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안은 주먹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줄로 앉아있는 선배들은 호남쪽과 대구식구들이 한쪽 열을 이루고 있었고, 서울 식구들과 부산쪽 식구들이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50여 석이 넘어보이는 자리에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모두 서울 장안에서 이름을 떨치던 진짜 오야붕급들이었다. 테이블 양쪽으로 보디가드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그곳에 앉아있던 선배들의 시선이 일시에 나에게로 집중되었다. 불과 1분 전에 영구와 순명이 뒷문과 옆문을 통해 번갈아 들어와 굳은 표정으로 내부를 살피다가는 나오고, 내가 또 들어가자 심상치않은 기미를 챈 듯했다.
나는 얼른 입구쪽에 앉아있던 호남 선배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어이구 형님들, 많이들 모이셨군요. 안녕하셨습니까?"
"어이, 양은이 너 웬일이냐?"
"네가 여긴 어쩐 일이냐?"
선배들은 이상한 낌새를 채고 나에게 물었다. 그러나 나는 인사를 하느라고 경황이 없다는 듯 수선을 떨었다.
"어이구, 형님, 수고하십니다. 수고하십니다."
나는 테이블 사이를 가르고 선배들에게 인사를 하며 앞으로 뻗어나갔다. 그러면서 옆눈으로 사람을 찾았다. 신상사는 안 보였다.
백전노장이었던 신상사는 내 동생들이 들고나는 것을 보고는 이미 감을 잡고 자리를 비킨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상징적인 인물일 뿐이다. 내가 정작 잡으려는 녀석은 수길이였다. 나는 신상사가 있고 없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수길을 찾았다.
그때 박영호 선배가 나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양은이 니가 웬일이냐?"
나는 백장갑을 끼고 있어서 악수를 하기가 곤란했다.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
그렇게 받아치고는 슬쩍 그의 곁을 지나쳤다. 그때 서너 자리 뒤로 수길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동생들은 뒤쪽에 서서 안으로 들어서는 내 모습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감히 내 뒤를 따르는 녀석은 아무도 없었다. 커피숍 안에 있던 선배들도 모두 내 모습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도 별다른 대응을 못하고 있었다.
나는 건성으로 다른 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마침내 수길의 앞에 가서 섰다. 수길은 까만 색 도스킨 코트를 입고 목에 흰 머플러를 두르고 있었다.
그는 신상사파의 실질적인 보스답게 내가 곁에 나가서도 전혀 당황하는 기색없이 다리를 꼬고 앉아서 나를 꼬나봤다.
나는 수길 앞에 서서 인사를 했다.
"형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는 목소리를 밑으로 깔면서 말했다.
"그래,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라."
그러면서 까만 가죽장갑을 벗고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살짝 웃으며 수길의 손을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잡았다. 그러자 수길은 움찔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 순간, 나는 수길의 손을 뒤로 꺽어버리고 다른쪽 손으로 녀석의 머리채를 잡아채면서 놈을 무릎차기로 세차례 질러 버렸다. 수길은 그대로 나가떨어졌다.
그러자 커피숍 안에 앉아 있던 선배들이 고함을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나는 수길의 몸을 잡아돌려 내 몸을 커버하면서 동생들이 있는 쪽으로 밀어붙였다.
"까!"
내 신호를 받자마다 동생들은 테이블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는 야구방망이로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인정사정 없이 후려쳤다.
순식간에 커피숍 안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면서, 비명소리가 이어졌다.
그때 내 맞은편에 앉아 있던 최경조 형이 자기 주위에 있던 호남 선배들이 다치자 "양은아!" 하면서 튀어올랐다. 그런다고 눈길 한번 돌릴 상황이 아니었다. 탁자에 서 있던 동생들중 하나가 튀어오르는 용호 형을 갈겼다. 나는 질겁을 해서 용호 형을 갈기던 동생녀석의 야구 방망이를 잽싸게 빼았았다. 그러나 이미 용호형은 탁자 위에서 '붕' 하고 튀어 오르더니 피를 사방으로 튀기며 바닥에 떨어져서 뻗어버렸다.
여기저기서 두들겨 패는 소리가 이어지며 피가 튀었다. 아직 다치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 동생들과 치고 받으며 도망가느라 정신없었다. 불과 2,3분 사이에 사보이호텔 커피숍은 피바다가 되었다.
그때 벽에 붙어 서서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박영호 선배였다. 그는 역시 장군이었다. 앞으로 튀어나오면 맞게 되니까 벽에 붙어서 있었지만, 그는 도망을 가지않고 상황을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손만 내밀면 다치겠지만, 나는 그를 못 본 척 했다.
나는 끼고 있던 수길을 팽개쳤다. 수길은 피범벅이 되어 바닥에 나뒹굴었다. 나는 조금전 빼앗아 든 야구방망이를 들고 녀석을 노려봤다. 수길은 죽여버려야 했다. 살려두면 뒷말이 많아질 테고 그러면 내가 죽게 될 상황이었다.
'어차피 녀석을 죽여도 상해치사밖에 더 될 것인가?'
나는 인정사정 없이 수길의 머리통을 야구방망이로 내리쳤다. 녀석의 골이 다 부서져 버리는 듯했다. 이정도면 죽었겠다 싶어지자 나는 동생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부 튀어!"
동생들은 내 명령이 떨어지자 야구방망이를 팽개치고 밖으로 뛰어나왔다. 커피숍 안에는 내 동생들 말고는 성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나는 동생들을 이끌고 후문 주차장쪽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는 미리 준비된 차에 올라탔다. 시동을 걸어놓고 있던 승용차는 몸을 숨기기로 한 곳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어둠속에 솟구치는 불빛 1 - 28~31>
첫댓글 깡패 이야기.. 별로..
오야붕 ㅋㅋㅋㅋㅋ 쓰레기 vs 쓰레기
양아치들 지들끼리 쓰레기짓 하고 뭐 잘난놈입네 하고 저렇게 써놓는거 참 웃기더군요. 뭐 잘한게 있다고...
살인해놓고 기록까지 했으니 이런 또라이가 없네요
세간에는 조양은이 신상사를 완전히 박살낸걸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전혀 아니라고 하더군요. 신상사는 저사건때 피해본것도 없고 그뒤 신상사의 엄청난 세력에 조양은 패거리들이 눌려서 나중에 모두 가서 죽여달라고 빌었는데 신상사가 너그럽게 용서해줘서 끝났다고 하더군요. 최근 조창조라는 원로주먹이 회고담에서 밝힌겁니다. 검샙해보면 기사에 나와요.
조양은이 저사건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건 주먹만으로 승부하던 정통 건달의 세계에서 최초로 회칼 야구방망이같은 다구를 가지고 연장질을 하게 되어서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한마디로 비겁하고 잔인한 넘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거죠. 신상파가 저사건에서 일방적으로 당한것도 맨주먹으로는 무기든 사람들을 당해낼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점점 쓰레기들 회고담이 많이 나오나보네요....세상 좋아졌죠 정말
주먹을쓰든 연장을 쓰던 깡패는 깡패
그저 양아치들 ,, 혹여나 어린애들이 이런거 보고 쓰레기들을 동경할까봐 걱정됩니다
연장의 본격등장... 이정도겠죠. 조폭아재들이 이걸가지고 뭐 협격이 사라진 계기라니 하며 미화하는게 더 웃기기더군요.
어쨌든 그당시 신상사를 건드렸다는 깡다구 하나는 대단한것이죠. 정말 전설같은 주먹들이 다 모여서 말한마디면 쥐도새도 모르게 묻힐수 있는데 그걸 친건데.. 그건 인정, 한국조폭의 흐름이 이 사건 이후와 이전으로 나누어지기도 하구요.
깡패는 깡패이고 당연한거긴하지만...사실 이 사건이후로 범죄조직들이 더 안하무인으로 나오기 시작한 계기가 되기도 하죠. 야쿠자들의 비호를 등에 업는 놈들도 나타나구요
요즘 안양에서 유명하다는 베트남 깡패얘기를 들으니 혀를 차게됩니다
그래봤자 쓰레기들이죠.
어차피 사회의 쓰레기들. 뭘로 미화해봤자-_-
조양은 저걸로 팬레터 받고 그랬어요 감옥에서..
이런거 올라올 때마다 생각하는게... 저런 깡패들 얘기 알아서 머할려는건지...
그래봐야 깡패들...배울거 하나도 없습니다.
제대로 양아치 짓이군여,,결국 악수하는척하면서 손내미는 상대를 찔렀다는 거 네요,,악수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제대로 쓰레기 군여,
진짜 사회의 쓰레기들. 누범가중, 경합범가중, 모든 수단을 적용해서라도 척결해야할 쓰레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