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강릉 남대천변에서 시작되는 단오제(端午祭) 첫날의 난전 풍경이다
조선 중기부터 설명절과 추석명절 등 3대 명절중의 하나로 꼽혀 오고 있는 단오제(端午祭)는
음력으로 5월 5일로 수릿날이라고도 하는데 단오의 "단"은 첫번째를 뜻하는 것이라 하고 "오"는
다섯으로 통한다고 하기에 결국 초닷샛날이라는 뜻이 된다고 한다
일년중 양기가 가장 성성한 날이라 해서 옛 부터 큰 명절로 여겨왔고 각 지방마다 특색이 있는
행사들이 전국적으로 벌어지는데 그 중 강릉의 단오제(端午祭)가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단오제(端午祭)는 북쪽지방으로 갈수록 행사 규모가 커지고 남쪽에서는 단오 행사보다는
추석행사가 번성했다고 한다
강릉 단오제는 2000년전 東濊(동예) 때부터 오월제의 성격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서쪽으로는 험악한 백두대간 대관령과 동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로 둘러쌓인
이 지방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고 또 그런 독특한 문화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 현재의 강릉 단오제로 형상화 되었다고 한다
험준한 백두대간 대관령과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에 은폐 엄폐된체 바깥세상과 완전히
차단된 척박한땅에 사는 이곳 백성들이 밭에 씨를 심어놓고 풍년을 기원하는 기우제로
시작되었다 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강릉의 단오제(端午祭) 행사는 천년을 이어져 왔다 하고 남대천변
단오제단에서 제사를 지내는것을 시발로 본격적인 단오장이 시작되는데 작년 까지는
5일 동안이였지만 이번 부터는 8일 동안으로 길어졌다
이 기간동안 전국에서 구름같이 몰려든 사람들과 또 수 많은 전통문화 예능인등이 함께 나누는
문화교류 축제의 장으로 전국에서 한 가닥 한다는 엿장수 각설이들과 장꾼들도 총 집결 한다
대관령산신제, 단오굿(기우굿), 관노가면극, 강릉농악, 그네타기, 널 뛰기, 씨름, 창포 머리감기
비암장사, 엿장수 각설이, 쥐약장사, 무좀약 장사, 옷장사, 모자 장사, 메리야스 빤스 장사,
70년 전통의 동춘서커스, 메밀국수, 수수 부케미, 오징어 순대 장수 등등...
그중 나는 전국에서 한 가닥 하는 장꾼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장꾼들 옆에 빈대 붙어서
10여일 동안 죽자사자 장사를 마치고 왔다. 결국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만 하다 온것 뿐이지만
그래도 포크레인 앞에서 삽질로 대거리를 한 번 하고오면 삶에 탄력이 붙는것 같아서 좋다
요즘의 강릉 단오제는 전국에서 10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와 북새통을 이루는데
보라 !
100만명을 상대로 할배, 할매, 아재, 아즈매, 처녀, 총각 가릴것 없이
무차별로 이불을 팔아 묵는 이 통쾌 함
" 아 ! 워디로 가는겨 ! 일단 와바 ! 와 보란 말이여 ! 그냥 와서 가져 가라는데 왜 그냥가 ! "
이렇게 냅다 소리를 질러대면 실실 웃으면서 뒷걸음 치는 군중들 !
보라 !
나의 호령 한 마디에 100만 군중들이 꼬리를 내리며 실실 뒷걸음 치고 있지 않는가 ?
강릉 남대천변에서 열리는 단오장(端午場) 난전 풍경
작년에는 5월 29일부터 6월 4일까지 5일간의 행사 였는데 이번에는 윤달이 끼어 있어서 그런지
6월 17일 일요일 부터 시작 되어 6월 24일 일요일날까지, 8일 동안 그 대단원의 막을 올렸다
보통 단오제(端午祭) 행사는 5월 말쯤에 시작되어 6월 초쯤 막을 내리는것이 보통인데
이번에는 20여일 정도 늦게 시작되어 한 여름 찜통 같은 더위속에서 행사가 시작 되었다
강릉 남대천변에서 열리는 단오 행사기간도 이번 2007년부터 5일에서 8일로 늘어 났기 때문에
준비 하고 철수 하는 기간까지 합치면, 10일 이상을 단오제(端午祭) 행사장에서 머물다
오게 된것이다
강릉 남대천 주변 6월 말경의 날씨는 을매나 푹푹 삶아 대는지 구경나온 할배, 할매, 아재,
아즈매, 처녀, 총각, 아이들, 쥐약장수, 좀약장수, 머리핀 장수, 고무줄 장수, 메리야쓰, 빤쓰장수,
벙거지 모자 장수, 신발 장수, 동동주에 빈대떡 파는 아즈매, 동전치기 아재, 호떡장수, 개떡장수,
비암장수, 엿장수 각설이 등등 모두 할 것없이 튀약볕에 묽여 있는 똥깨처럼 혓 바닥만
길게 내민체 할딱 거리며 돌아 다니는것이었다
아침에 찬물에 목욕을 하고 난 후의 개운한 몸과 마음도 잠시뿐, 다시 행사장 장터로 돌아와
무대뽀로 죽자사자 깍아대는 악바리같은 아즈매 패거리들과 씨름하다 보면 또 옷은 땀에
축축히 젖어든다. 땀에 절은 옷을 선풍기에 말리고 새 옷으로 갈아 입어도 소용이 없다
반값으로 뚝 짤라 상식이하로 흥정을 하는 과격한 똥 배짱 좋은 강릉, 속초, 주문진, 동해,
아즈매 패거리들과 천원을 깍자고 삼십분 이상을 따라 다니며 졸라대는 할매들도 있으니
그들과 한 차례만 씨름했다 하면 또 옷은 하얗게 소금기에 절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야말로 단순, 무식, 과격을 삼대 지침으로 삼고 사는 아즈매들 같았다
지금 현재 나의 팔, 다리 등가죽은 비암이 허물을 벗듯 한 꺼플 한꺼플 벗겨지고 있는 중이다
지금도 그때 강릉 단오장에서 죽자사자 깍아대는 배짱좋은 무대뽀 아즈매들 생각만 해도
솜털이 솟으면서 몸서리가 쳐지고 잠 자다가도 화들짝 놀라 경끼를 일으킬 정도인데
가끔은 그 웬수같던 아즈매들의 얼굴이 떠오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때도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나도 웬지 물것다
" 이거 여름 이불 얼마라니 ? "
" 이만원 짜리 만원에 가져가 ! 살려면 사고 말려면 사 ! "
이 말을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어떤 아즈매가 나의 말을 따라서 한 번 해 본다
" 살려면 사고 말려면사 ? 말 된다, 말 돼 ! " 하면서 혼자 킥킥 거리며 웃는다
" 이거 오천원에 안되나 ? "
" 그냥 놔 두슈 ! 오천원에 팔려면 내가 가지고 가서 삶아 묵을겨 ! "
토껭이 꼬리마냥 돌돌 말려 올라가는 강원도 특유의 사투리가 웬지 웃음이 절로 나오게 만든다
하늘의 별들도 비구름 속으로 모두 자취를 감추어 버린 지금
그날 내가 만났던 무대뽀 아즈매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엇들을 하고 있을까 ?
오늘은 하루 웬종일 장마비가 오락 가락하고
방안으로 날아온 날파리들은 바닥으로 힘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금 밖에는 비 바람에 풀잎 스치는 소리가 들리고
또 한마리의 날파리가 바닥으로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날 내가 만났던 무대뽀 아즈매들은 지금쯤 어디서 무슨 꿈들을 꾸고 있을까 ?
저물어 가는 남대천변의 단오장(端午場) 난전 풍경
저기 남대천 왼쪽 첫번째 포장이 우리 일행들이 자리 잡고 이불 장사를 하던 곳이다
같이 온 우리 일행 숫자가 정확히 8명인데, 70이 넘은 노인 두분이 따라왔으니 결국 물건 상하역
작업을 할 수 있는 인원은 6명이 되는 것이다
그중 스리랑카에서 온 시실과 볏산이 빠져 나가면 4명, 김사장과 김사장 누님, 김사장 매형,
그리고 나, 이렇게 4명이 남게 되는데 실고온 물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력이다
천막안은 찜통 싸우나 처럼 지글지글 끓고 거기다 술 까지 몇 잔 퍼 마시면 정신이 몽롱해
지기까지 한다. 그래도 올해는 오징어 풍년이 들어서 만원이면 산 오징어가 7마리씩
썰어 주기에 쐬주에 산오징어는 원없이 먹었었다
그리고 자정무렵 장사가 끝나면 강릉 경포대 콘도로 가서 8명 모두 그 곳에 거꾸러 졌다가
아침 9시 무렵에 이곳 남대천 단오 행사장으로 나와 다시 포장 열고 좌판깔고, 쐬주 한병
자빠뜨리고 난 다음, " 와바 ! 일단 와 보라니까 ! " 이렇게 소리를 냅다 지르며 호객행위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바로 그 옆 공터쪽으로는 엿장수 각설이 패거리들이 아침부터 새벽 1시까지 온 종일 뚱땅 거리며
대형 스피커를 통해 현철의 요즘 신곡...뭐셔 ? 아미새 ?
그누매 아미새는 을매나 많이 불러 대는지 나두 이제 그누매 "아미새"란 노래 가사는 달달 외워
버릴 정도가 되어 버렸다
아미새에 ~ 아미새에 ~
아미새가 나를 울린다아 ~
어쩌구 저쩌구...
노래가 끝나면 벌떼같은 관중들의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짝 짝 짝...
사람들과 물건을 흥정 하는데도 엿장수 각설이 패들이 대형 스피커를 통해 그누매 아미샌지
짭샌지를 정신없이 불러 대기에 우리는 사람들과 물건을 흥정 하는데도 고래 고래 소리를
질러야 겨우 말이 통하곤 했다
한 번은 밤이 이슥한 시간에 쐬주 한병 퍼 마시고 각설이 노는것을 구경 하고 있는데
엿장수 각설이들이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을 향해 걸쭉한 목소리로 물어 본다
" 새는 샌디 날지 못하는 새는 뭔 새여 ? "
이때 엿장수 각설이들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내가 냅다 소리 질러 버렸다
" 그런새는 짭새 밖에 없어 ! 짭새여 ! 짭새 ! "
이 소리를 듣고 있던 빨강모자 각설이 하나가 또 걸쭉한 목소리로 대거리 한다
" 염병 ! 지랄하고 자빠졌네 ! 저기 위에 형님 ! 짭새는 재수 없는 새여 ! "
그러면서 날지 못하는 새는 아미새라고 하면서 또 한 번 그눔에 아미새를 걸판 지게 불러댄다
다 부르고 나서 또 구경꾼들에게 칙칙한 목소리로 의양을 물어 본다
" 어때 ! 나 잘 부르지 ? 또 한 번 부르까 ? "
그때 내가 촉새마냥 툭 ~ 나서며 또 한 번 냅다 소리를 질러 버렸다
" 아미새 그만 불러 ! 징그러 죽것어 ! 아미새 말고 땅 그지 답게 그지 타령이나 혀봐 ! "
그랬더니 이번에는 똥배가 투욱 튀어 나온 각설이 하나가 빨간 부래지어를 덜렁 덜렁
차고 나와서 마이크 붙들고 시큰둥 하게 한 마디 한다
" 저 위에 형님 ! "
" 나 부른겨 ? "
" 그려 ! 내가 형님 불렀지라 ! "
" 나 귓구녁 안 먹었어 살살 말혀 ! 근디 왜 부른겨 ? "
" 형님 ! "
" 왜 ? "
" 니미 뽕 이다 ! "
그때 듣고 있던 관중들이 폭소를 터뜨리며 장내는 잠시 와글 와글 시글 벅적할때
나도 팔뚝을 까 보이며 그지 색끼눔을 향해 냅다 소리를 질렀다
" 엿 먹어라 ! "
하지만 내가 지르는 소리는 곧 바로 관중들의 폭소 소리와 각설이 엿장수들의
아미새 노래소리에 묻혀 버리고 말았고 그렇게 강릉 단오장의 밤도 점점 깊어만 갔다
자정 무렵의 강릉 남대천변 단오장 풍경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에도 단오장 난장은 불을 환하게 켜 놓고 손님들을 맞고 있었다
동동주, 파전, 통 돼지 바베큐 구이, 오징어 순대, 고래고기등을 파는 집들은 각설이 패거리들의
엿장수 공연이 끝나고도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
남대천 단오 행자장으로 들어 가는 입구의 단오장 행사 안내소와 난장들
남대천 단오행사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밤 풍경
자정이 다 되어 가는 무렵에도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흥청 거리며 북적이고 있었다
자정 무렵의 단오장 야경
다음날 아침 부터 강원도 경찰 악대들의 기발나는 연주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는 아즈매들
어디선가 악단들의 연주 소리만 흘러 나오면 지나가다 발길을 멈추고 흥겹게 춤들을 추고
있는데, 3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아즈매들부터 60이 가까운 할매까지 저렇게 마구잡이로
흔들어 댄다
강원도 경찰 악대의 연주소리에 맞추어 아즈매들이 춤을 추고 있는데 웬 꼴통 하나가 뛰어들어
지가 무슨 악대의 지휘자라도 된것처럼 악대 앞에서 한 동안 짜짜짜 자안 ~ 하면서 지휘를
하더니, 이번에는 아즈매들 춤 추는 틈바구니로 꼽쌀이 낑겨 기상천외한 춤을 선 보이고 있다
관중들의 시선도 경찰 악대 보다도 저 꼴통 아재 한테 모두 쏠려서 한 동안 배꼽이 떨어지도록
폭소를 터뜨렸다. 그 날의 하일라이트는 그래도 저 꼴통 이였다
행사장 어느곳을 가나 저런 꼴통이 하나씩 꼭 나타나는데, 물건에도 구색이 잘 맞아야 장사
잘 되듯, 사람도 이런눔, 저런눔, 요런눔, 그런눔, 어중이, 떠중이, 또라이, 꼴통 등등...
모두 제각기 구색이 맞아야 재미있고 활기가 넘치는 것인가 보다
어딘가 좀 모자라 보이고 아무곳, 아무 장소나 함부로 뛰어들어 푼수를 떠는 사람을
사람들은 또라이 아니면 꼴통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이 또라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르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자신이 정상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은 대개 또라이들이 얼마나 행복한 상태로
삶을 살아가는지를 모른다. 또라이들은 정상이라고 자처 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속박에서 벗어나 있다
인간들이 만들은 사회적 제도와 도덕에 구속되어 있지도 않고
대그빡 뽀개지는 지식과 계산의 사슬에서도 이미 해방되어 있다
그들은 고민도 모르고 예쑤 그리쑤도도 모르고 석가모니도 모르고 알라도 모르고 계산도 모른다
만약에 정상이라고 자처 하는 사람들이 그들을 자신들과 똑같은 종류의 형태로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않는다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또라이로써 오직 행복한 삶을 살고있을 뿐인것이다
강릉 남대천 북쪽과 남쪽을 이어주는 다리
지금 보이는 방향으로 쭉 ~ 10분 정도 걸어가면 강릉 중앙시장이 나온다
강릉 남대천을 가로지르는 철교
강릉역을 출발한 열차가 남대천을 지나 정동진, 동해, 삼척, 태백 방향으로 가고 있다
태백, 삼척, 동해쪽에서 남대천을 지나 강릉역으로 들어가고 있는 열차
제천을 출발한 열차가 강릉역에 가까워 지면 열차의 객석은 거의 텅텅 비어 있다
이제 오늘 하루도 해가 저물어 간다
낼은 또 어떤 사람들이 단오장에 나타날까 기대를 또 한 번 해 본다
- 제 2부에서 계속 -
첫댓글 그 또라이 꼴통헌티 물어 보먼 니가 또라이 꼴통이여... 오지고 걸판진 장바닥이었것네 이~! ^^
한 참 경찰 악대가 연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서 불쑥 나타난 꼴통 하나가 악대 앞에서 손을 번쩍들고 지휘를 하더니, 바로 그 앞에서 춤추는 아즈매 패거리에 석여서 기상천외한 춤을 한참 동안 추던디...그 춤이 아직까시 생판 보지 못했던 기상천외한 춤이더랑게요 ^_^
감사합니다. 좋은 글 빌려갑니다!
범초님 ! 동안 집안 모두 무탈 하시쥬 ?
네, 덕분에 부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