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행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6)
내가 1992년부터 방문하면서 사역하는 필리핀 선교지(민도로섬 Mindoro, Philippines)에서 있었던 일이다.
온 가족이 교회에 출석하는데 가장만 로마천주교를 고집하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아내는 물론이고 자녀들이 아버지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며 또 교회 출석하기를 애원하였지만,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천주교 신앙을 버릴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던 그가 하루는 자신의 집 앞을 지나가던 어느 선교사를 보더니 가족들에게 만약에 저 사람이 내게 교회 오라고 말하면 내가 교회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족들이 급히 나를 찾아와서 그 사정을 얘기해 주었고 내가 바로 그를 찾아가 교회 출석하고 하나님을 믿고 구원을 받으라고 권면하였더니 바로 다음 주에 예배에 참석하였다. 그 후 그는 신실한 교회의 일꾼으로 살다가 천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말한 선교사가 바로 나였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 하고 물으니 당신이 이곳에 와서 거짓말하지 않고 진심으로 이웃들을 사랑하고 섬기는 모습을 보고 당신이 믿는 하나님을 믿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는 것이다.
교회 행사 가운데 ‘총동원 전도 주일’이란 것이 있지만 나는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있기에 말이다.
전도는, 그리스도 예수를 전하는 것은 입으로보다 먼저 삶으로 해야는 것이다. 삶 없는 총동원은 의미 없다. 삶이 우선되는 총동원이어야 하는 것이다.
주님께서도 너희의 착한 행실을 사람들에게 보이라고 하셨다.
오래전에 대구의 어느 도로에서 참으로 악독한 목사 하나를 만났다. 자신이 통행금지구역을 불법으로 지나면서 되려 나에게 온갖 쌍욕을 해 댄 자였다. 그것도 교회 이름이 써진 승합차에 연로한 노인성도 둘을 태우고 심방 다녀오던 길에 말이다. 파출소까지 가서도 경찰관 앞에서 내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했다.
만약 내가 불신자였다면 그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들였겠는가.
그는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으로, 어떤 언어로 설교를 할까.
나는 선교사로서는 대단히 많은 경험을 하였고 벨기에와 영국에서 선교학을 공부하였으며 중요한 사역을 37년간 끊임없이 해 온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선교를 어떻게 하는가 하고 물으면 주저 없이 말한다.
“선교는 노는 것이라고”
선교는 선교지의 사람들과 잘 놀면 된다.
정직하게 그들을 아끼며 잘 먹고 잘 놀면 된다. 왜 그런지 아는가.
‘착한 행실’을 보여 주면 되기 때문이고 그렇게 하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기에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