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 발표
서울대교구 생명위, 제14회 생명주일 맞아 미사·행사 거행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5일(일) 낮 12시,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제14회 생명주일 미사를 구요비 총대리주교 주례로 거행했다.
이날 명동대성당 앞마당에서는 다양한 생명 존중 문화 행사가 열렸다. 생명위원회는 생명 전시, 태아 안아보기 체험, 생명 판넬 퀴즈 맞히기 등을 통해 생명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할 기회를 마련했다. 특별히 올해는 어린이날이 생명주일임을 감안해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들도 진행됐다.
또한 이날 미사 중 지난 4월12일(금) 생명의 신비상 시상위원회에서 확정한 제18회 생명의 신비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수상자들은 아래와 같다.
활동분야 본상 수상 기관은 사단법인 엠지유(MGU, Members for Global Union, 이사장 송경애 안눈치아타, 이하 사단법인 엠지유)다. 사단법인 엠지유는 1978년 노숙인 무료급식소 베들레헴 식당에서 의대·간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무료진료를 시작한 단체이다. 2007년부터 사단법인 엠지유를 발족해 국내 무료진료와 더불어 제3국 해외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곳을 찾아다니며 현재 130여 명의 의료진과 예비 의료인들도 대학연합 동아리 형태로 함께 활동 중이다.
사단법인 엠지유는 의료봉사를 40년 넘게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는 연 2회 해외 의료봉사를 다니고 있으며, 1회마다 1,200여 명의 환자를 진료, 필요한 외과적 수술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현지 식량 조달, 위생교육, 우물파기, 의료센터 조성 등의 활동도 같이하고 있다. 입원이나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한국으로 데려와 회원이 운영하거나 소속되어 있는 병원에 연계시켜 무료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작은 동기로 시작되었지만 4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에서 해외로 확장할 만큼 꾸준히 의료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되어 이번 활동분야 본상 수상 기관으로 선정됐다.
생명과학분야 장려상 수상자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진홍 교수다. 김 교수는 근골격 성체줄기세포 전구세포의 분화과정에 대한 신호전달과정 및 퇴행성 근골격 질환에 대한 연구를 일관성 있게 수행한 젊은 과학자이다.
김진홍 교수는 견관절을 구성하는 힘줄의 퇴행으로 발병하는 난치성오십견(회전근개질환)에 대한 기초과학연구를 개척했다. 콜라겐 섬유의 평행 배열로 구성된 힘줄은 근육에서 뼈로 전달되는 인장력에 저항한다. 난치성오십견의 치료는 대증적 목적의 약물요법과 파열 후의 외과적 수술에 의존한다. 하지만 힘줄조직의 근본적 치료를 위해서는 건 병증에 동반되는 분자 수준의 퇴행성 변화를 표적화해야 한다.
김 교수는 힘줄이 과도하거나 반복되는 물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CTRP3라는 사이토카인 인자가 힘줄 줄기/전구세포의 분화를 교란하고, 이에 따라 힘줄의 퇴행적 변화가 일어나며 힘줄의 장력 손실이 근원적으로 진행됨을 규명했다. 또한 항체 치료제를 이용한 CTRP3의 표적화를 통해 난치성오십견의 진행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골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하여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여 보호하는 연골의 기능이 퇴행하는 질환이다. 김 교수는 연골 내에 내재되어 있는 재생신호 체계를 동정해 내고 이를 조절하는 탄키라아제라는 효소를 발굴했다. 탄키라아제의 표적화를 통해 비활성화 상태의 줄기세포의 연골 분화를 촉진하고, 연골 기질의 생산을 증가시키며, 퇴행성 연골세포의 전사패턴을 역전시킴으로써, 비가역적 질병으로 일컬어지는 골관절염의 가역적 변화를 유도하는 새로운 시도에 성공했다.
김진홍 교수의 연구는 퇴행성 관절 질환에서의 근골격계 조직 재생과 가역적인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그 연구 결과가 높게 평가되어 이번 생명과학분야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인문사회과학분야 장려상 수상자는 환경과생명연구소 장성익 소장이다. 장성익 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생태주의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생태환경과 관련한 저술과 학술 연구, 출판 기획, 대중 강연, 시민단체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생태적 가치 확산 및 환경 교육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매진해 온 작가 겸 독립 연구자이다.
장 소장은 과도한 경쟁과 이익 추구로 인해 인간성의 상실과 생명의 가치 파괴로 이어지는 현대의 물신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연대성·지속가능성·공존과 같은 생태적 가치 및 공동체적 가치를 강조한다. 특히 미래세대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저술 활동을 펼치며 ??환경에도 정의가 필요해??, ??생명 윤리 논쟁?? 등을 편찬했다. 생태·생명문제에 대한 충실한 이론적 토대와 학문적 이해를 바탕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서에 해당되는 다수의 저술을 남겼다.
장 소장은 현대사회의 주요한 이슈인 생명문제 및 생태문제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공동체적 가치를 알리기 위하여 오랜 세월에 거쳐 노력해 왔으며, 저서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입문서로서 그 가치가 높고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 주목돼 인문사회과학분야 장려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활동분야 장려상 수상 기관은 대전자모원이 선정됐다. 1991년 대전에서 미혼모를 위한 상담실 운영을 위해 설립된 대전자모원은 1995년 미혼모시설을 개원했다. 대전·세종·충북 일대 유일한 미혼모시설로, 미혼모출산지원형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2023년 1년 동안 54명(실인원)이 입소해 생활했으며, 2015년부터는 퇴소양육모 지원사업을 시작, 현재 충청·영남·호남 중심으로 27개 가정을 관리 및 지원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퇴소 후 좀 더 안전한 거주지 마련을 위해 목돈을 모을 수 있는 “씨앗통장”을 지원하고 있다. 24시간 위기임산부를 위한 긴급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전화 1422-37). 그 외 다른 미혼모시설과 차별되는 여러 프로그램과 지원사업을 운영하며 미혼모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산모와 태아 모두 ‘온전한 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그리스도 정신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대전자모원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활동분야 장려상 수상 기관으로 선정되었다.
생명위원회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구현하기 위해, 학술연구를 장려하고 생명수호활동을 격려함으로써 생명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생명의 신비상’을 제정했다.
제18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은 오는 6월19일(수) 오후 4시, 로얄호텔서울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상패와 상금(본상 2천만 원, 장려상 1천만 원)이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