄지요?
오늘 두 번이나 옷 젖어 벗었다고 마누라님께 쿠사리 무웃네.
아침 빗줄기가 잠잠하길래 약수터 갔다가 하산길에 쫄딱 맞았고,
점심약속이 있어 댕기 오다가 또 흠뿍...신발도 두 켤레나...
까딱했이모 쫓기 날뻔했네...
고성도 엊저녁 11시경 양동이로 퍼붓듯이 왔어요,.
우리시장 지하주차장에 물이차서 소방차오고 난리 바랑에 밤잠을 설쳤더니 오늘은 좀~~ㅎ
명절 잘쇠었지요?
직접 비 피해는 없으시고?
더위가 좀 가시나 했더니 전국이 물난리네.
하늘이 노해도 단단히 노하신 모양.
인간들이 반성해야 하는데 여기저기서 전쟁이나 해삿고,무기 팔아먹느라 신나라 하고.
다들 물난리에 피해는 없겠지요?
세상살이가 편안하게 그냥 두지를 않습니다.
더워서 괴롭고 비가 많이 와서 괴롭고
또 조금 있으면 찬바람 불어서 괴롭고 ㅎ
아무튼 비 난리에 조심하시고 건강하시길^^
그래도 빚 안내고 고쳤으니 그게 어디요.
좋은 현상입니다.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