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병을 아시나요?
한국교회의 약 60-70프로 교회의 목회자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소명감으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는 통계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특별히 본 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측 교단지인 기독공보가 1835명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에 의하면, 10명 중 7명이 농어촌 목회지를 지킬 것이라 응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말은 곧 농어촌 목회자들은 조건 때문에 현재의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르심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보람에 대하여 질문을 받는다면, “연약한 자신으로 인하여 누군가가 위로와 용기를 얻고서 신앙의 회복을 얻는 것을 확인할 때 라고 답할 것”입니다.
이러한 예(例)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도, 또 체면이나 의례성의 구호로 그칠 경우가 많을 수 있음을 사역 현장에서 경험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목회자의 입장에서는 자존감이 무척 높아질 수 있는 격려의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감사하게도 지난 주중에 그러한 일을 경험해보았습니다.
“시골 목사의 오지랖 사역이야기”를 출간한 후 출판사에 개인이 소비하기 어려운 분량의 책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출판한 책이기에, 그동안 조건없이 섬겨 주셨던 협력자분들에게 보내 드리는 것이 도리이자 예의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렇게 보내 드린 분 가운데 한분으로부터 책을 보내준 것이 감동이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사실 특별한 의미 부여보다 그분의 메시지를 보면서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을 줄 수 있음이 감사했었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또 다시 분주한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던 지난 주중 그분으로부터 또 다시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다음은 그분의 허락을 받았기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내용을 공개합니다.
< 목사님 저 내일은 미용실 다녀 올려구요. 딱!! 1년만에 교회 갈려구요
그동안 제가 섭섭병이 들어서 교회를 못 나가고 쉬고 있었어요. 물론 큰 수술하고 4개월 병원 생활하고 지금까지 1년이에요. 2023년 9월6일 수술하구요.
지금까지 담임목사님의 전화 한통도 못 받았어요
부목사님 한번 병원 다녀가시구요 그러다 목사님 책이랑 챙겨주신 게 넘 감동해서 눈물이 나고 책 읽으면서 은혜받아서 제가 교회 나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목사님 책 읽으면서 제 스스로 마음에 치료가 된것 같아요 이번 주는 내가 물론 두 지팡이 짚고 가지만 기쁘고 감사 하는 마음으로 다녀 오겠습니다.
제가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 교회서 24년 봉사하면서 나름데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는데 담임 목사님의 무관심이 눈물나게 섭섭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정말!!
성도를 섬기고 사랑하는 목사님을 통해서 부족한 저를 위로해주시고 쓰담쓰담 해주셔서 섭섭병이 치유 되었어요.
앞으로는 쓸데없는 섭섭 병 그런 것은 멀리 하고 열심히 주님 섬기고 목사님 처럼 오지랖 넓게 살겠습니다.
목사님 마음의 치유가 되니까 어지러움도 없어졌어요.
목사님 감사합니다. 목사님 사역을 응원합니다.>
사실 장문의 메시지가 자칫 제 개인에 대한 찬사로 비춰질 수도 있기에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공개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일하심이 놀랍기 때문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신 분의 이름과 주소만 제 폰에 남아 있기에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것도 농산물을 구입하신 분들의 경우에는 메시지를 지우지 않고 있기에 확인이 가능했던 것이지 결코 의도적으로 찾아내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시래기, 또는 감자나 메론 등을 팔아 주셨던 분을 검색하여 찾아내었을 뿐입니다.
어쩌면 1년이라는 장시간의 투병 기간 중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던 이분의 현실 상황에 시기적절하게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저의 졸저(拙著)를 사용해 주셨지 않나 싶습니다.
어쨌든 제 글로 인하여 누군가가 힘과 용기를 얻고 다시금 신앙생활의 끈을 다잡을 수 있었다는 메시지를 보며 기분은 너무 좋았습니다.
어둠에서 빛으로 님이 올리신 감사의 반대말은 원망과 불평이 아니라 당연함이라는 지적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섭섭 병에 걸리는 이유 역시 당연시여기는 것이 한 몫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내 손으로 밥을 먹는 것, 내 힘으로 화장실을 출입하는 것, 또한 자가 호흡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모든 것이 은혜 은혜 은혜 한없는 은혜/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은혜 찬양 후렴/ 손경민 작사, 작곡)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도심지 약한 상가교회 추석 햅쌀 선물 나눔을 위해 어제까지 총 8분이 섬겨주셔서 21교회에 혜택을 드릴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섬겨 주시고 기도해 주신 모든분들께 머리숙여 고마운 인사를 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