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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축구팀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은 고향에 있는 팀들이 떠오르곤 한다. 아래의 리스트들은 아주 심각하게 쓰여진 글도 절대적인 이야기들도 아니다. 하지만 K리그의 팀을 프리미어리그의 팀에 비유한다면, 어떤 K리그 팀이 어떤 프리미어리그 팀과 매치 될 수 있을까? 아래쪽에 여러분의 생각도 덧붙여 주기를 바란다.
수원 삼성 블루윙스 : 첼시
이 비교는 쉬운 편이다. 수원과 첼시는 자신들의 라이벌보다 더 많은 돈을 쓸 능력이 있고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한 팀은 삼성으로부터 스폰서를 받고 다른 한 팀은 삼성이 소유하고 있다.
이 두 팀은 때론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하고도 결과 쥐어짜내곤 한다. 비싼 선수들의 영입이 0대0 무승부와 1대0 승리의 차이점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수원 팬들은 런던에 사는 그들의 라이벌을 보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빅버드의 분위기는 ‘the bridge’의 분위기보다 훌륭하다. 그러나 수원은 첼시가 갖고 있는 전력의 일관성이나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최근 수원 팬들은 서울에서 조금 어리석은 행동을 했지만 첼시 팬들은 그 수준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첼시 헤드헌터스(훌리건)는 상대방에게 ‘첼시 스마일’을 선물하곤 했다. ‘첼시 스마일’이란 입가의 양 쪽 끝부분에 각각 두 개씩 만들어진 기다란 자상을 말하는 것으로 서로 1센티미터도 떨어져있지 않은 채 위쪽을 향하고 있다. 찢어진 부위가 너무 가깝기 때문에 의사들은 상처를 꿰맬 수 없었고 첼시스마일을 당한 사람들은 평생 웃는 모습으로 살아야만 했었다.
감독들 역시 매우 다르다. 호세 무링요는 프로축구 선수로 뛴 적이 없었다. 무링요는 바르셀로나에서 보비 롭슨의 통역관으로 일했고 롭슨은 무링요를 ‘조용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모든 것은 변한다!
반면, 차범근은 매우 좋은 선수였으나 그가 좋은 감독인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대구 : 웨스트 햄
이 두 팀은 늘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한다. 대체로 많은 골을 넣으며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주지만 가끔은 상대 스트라이커를 묶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팀들이다.
대구에서는 꽤 강한 유교 (Confucianism) 의 영향력을 볼 수 있고 웨스트햄의 수비에서는 꽤 강력한 혼란(confusion)을 발견할 수 있다.
대구와 웨스트햄은 상위권에서 지속적으로 머물렀던 적이 없다. 상위권에 근접할 때까지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런 분위기를 계속 유지했던 적은 거의 없다.
(차이점이라면) 두 팀 모두 한국과 잉글랜드의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반해 웨스트햄의 본거지인 런던 동쪽에서는 (대구와 달리) 미인을 찾기 어려울뿐더러 이쪽 사람들은 사과를 구경해 본 적도 없을 거라는 점이다.
리버풀 : 포항 스틸러스
포항은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철강 도시인 셰필드에 비유하는 편이 쉬울지도 모르지만 내 생각엔 리버풀이 포항과 더 어울리는 것 같다.
리버풀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역사상 가장 커다란 성공을 거둔 팀으로 18개라는 엄청난 수의 타이틀을 따낸 팀이다. 그러나 1990년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마지막 우승을 끝으로 헤매기 시작한 리버풀은 최근 1~2 년 동안 다시 정상권으로 복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포항도 1997년에 우승한 이후 비슷한 문제들을 겪고 왔으며 2004년에서야 옛 모습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강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팀을 이끄는 외국인 감독의 공로가 크다. 리버풀의 베니테즈가 그러하듯이 파리아스역시 자신을 고국 동포 선수들을 팀에 보유하고 있다.
포항과 리버풀 모두 아시아, 유럽 클럽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축구를 보기에 적합한 경기장을 갖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한국에는 리버풀 대학에서 축구를 공부한 유명인들이 몇 명 있다. 요즘 들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리버풀 대학 출신들의 발자취를 따르려 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한국에 잉글랜드처럼 많은 프로팀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사람들이 포항에서도 축구를 공부하게 될 것이다.
FC 서울 : 토튼넘 핫스퍼
이 두 팀은 양 국의 수도를 근거지로 하고 있다. 꽤 매력적인 팀들로 보이지만 우승을 이끌어 내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는 팀들이기도 하다.
현재 서울에는 장발의 라틴 미드필더인 히카르도가 있고 80년대의 토트넘에서는 긴 머리의 미드필더 히카르도 빌라가 유명했었다.
서울과 토트넘 모두 미디어에게 인기 있는 팀들이기도 하다. 지난 수 년간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미디어의 도움으로 ‘우승은 못하지만 좋은 축구를 하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80년대와 90년대의 몇 년간은 실제로 그러했을 수도 있으나 지금 보면 사실 거의 신화처럼 쓰여진 이야기일 뿐이다.
서울은 그 어떤 K리그 팀보다도 자주 텔레비전에 등장하며 또한 언론 쪽에 많은 친구들을 갖고 있기도 하다.
차이점을 꼽으라면 서울은 2004년에 안양으로부터 연고지를 옮겼는데 이것은 토트넘 팬들이 좋아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토트넘 팬들은 아직도 라이벌 아스날이 런던 남동쪽의 울위치로부터 런던 북부의 하이버리로 연고지를 옮긴 1913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토트넘 팬들은 아스날에게 ‘울위치 원더러스 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광주 상무 : 맨체스터 시티
이 두 팀은 거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팀들이다. 광주는 선수자체를 영입할 수가 없고 맨시티가 영입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평균 정도의 수준이다.
광주 상무는 K리그의 군대 팀이고 맨체스터 시티는 체력과 몸싸움을 심하게 즐기는 선수들을 몇 데리고 있다. 맨 시티의 감독인 스튜어트 피어스조차도 ‘싸이코’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조이 바튼과 벤 대처는 가끔 그라운드에서 정신나간 행동들을 하곤 한다.
http://www.youtube.com/watch?v=LNCpHGVPJ-w
광주는 한국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고 잉글랜드의 남서부는 전통적으로 축구가 약한 지방이었다. 잉글랜드 남서부에서는 럭비나 크리켓을 더 선호한다.
전북 현대 모터스 : 미들스버러
개인적으로는 전주가 먼지투성이의 산업도시인 미들스버러 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그래도 미들스버러 주변의 시골들은 무척 아름답다. 전주는 비빔밤으로 유명하고 미들스버러는 피시앤 칩스로 유명하다.
전주와 미들스버러는 리그보다는 컵 대회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팀들이다.
2003년과 2005년, 전북은 FA컵을 우승했고 미들스버러는 2004 칼링 컵의 우승을 이루어냈다. 2004년과 2006년, 전북은 아시안 챔피언스리그의 4강까지 올랐고 미들스버러는 2006 UEFA 컵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잉글랜드 내에서는 미들스버러가 헤드라인을 장식할 일이 거의 없다.
전북의 팬들은 ‘Mad Green Boys’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80년대, 미들스버러의 관중수는 적은 편이었지만 그 관중들은 거의 모두가 미쳐있는 상태였다. 당연히 미들스버러는 원정팬이 방문하기엔 그닥 좋은 곳이 아니었다.
울산 현대 – 뉴캐슬 유나이티드
울산이 작년에 우승하지 않았더라면 더 좋은 비교가 될 뻔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두 팀 사이에는 공통점들이 존재한다. 울산과 뉴캐슬 모두 줄무늬 유니폼을 입으며 동부 해안에 위치해 있다. 또한 조선업이 도시의 역사와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는 것도 비슷하다.
한때 조선업은 뉴캐슬 사람들의 삶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했지만 세계대전 이후 조선업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이 이야기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80년대 뉴캐슬의 조선업자들은 울산의 조선소를 방문해 커다란 선박제조용 독(dock)을 보았고 뉴캐슬의 조선사업이 완전히 끝났음을 알았다고 한다.
뉴캐슬은 배 뿐만 아니라 우승팀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까지는 울산도 우승 할 것 같은 모습을 가끔씩 보여주었으나 정작 중요할 때는 우승팀의 정신력을 보여주지 못했었다. 뉴캐슬도 1996년에 비슷한 같은 상황을 연출했었다. 그들은 맨유에게 승점 12점 차로 앞서 있었으나 분위기를 잃고 결국 2위로 시즌을 마치고 말았다.
그 후 ‘죠디스’라 불리는 뉴캐슬 팬이 경기장에서 울고 있는 사진이 유명해졌다. 맨유 팬들은 여전히 뉴캐슬 팬들을 ‘울고 있는 죠디스’라고 부른다. ‘울산’이라는 도시명 또한 ‘울고 있는 산’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성남일화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최근의 리그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두 팀이라 할 수 있다. 성남과 맨유는 1993년 이후 각각 6번과 8번의 우승을 이끌어냈다.
성남과 맨유는 성공에 익숙해진 팀들로서 매력적인 축구를 하고 또 그렇게 플레이 하려고 노력하는 팀들이다.
하지만 축구 이외의 상황은 좀 다르다. 75,000명의 맨유 팬들은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올드 트래포드를 가득 메운다. 하지만 가끔 성남의 경기에는 (성남의 공식 관중수 집계는 이 정도가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맨유 관중수의 1% 정도되는 숫자가 경기장을 찾기도 한다.
부산 아이파크- 아스톤 빌라
부산은 80년대 최고의 팀이었지만 아스톤 빌라는 그렇지 못했었다. 아스톤 빌라는 1981년 리그를 우승했고 1년 뒤엔 유럽 정상에까지 올랐다. 그 후 4년 뒤에는 부산이 아시아 정상에 올랐었다.
부산과 아스톤 빌라 모두 양 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에 자리잡고 있지만 이 두 도시들 모두 축구에 관해서는 정상급이 아니다. 두 팀 모두 빅 클럽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그 동안은 자금 혹은 좋은 감독의 부재라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전남 드래곤스- 왓포드
매우 어려운 비교였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왓포드를 전남의 비교대상으로 결정했다. 첫 번째 이유는 왓포드도 전남처럼 노란색 유니폼을 입는다는 것이다. 노란색은 축구 팀들에게 그다지 보편적인 색상이 아니고 성공이 연상되는 색깔도 아니다. 내 기억에는 노란색의 유니폼을 입은 팀이 잉글랜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적이 없는 것 같다. 반면 빨간색은 가장 성공적인 색깔이었다.
왓포드는 방문하기에 그다지 흥미로운 도시가 아니다. 조지 마이클의 고향이긴 하지만 광양처럼 정말 아무것도 할 게 없다!
대전 시티즌-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
웨스트브롬은 더 이상 프리미어리그에서 뛰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은 잉글랜드의 대전 시티즌이라 불릴 만 하다.
대전과 웨스트브롬 모두 규모가 큰 팀들도 아니고 자금력이 풍부한 팀들과 경쟁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 두 팀은 매우 훌륭하고 충성스러운 서포터들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정답고 축구에 관해 해박하다. 또한 두 팀 모두 한국과 잉글랜드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다.
버밍험 지역(웨스트브롬의 연고지)의 사투리는 잉글랜드에서도 인기 없는 말투지만 대전의 억양은 그보다 훨씬 멋지다.
경남 FC- 포츠머스
경남과 포츠머스 모두 트로피 보관함에 별로 가진 게 없다. 경남은 올해 초부터 프로축구에 뛰어들었으므로 어쩔 수가 없긴 하다.
포츠머스는 해군도시이다. 그곳의 토요일 밤 음주문화는 재미있지만 때로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한다. 경남의 홈그라운드의 하나인 마산도 한국 배들의 집으로 알려져 있다.
포츠머스 팬들은 포츠머스가 경남과 비교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 경남은 빨간색과 하얀색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는데 이는 포츠머스가 증오하는 라이벌인 사우스햄튼의 유니폼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애버튼
인천과 에버튼 모두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서쪽 해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를 근거지로 하고 있다.
에버튼은 2005년에 좋은 시즌을 보냈고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4위로 리그를 끝마칠 수 있었다. 에버튼은 매우 열심히 뛰었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은 성공적으로 팀에 동기를 불어넣었다. 그 다음 해의 전반기에는 이전과 같은 수준의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후반기에는 회복해서 훌륭한 시즌을 보낼 수 있었다.
인천의 이야기도 에버튼과 비슷하다. 2005년에는 훌륭했지만 2006년에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주 유나이티드 - 밀튼 케인스 돈스 (이하 MK 돈스)
어쩔 수가 없다. MK 돈스는 역사상 단 하나뿐인 연고지를 이전한 팀이다. 아마 제주 유나이티드도 SK 돈스라고 개명되어야 할 것 같다. 팬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제주 팬들은 팀을 그닥 열심히 응원하진 않았다.
런던 남부에서 옮겨간 MK 돈스는 추락했고 현재는 (내가 어릴 적엔 디비전 4라고 불리던) 리그 2에서 플레이하고 있다. MK 돈스의 관중수는 제주와 엇비슷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주가 밀튼 케인스보다는 백배 멋진 곳이라는 점이다. 밀튼 케인스는 2차 대전 이후 새롭게 건설된 도시로서 잉글랜드에서는 농담의 소재로 많이 사용된다.
*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알싸에 검색해보니 이 기사가 없길래 올려봤습니다. 혹시 중복이면...
첫댓글 제주 캐안습 ㅋㅋㅋ
첼시 스마일 ㄷㄷㄷ;;;;
다 뭔가 매치가 되는거 같내요 . .
와우`~`진짜 대전팬들이 제일 매너좋은것 같음 ㅎ
왜 리버풀: 포항만 위치가 반대로 되어있지..딴건 다 앞에가 k리그팀인데 ㅋㅋㅋ
재밌다 ㅎㅎ
왜 제주한테만......
서울이 아스날이 아닌 이상 아스날이 있었으면 짜증났을 듯 ㅋㅋㅋㅋㅋㅋ 토트넘은;;;;;
어울리긴하네요 ㅋㅋ 똥줄 타서
서울이 아스날이 아니라서 안도
연고이전한 엪시서울은 가만 놔두고 제주만??? 제주만 까이는구나 처음 연고이전한 구단한 구단은 연고이전한 엪시서울인데?? 어이없는데.... 광양할거없다는거엔 100%동감
제가 보기엔 전남이 웨스트햄이고 대구가 미들스브러. 전북은... 포츠머스
서울이야기 하면서 아스날 연고 이전도 같이 이야기 하잖아요
글을 다 읽고 까시던가...
MK돈스는 연고이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잉글랜드 클럽이죠. 한국에서 연고이전 하면 물론 '제주'나 다른 팀들도 있지만 가장 후폭풍이 컸던 연고이전은 LG의 서울 연고이전입니다. 듀어든은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 이런 세세한 배경까진 잘 모르고 대충 연고이전팀이란 이유만으로 MK돈스를 든 거 같네요.
잼네요! ^^
맨유경기의 1%?? 750명? 이상한데
첼시스마일;;;;;;;;;;;;
역시 듀어든!! 사랑해요 듀어든~♡
뭐.. 서울은 아스날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현재 리그 3위니 빅4라해도 괜찮을테고 연고지를 수도로 하고있고 연고이전도.. (서울팬이지만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