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보낸지도 7개월이 지났네요.
림프암 중에도 희귀 케이스인 단일형 상피 친화성 T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고 8개월을 살다 가셨습니다.
고령이라 항암 후유증이 너무 심해 2차 진행 후 의사와 가족 동의하에 중단했구요.
그 후 스테로이드와 그 외 처방된 약을 드시며 증상이 있으면 응급실, 그 외 외래 날짜에 맞춰 병원에 다녔습니다.
종종 저림현상과 쥐가 나고 입주변은 늘 헐어 있었지요. 그러던 중 대변에 피가 보이는 것 같아 급히 병원을 찾았고
입원 후 대장 내시경을 하고 조직검사(5군데 정도)까지 했습니다. 출혈 소견 없다해서 퇴원 했고 5일 뒤 심한 복통으로 응급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소장 문합부에서 천공이 되었다고 하는 데 수술 후 설명만 듣고 제가 간과 한 게 있습니다.
수술 후 잘라 낸 장기를 보지 않았다는 것~ 오랫동안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장기내벽이 엄청 얇아 졌을 텐데 대장 내시경을 할 때 조직을 떼어내면서 천공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대장인지 소장인지 눈으로 봤어야 하는 데 .... 물론 눈으로 본다 한들 어찌 알겠습니까 마는 적어도 외과 수술 후 절제된 장기는 통상보여 주여주지 않나요?
아버지는 이미 진단 후 소장절제술을 받은 바 있고 그때는 장기를 봤거든요.
그런데 이게 웬말입니까? 2차 개복 수술 후 퇴원하고 8일만에 다시 천공
의사는 의미 없는 수술이라며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고 하고 그래도 가족이 원하면 수술 한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하고
아버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하늘나라에 가셨습니다.
저는 지금도 아버지한테 너무 죄스럽습니다.
내시경으로 인한 천공의 의혹~
그 때 왜 장기를 보여주지 않나요? 라고 생각하지도 말하지도 못했던 나의 실수
마지막으로수술을 해 드렸어야 했나 하는 후회
환자로서 존엄한 대우와 배려를 받지 못하고 일반 병실에서 과도한 의료행위를 통해 고통스럽게만 했던 시간
아버지를 보내고 이곳에 남은 저는 그저 죄송 할 따름입니다.
어리석은 딸이라서 아버지를 너무 아프게, 너무 고통스럽게 보내 드린 것 같아,,,,,
첫댓글 아버님께서 힘든시간 보내셨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최선을 다했다는걸 아버님께서 아실겁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아버님께서도 그 마음 다 아실 것입니다.너무 자책하지 마시고 힘찬 모습 보여주세요
응원합니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다른 선택 하셨던들 후회가 없을까요... ;;
지나간 과거로 인해 후회하며 자책하지 마세요, 아무리 생각하고 괴로워하신다 한들 그 무엇도 변하는건 없을꺼고 쓰니님만 갉아먹게 될 것입니다. 아버님 이야기에 저도 눈물이 나오지만 확실한건 이제 아버님은 편해지셨고 결코 쓰니님이 아버님을 보내고 7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과거를 되짚으며 후회하는 모습을 바라지 않으실겁니다, 힘내시고요 이제는 털어버리시고 나아가셔야합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한다는 말이 있듯이요, 고생 많이하셨고 빠른 시일내에 마음 다잡으셔서 뒤돌아보지 마시고 행복해지시길 바랍니다. 하늘에서 아버님도 그 무엇보다 쓰니님의 행복을 바라실겁니다.
제가 무슨 성인군자여서 이런 말을 드리는건 아니고요, 저도 그 누구보다 걱정하고 지나간일에 후회하고 현재가 아닌 과거에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이젠 그 미저리같은 방식을 끊고싶어 책을 많이 읽습니다.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책 꼭 한번 읽어보세요 큰 도움이 되실겁니다.. 쓰니님의 글에서 제 자신을 보는것 같아 길게 댓글 남깁니다. 행복하세요~
수술후 보여주는 의사도 있고 아닌 경우도 많아요. 죄책감 갖을 이유도 없고 어떤 선택을 하던 결과가 안좋으면 항상 아쉽지만 그래도 님도 떨쳐버리시고 잘 살아가길 바랍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족의 노력으로도 안되는 일이 있잖아요..아버님 편히 쉬고 계실겁니다.
님들의 위로에 마음이 한결 편안합니다. 동병상련의 마음이란 이런걸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