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의 사랑이 아닌 그녀와 그녀의 사랑
기타 장르
서울촌아가씨
'
"사랑해.세상이 듣는다면 저주하겠지만 난 행복해.그러니까 사랑해…."
그래…
우린 단지…
세상에게 용서 받지 못했을뿐이야…
"울지마,용서할수는 없어도 우리 사랑했잖아"
왜…
울었을까?
용서 받았을 수 있었을까
사랑이라는게…
결국 누군가가 지어낸 장난이였던걸까…
힘들었다…
그녀에게 지쳐 내게 다시 되돌아오는
그녀를 위로하는게…
사랑을 조금밖에 못나눠줘
상처 입은 그들을 어루만지는게…
너무나…
힘이……들었다….
사랑이라는 건 대체 무엇이였을까
우리 눈앞에 어른이던 불빛
사소한 감정으로 시작되는 불장난
그 어떤게 정말 사랑이라고
확답할수 있을까
우린 사랑했었다
아픈만큼 성숙해질수 없었지만
진심으로 서로를 느끼고 아파했다
우린 사랑했었기에
그 날의 추억을 말할수 있다
세상이 인정치 못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축복받지 못한 사랑이였지만…
눈물로써 묻어버린 사랑이였지만…
더 이상 아파하지 않아도 되기에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우린,사랑했었다…
그가 아닌 그녀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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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보기
"예전에 니 동생이 하나 있었다."
"… …."
"예쁜애 였어.남자 아이 였지.니 아버지를 쏙닮은 그런 애였어."
"… …."
"널 많이 따랐단다.참 웃음이 많고 언제나 행복해할줄 알았던 애였어."
"지금…어디 있는데요…."
"우리도 잘은 몰라.물론 찾아보면 알수 있겠지.
너 4살 되던 해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입양 시켜 보냈어."
"난 찾을 자격이 없으니까 어쩔수 없어요…."
"너 그 남장만 안하고 다니면 되잖아.대체 왜 그러는 거니.어머니도 안계시잖아."
"난 아직도 못 잊습니다."
"해한아."
"어머니가 아직도 내겐 살아계셔요.사랑하고 있습니다.난 여자가 아니예요."
"해한아….어머니는 니가 여자라는 사실을 뿌듯해 하셨다.
니가 오해하고 있는거야.아버지도 니가 여자라는 사실을 굉장히…!"
"난 태어났을때도 남자였고,지금도 남자입니다."
"해한아…."
"그럼 물러가겠습니다."
해한은 자신을 지금까지 길러준 고모와 고모내외에게 가벼운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하얗고 이국적으로 생긴 외모에 큰 키를 가지고 있었고,짙은 다갈색의 짧은 컷을 하고 있었기에
누구도 그녀가 남자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해한은 여자 였다.그의 눈동자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언제나 검푸른빛의 빛바랜 렌즈를 끼고 다니는데다 기다란 앞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렸으니 말이다.
그의 눈동자는 상처 받았고 지금도 그 상처를 어쩔줄 몰라하기에 렌즈를 하는 버릇이 든 것이다.
"언젠가 빛은 바래고 하늘도 바랠거야…♪
세상에 사랑이라는 세상에 눈물이라는 세상에 심장이라는….
존재하지마 날 아프게 하지마 질리게 하지마…."
그녀가 흥얼거리는 노래를 듣는 사람은 언제나 눈에 눈물을 글썽이곤 했다.
조금 허스키하면서도 하이톤의 맑은 목소리는 듣는 사람의 가슴을 녹여버리곤 했으니까 말이다.
지하철의 작은 입구를 종종걸음으로 걸어들어가는 해한의 뒷모습을 모두가 입을 벌리고 지켜본다.
해한은 언제나 있었던 일인듯 의연한 표정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동생…."
고모와의 마지막 만남을 초연히 받아들인줄만 알았던 그녀의 입에서 쓰라린 한마디가 흘른다.
렌즈 너머로도 쓰게 비치는 그녀의 아픈 두눈망울은 자신을 길러준 그들을 향한 미련을 말하는듯 하다.
그녀는 메고 있던 가방을 뒤적이더니 이내 붉은빛의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 안에는 빛바랜 사진 한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가족 사진이였다.
"엄마…,그리고 아빠…,그리고….하."
그녀는 초점을 잃은 두눈으로 가만히 사진을 둘러보다 체념한듯 사진을 구깃구깃 접어는다.
그리곤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힐끗 봐도 170은 훌쩍 넘을 여자치곤 큰 키.
호리호리한 체격에 작은 두상.커다란 눈.짙은 밤갈색의 짧은 커트 머리.
벌써 이 생활을 그러니까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남장 생활을 한지도 4년째에 접어들었다.
점점 말수는 줄어들었고,그나마 다니던 중학교를 그만두고 나서는 연락되던 친구마저도 연락이
끊기고 말았다.하지만 해한의 눈빛은 4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나이에 맞지 않는 짙은 냉소.
"어이,아가씨.기럭지 죽이는 구만.10만에 어디한번 놀아볼 생각 없어?"
"… …."
"안 들렸나 본데…!거기 아가씨.우리 헤픈놈들 아니니까 오해 말라구.10만에 놀아볼…."
"개자식아…."
"뭐?"
"죽여버리기 전에 꺼져…."
"이 년이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야.너 뭐라고…?"
퍽-!
허공을 울리는 작은 충돌음.
주변을 걷고 있던 사람들이 조금 놀라는 눈빛을 하곤 슬금슬금 도망친다.
변하지 않는 포커페이스로 사내를 때려눕히곤 그녀가 유유히 사라지며 한마디를 남긴다.
"미안한데…,아가씨도 아니고 이 년도 아니다…똑바로 쳐 말해…."
첫댓글 와우 새로운데요? 근데 저 전지현씨 사진은 어느 영화에서 나온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