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도 아니고, 나도 아니라는 의미
장성숙/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blog.naver.com/changss0312
저지난달 선원에 법회가 열렸다. 그곳에서 강 선생님이라는 분을 봤는데 안색이 안 좋았다. 남편의 암 투병을 간병하느라 애쓰고 있는데, 남편의 상태가 썩 좋지 않다고 했다.
이번 달 법회에도 그녀는 맨 앞줄에 앉아 법문을 듣고 꼿꼿한 자세로 수행하였다. 수행을 마친 뒤 그녀에게 남편의 상태가 어떠냐고 물으니, 이미 4기인 데다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단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은 전보다 생기 있어 보였다.
그녀는 말하기를, 남편이 그런 어려운 상태에 있으니까 수행하더라도 더 절실한 심정으로 하게 된다고 하였다. 무슨 의미인지 단박 알아들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상황일 텐데, 어찌 생사 해탈에 관한 공부가 부실하겠는가.
그래도 수행할 경황이 되느냐고 묻자, 그녀는 얼마 전에 있었던 2주간 집중 수행에 참여하고자 했다가 아무래도 남편의 상태가 좋지 않아 불참할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그랬더니 스님께서 무조건 참석하라고 강경하게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앞뒤 안 가리고 절반인 1주일만 참석하는 것으로 허락받아 참석했단다.
이 수행을 하는 동안 자기가 남편의 병이나 상태를 ‘내 것’으로 동일시하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고 한다. 즉,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주시하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전율하였다. 남편의 병을 내 것이라 여기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면, 조만간 자신에 대해서도 ‘나’라고 지칭할 만한 게 없다는 무아(無我)에 대한 깨달음에 근접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동안 무아론(無我論)을 접할 때마다 다소 모호했던 마음이 풀리는 듯했다. 불교에서는 몸, 느낌, 의식이 모여 나를 이룬다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불멸하는 영혼 따위는 없다고 한다. 즉, 자기라고 하는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몸, 느낌, 의식이 합성되어 이루어낸 잠시의 구성물일 따름인데, 우리는 마치 ‘나’라고 하는 실재가 있는 것으로 착각한다고 것이다. 그리하여 실재하는 실체가 없다는 의미에서 불교는 무아설(無我說)로 대표된다.
이렇게 그녀는 남편의 병고를 마주하며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지만, 그만큼 수행의 정수에 다가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하여 반가움을 표현했더니, 그녀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활동적이던 남편은 살고자 간절하게 교회의 주님을 믿고 매달리는데, 죽음의 공포만은 넘어서지를 못하는 것 같단다. 그런 게 매우 딱하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듣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교는 모든 게 찰라찰라 생멸(生滅)하는 과정에 있다며, 그 어느 것에도 집착하거나 욕심내지 말라고 가르친다. 갈구하는 바가 있어 집착하게 되면 고통으로 빠져든다고. 그러니까 불교에서는 모든 게 변화하고, 불완전성을 지녔고, 그 자체가 고달픔이므로,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 세상의 모든 게 그때그때의 조건에 의한 연기(緣起)하는 일시적인 현상임을 제대로 알라고 한다.
이런 가르침을 담을 불교는 다름 아닌 삶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고, 으레 변화하는 도상에 있는 것으로 바라보라고 한다. 그러니 극심한 상황에 있는 사람일수록 좀 더 본질을 직시하도록 가르치는 불교를 가까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배우자의 상황이 그런데도 무조건 수행에 참석하라고 하신 스님의 확고함, 그리고 그러한 스님을 믿고 수행을 좀 더 깊이 있게 했던 그녀에게 경의를 표한다.
누군가가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어떤 프로그램에 불참하게 된다고 할 때, 나는 과연 그렇게 확고하게 스님처럼 밀어붙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직 어떻게 하는 것이 그 사람에게 더 좋은지에 대해 확신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첫댓글 "무조건 수행에 참석하라고 하신 스님의 확고함"
수영장에 각나라 시니어들
여기저기 육신 고통 ..
오늘은 여기 내일은 저기,,
Fibromylgia...
Rheumatoid arthritis..
좋은 상담사례
감사합니다..
다음 사례도 기다립니다..
영과 육 강건하세요.***^^^
이제 서울에 개나리, 목련 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는 벚꽃이 핀다고 합니다.
세계 어디서든 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