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802]退溪(퇴계선생)-陶山十二曲(도산 12곡)
陶山十二曲(도산 12곡)
退溪 李 滉 先生(퇴계 이 황 선생)
[1]이런들 엇다하며 뎌런들 엇다하료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러다 엇다하료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쳐 머슴하료.
[2]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버들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예 병(病)으로 늘 거 가뇌
이 등에 바라는 이른 허므리나 업고자.
[3]순풍(淳風)이 죽다 하니 진실로 거즈 마리
인성(人性)이 어디다 하니 진실로 올한마리
천하(天下)에 허다영재(虛多英才)를 소겨 말 못 할까.
[4]유란(幽蘭)이 재곡(在谷) 하니 자연(自然)이 듣디 됴해
백운(白雲)이 재산(在山) 하니 자연(自然)이 보디 됴해
이 등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욱 신디 못 하얘.
[5]산전(山前)에 유대(有臺)하고 대하(臺下) 애 유수(有水)로다
떼 만한 갈며기난 오명가명 하거든 엇더다
교교백구(咬咬 白鷗 )는 머리 마음 하는고.
[6]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하고
추야(秋夜)애 월만대(月滿臺)라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람과 한 가지라.
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아 어느 그지 이슬고.
[7]천운대(天雲臺) 도라 드러 완락재(玩樂齋) 소쇄(瀟灑)한데
만권생애(萬卷生涯)로 낙사(樂事) 무궁(無窮) 하얘라
이 듕에 왕래풍류(往來風流)를 닐어 므슴할고.
[8]뇌정(雷霆)이 파산(破山)하야도 농자(聾者)는 몯 듣나니
백일(白日)이 중천(中天)하야도고자(瞽者)는 못 보나니
우리는 이목총명(耳目聰明) 남자로 농고(聾瞽)갇디 마로리.
[9]고인(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고인(古人) 몯 뵈
고인(古人)을 몯 봐도 녀던 길 알픠 잇네네
녀던 길 알픠 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10] 당시(當時)예 녀든 길흘 몃 해를 바려 두고
어듸 가 단니다가 이졔사 도라온고
이졔나 도라오나니 년듸 마음 마로리.
[11] 청산(靑山)은 엇뎨하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는 엇뎨하야 주야(晝夜)애 긋디 아니난고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상청(萬古常靑)호리라.
[12] 우부(愚夫)도 알며 하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聖人)도 몯다 하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낫 듕에 늙는 주를 몰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