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 ] 사랑과 키스의 차이 [1~2]

[귤색톡톡]

                                                                                                    -주가혜 : 국화 님

“사랑과 키스의 차이? 사랑은 아무것도 되돌아오는게 없지만 키스는 해준만큼 되돌아 온다는것.."

뜨끈하고 진득한 손이 기분나쁘게 목뒤를 따라 등줄기를 타고 내려온다.

척추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그느낌에 절로 비명이 나올정도로 불쾌해진 나는

결국 참다못해 밀어붙이기만 하는 이 무식한 남자의 어깨를 기운차게 밀어냈다.

남자는 처음엔 당황한 듯 나를 쳐다보더니

이내 자존심 상한 얼굴로 노려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남자의 표정에 콧방귀를 끼고는 되려 놈을 마주 노려보았다.

“왜 그러는데?”

남자의 질문에 나는 반박하려다가 반박할 만한 이유가 적당치 않자 입을 다물고 말았다.

키스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즐긴다면 모를까.

그래. 이 놈이 좀 다급하게 몰아 붙이기는 했다.

그치만 그리 나쁘지만도 않은데 왜이리도 저손이 소름끼치도록 싫은것일까.

저 두툼하고 굻은 손가락이 내 솜털 하나라도 건드렸다는 생각에 또다시 소름이 온몸으로

우수수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가혜야? ”

“....헤어지자 우리. 이제 정수씨한테는 아무 느낌도 안들어. 미안해.”

거짓말이다. 처음부터 느낌 따위는 없었다.

설레임도 기대감도 서운함도 없었다.

그저 집앞 편의점 알바생을 만나듯 필요할 때 당연하듯 만나왔다.

비단 이 남자 뿐만이 아니라 전에 만나온 모든 남자들이 그러했다.

그저 필요할 때 만나는 그런 존재들....

그게 바로 나한테있어 남자라는 존재들이였다..

[1~2]

“사랑과 키스는 별개일까? ”

“응.”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리는 경미의 질문에

나는 마침표 찍을틈도 안주고 바로 답변을 건넸다.

“이 매마른년... 꼭 그렇게 건조하게 대답해죠야 쓰겠어?”

“당연한걸 물으니까 그러지.”

“야 니가 얼마나 살았다고 그런 다늙은 소릴하냐?

 우린 아직 한창 사랑에 몸바칠 불타는 청춘들이라고!“

이년은 아직도 말도 안되는 사랑타령을 하는 년이다.

세상에 경미가 생각하는 그럼 꿈같은 사랑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될까?

아니 존재하기는 할까 의문스럽다.

연애는 곧 엔조이다. 사랑타령을 해대며 질질 끄는건 보기추한 집착일뿐이다.

이 결론이야말로 26년동안 살면서 얻어낸 내 진리이다.

이 한심한 년은 아직도 고등학교적 로맨스나 꿈꾸고 앉았으니..

경험자가 보는 입장에선 답답하기 그지 없을뿐이다.

“경미야. 이 언니가 부탁하는데. 제발 그 유치한 사랑타령 좀 집어쳐라 응?”

“나쁜년........ 그게 곧 소개팅 앞둔 친구한테 할소리냐? 응?”

그래. 오늘이 바로 이경미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소개팅 날이였다.

근데 소개팅 하기 전에 나는 왜부르냔 말이지...

“그러게 누가 나 불르레? 이런소리 들을꺼 뻔히 알면서 머하러 부르냐?”

“그거야.. 니가 남자 경험두 많구..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충고를 해줄가싶어서..”

저거 뭔가 수상쩍다..

도움되는 충고는 개풀.. 내가 뻔히 무슨말할지 알면서 도움되는 충고?

내가보기엔 소개팅이란 자체도 한심스럽기 그지없는

사는데 하등 도움안되는 활동들 중 하나로밖에 안보인다.

내가 수상쩍게 쳐다보쟈 괜히 옷을 매만지며 시계를 쳐다보는 경미년..

“야야.. 이제 너 소개팅할 시간도 다가오니까 난 이만 일어날란다. ”

“야! 주가혜 잠깐만.. 원민이 올때까지만 같이 있어주라 응??

 나 떨린단말야~ 혼자 못있겠어. “

“별 쌩지랄을 다떤다. 떨리긴 모가떨려! 난 니 하는 소리만 듣고 있어도 치가떨린다 아주! ”

말은 이렇게 하면서도 어쩔수없이 다시 자리에 앉는 나이다..

그런 나를보며 헤벌쭉 웃어재끼는 저 한심한년...

그래 내가 저걸 친구라고 달고살지.. 어이구 저 애물단지 웃으면 다인줄알어..

그렇게 턱을괴고 앉아서는 또 경미에 말도안되는 사랑타령을 들은지 10분은 지낫을까.

정신없이 주절거리던 경미의 입이 곧 함주막하게 벌어지더니 문쪽을 향해 팔을 후적후적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곧 나는 그쪽을향해 고개를 돌려보았고 이쪽으로 웃으며 다가오는 두남자.

저기 반갑게 손을 마주흔드는 저놈이 원민이 일것이고...

그옆에 저 말쑥한놈이 경미 소개팅 남이겠지....

의외로 괸찮은듯싶었다.

키도 멀쑥하게 기다란 것이 어깨도 듬직하고 절로 옷빨도 잘받는게 모델인가 싶을 정도였다.

점점 가까워질수록 소개팅남의 얼굴 윤곽선이 뚜렷해지기 시작했고 곧 나는 버릇처럼

점수를 먹이기 시작했다.

코도 적당히솟고 눈매도 뚜렷한게 사내 넘이 입술도 도톰한 것이 버릇인 듯

입끝이 살짝 말려 저절로 웃는얼굴을 자아내고있었다.

그치만 눈썹에 닿을듯 말듯 내려오는 앞머리.. 정말 딱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저런 인간은 약간만 고개를 숙여도 무슨생각을 하는지

어떤눈을 하고있는지 알아볼수가 없다.

짧은시간에 남자를 훑어본 나는 곧 별흥미를 잃고 다시 원민이 쪽에게로 관심을 돌렸다.

“잘 지냈지? ”

“응. 잘 지냈지 뭐. 너도 너무한다 어떻게 연락 한번 안하냐.”

서운하단 듯이 입을 삐준 내미는 원민이..

원민이 경미 그리고 나는 대학교 내내 붙어 다녔던 삼총사였다.

그치만 난 대학졸업 후 원민이 에게는 연락을 끊은채 경미에게만 연락을 하게되었다.

이유는 하나였다.... 원민이가 나한테 던져오는 답답한 시선...

그 시선이 어떤것인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 나였다...

결국 나는 친구를 잃은 것이다...

원민이에게 직접적으로 고백을 받거나 하진 않았지만 원민이의 시선을 알게된 그후부터

더 이상 원민이는 내 친구가 아니였다.

나와는 다르게 경미는 원민이와 계속 연락을 해온 모양이였고

오늘 원민이가 주선한 소개팅 자리도 나오게 된것이였다.

지금이야 2년이나 지난일이니 별로 신경쓰이지 않지만..

어색한 것은 어쩔수 없는것인가 보다.

잠시 침묵이 이어졌고, 나는 답답한 마음에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자 이경미 이제 원민이도 왔으니까 언니는 가봐도 되지? ”

내 물음에 잠시 망설이나 싶더니 경미는 내옷깃을 당기며 다시

소파위로 몸을 앉혔다.

“에이~ 가긴 어딜가~ 기왕 이렇게 만난거 쫌만 더있다가. ”

“이경미.. 지금 나보고 너 소개팅하는거 구경하라고? ”

“아니. 이따가 원민이 나갈 때 같이 나가면되잖아~  그러니까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나가.”

저년이 왜 저렇게까지 나를 묶어두려고 하지?

나는 순간 이상한기분에 원민이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려버리는 원민이의 표정을 본순간 2년 전처럼 알수있었다.

밀려오는 허탈감과 짜증.......

지금 이경미 이 친구라는 년이 강원민과 나를 이어주려고 하는 것이였다.

꾸역꾸역 차오르는 짜증 때문에 경미에게 한소리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나는 꾹 참고는 묵묵히 소파에 앉아만 있었다.

그때 무심코 마주친 그남자의 눈.

반달로 휜채 웃음기를 먹음은 채로 나를 관찰하듯 쳐다보는 놈. 

나는 생각 같아선 그놈의 눈을 피하고 싶었지만 알 수 없는 오기에 녀석의 눈을

뚫어져라 마주 쳐다보았다.

왜 처음보는 남자와 눈싸움 아닌 눈싸움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쯤에.

남자는 곧 경미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고는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경미씨. 승우현이라고 합니다.

 그쪽얘기는 원민씨를 통해 많이 들었습니다. 듣던데로 미인이시네요.“

트레이드 마크인 듯 살짝 말려올라가는 웃음을 지으며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는 놈..

그런데 분명 저인간은 경미를 쳐다보고있는데

꼭 나를 쳐다 보고있는듯한 이 이상한 기분은 무얼까..

기분탓이겟지 하고 고개를 돌리는 찰나 나와 마주친 우현이라는 남자의눈.

웃고있었다 그것도 장난감을 앞에둔 아이의 눈으로..

순십간에 기분이 이상해졌다... 기분이 나쁜건지 좋은건지...

좋은것일 리가 없다.. 짐작하기 힘든 내 기분에 나는 짜증이 더욱 밀려오기시작했다.

저놈은 왜 아무한테나 실실쪼개 기분나쁘게.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살살 눈웃음을 친다.

지가 계집애도 아니고 왜 저렇게 눈웃음을 쳐대는지..

나한테만 그러냐 하면은 그것도 또 아니기에 화내기도 모하고..

그냥 생긴게 그러려니 하고 참고 넘기려는데 영 짜증이 가라앉지가 않는다.

“왜그래 가혜야 .. 기분안좋아? 그러지말구 기분풀어~  금방 보내줄게~

 자자 너 좋아하는 레몬티 시켜줄게. “

나는 경미의 애교섞인 말투에 그저 고개만 끄덕였고

곧 강원민이 종업원을 불러 레몬티 와 각자 마실것들을 주문시켰다.

그러면서 살살 내눈치를 보는데..

그게또 여간 짜증나지 않을수가 없었다.

이렇게까지 안하려고했는데 이따가 확실하게 말해주어야 할 듯 싶다.

미묘한 분위기가 오가는 가운데 승우현 이라는 남자와 경미의 얘기소리만이

테이블을 오갔다.

그때 마침 종업원이 레몬티들을 들고 우리 앞에섰고..

나는 답답한 마음에 테이블에 레몬티가 놓이기 무섭게

빨때를 뺀체 꿀꺽꿀꺽 곧잘 넘겨마셧다.

그렇게 시원한 레몬티 덕에 기분이 한결 나아지고있는데..

한참 넘기고있는 중에 문득 성우현이란 놈과 눈이 또다시 마주쳤다.

좀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눈... 어딜보고있는 거지?

레몬티? 아니면 내....입술?...

그놈에 시선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이상하게 발꼬락 끝이 근질근질한게 알 수 없는 느낌..

곧 이상한 기운이 역류하듯이 몸이 뜨거워 졌다.

그기운에 나는 제풀에 놀라 꼴딱꼴딱 넘기던 레몬티가 목에 걸려 기침을 해댔고.

곧 깜짝놀란 경미와 강원민이 서로 손수건과 휴지를 챙겨주며 수선을 떨어댔다.

“어휴!! 얘는 칠칠맞게 이게 모야? ”

“괜찮니 가혜야? 화장실가서 씻을래?? ”

'괜찮으니까 신경쓰지마' 라고 대답해주고 싶었지만 제대로 사레가 걸린지라

말은커녕 기침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한술 더떠서 오버해대는 승우현이란 남자..

“이런 옷을 다버리셧네요.. 어쩌죠? 근처에 옷가게에서 옷하나 구입해드릴까요? ”

'됐어요. 댁이 몬데 옷을 사주고 말고해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도역시 기침에 가로막혀 나올 생각을 않으니 미칠노릇이였다.

“괜찮습니다 우현씨. 가혜는 곧 제가 데리고 나갈꺼니까 신경쓰지마세요.”

강원민도 한술 더떠서 내 뭐라도 되는양 말을 막았고.

승우현이란 작자는 곧 트레이드 마크인 스믈스믈한 미소를 지으며

‘그러시군요 별뜻은 없었습니다 하하’ 이러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제서야 숨이 고르게된 나는 아까 그 시선에 대해 물으려 승우현을 쳐다보았으나

곧 그의 ‘그래그래 다알어.’ 라는 듯한 눈웃음에 어의가 없어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아마 저 실실쪼개는 인간이 무언가 착각을 해도 단단히 하고있나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나는 곧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설마 지한테 첫눈에 반했다고 라도 생각하고 있는거야?

결국 속에 꼬물꼬물 커져만가던 짜증 덩어리가 터저버린 나는 

여전히 손수건으로 내옷을 닦아주던 경미의 손을 뿌리치고 벌떡 일어나고야 말았다.

“이봐요. 그렇게 아침밤낮 능글능글 웃고있으면 좋아요?

 댁은 어떨지몰라도 보는사람은 별생각 다들거든요? 사람 깔보는 것도아니고."

그렇게 말하며 나는 테이블밖으로 걸어나왔고 벙쩌있는 놈의 얼굴에 대고

마지막 쐐기를 박아주는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자뻑증세가 좀있으신듯한데 것도 좀 고치시구요. ”

그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쿵쾅거리며 문쪽으로 향했고

뒤에서 무슨일이냐며 울먹이는 경미의 목소리와 나를 따라나오는 듯한 강원민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능글맞은 놈의 웃음소리도 들린것 같았지만...

그소린 정신 건강상 못들은 걸로 생각 하기로 하였다...

딸그랑 거리는 카페 유리문을 박차고 나오자

짐작대로 강원민이 그림자 마냥 뒤쪽에 따라붙었다.

나는 뻔히 녀석이 따라 나오는지 알고있었지만 아무도 없는 양 무시한체

갈길을 제촉했다.

“가혜야! 잠시만 내 얘기좀 들어주라.”

그냥 무시한채 지나치려 했지만 기어코 녀석이 날 붇잡았고

나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고는 머리를 쓸어올리며 녀석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래 할말이 뭔데? ”

“오늘 경미 소개팅.. 사실 너를 만나기 위한 구실일 뿐이였어.”

“구실? 날 왜만나야 했는데? ”

내 쌀쌀한 음성에 녀석은 당황한 듯 바로 말을 읻지 못했고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담배를 찾아 입에 물고는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무심코 경미와 그작자가 있는쪽 유리창으로 고개를 돌리게되었고

강원민이 고백을 할줄 미리 알고있었는지 기대에 찬 눈의 경미를 볼수있었다.

저 화상... 저것도 친구라고..

그리고 그옆엔 그 능글맞은 그인간이 웃는 낯으로 이쪽을..

정확히는 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망할 작자는 끝까지 웃는 낯으로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속을 북북 긋는다.

“가혜야.. ”

그때 마침 강원민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울렸고.

나는 계속 그남자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에 흠칫 놀라며 재빨리 고개를 돌렸다.

“말해.”

당황한 탓에 말투가 더욱 딱딱해졌고 내말투에 강원민의 표정이 더욱 무거워졌다.

“좀 다정하게 말해주면 안되겠니?

 전에는 이렇지 않았잔아.. 왜 이렇게 날 대하는 태도가 변한거야?“

“변한건 너였어 강원민. ”

내 냉담한 말투에 강원민은 한숨같은 웃음을 지어보이더니

고개를 돌려 다시금 담배를 한모금 들이마시고 내뿜기를 계속했다.

“알고 있었구나.”

“......그것보다 지금 할말은 뭔데?..”

자꾸 창쪽이 신경쓰엿다.

저작자도 이런 상황이 될꺼라는걸 알고 있었을까?

지금 이쪽 상황을 보면서 비웃고 있겠지?

생각 같아선 저 망할놈 앞에 당장 뛰어가 눈구녕을 두손가락으로 쿡 찔러 주고싶었다.

“주가혜.. 너도 알다시피 난 2년전부터 너를..”

“그 얘기라면 ?獰?. 난 전혀 너랑 이러쿵 저렁쿵 한 사이 되기 싫으니까

 난 이만 가볼란다. 좋은 여자 만나서 잘 지내라. 다시는 보는 일 없으면 좋겠다. “

나는 녀석이 고백할 틈도 주지 않고 다다닥 쏘아 붙이고는

멍해져있는 녀석에게서 돌아서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 나왔다.

정확히는 그 망할 작자의 눈을 피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미친 얼굴근육 풀린 자뻑황제. 정말 그런인간은 딱 질색이다.

뒤에서 내이름을 부르는듯한 강원민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나는 넌덜이가 나는 이장소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픈 심정에

서둘러 택시를 잡아탔다.

다신 그 자뻑황제를 만나질 않길 빌며..........

*

“이봐 가혜 씨. 가혜씨 표정보고 들어오던 손님도 도로 나가겠어 ”

가게 언니의 말에 화들짝 놀란나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표정을 풀려고 애를썼다.

그나마 어렵게 구한 직장이였다.

매장의 크기만도 어마어마한 고급 옷가게인 만큼 들어올려고 얼마나 애를썼는지 모른다. 

그저 판매원 자리일 뿐인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밥줄이였다.

짤리면 큰일이지 암~..

“왜 애인이랑 잘안되? ”

“애인은요 무슨.. 그냥 세상 사는게 따분해서요.”

“어머! 젊은애 하는소리가 .. 한창 즐길 나인데 즐겨야지~”

즐길깨 있어야 즐기지... 이미 연예에 질린지는 오래고..

남자보고 얼굴붉힌게 언젠지도 기억안난다.... 아니 그런적이 있긴있었나?.

한창 지 옛날 얘기 자랑에 빠진 직원언니를 무시하며 나는 신상품 진열하는것에 열중했다.

그때마침 자동문사이로 손님한명이 들어섰다.

지혼자 재잘거리던 직원언니는 언제 그랬냔 듯이 자세를잡고 인사를 했고

곧 직업용 미소를 지으며 쪼로로 손님곁으로 따라 붙었다.

저런걸 보면 정말 존경스럽다니까..

“어떤 옷을 찾으시나요 손님~.. ”

나는 손님에 대해 별 신경 안쓰고 신상품 진열에 열중했다.

아직 이른시간이라 손님이 올때가 아닌데....

그때쯤 귀에 들려오는 낮익은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장을 보려고 왔는데.. 저 진열하고있는 것들이 맘에 드는군요.. ”

나는 설마설마 하는 생각으로 천천히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능글맞게 웃으며 이쪽을 바라보고있는 그 남자 승우현.......

난 저절로 입이 벌어졌고 곧 표정을 굳히며 그 놈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우연일뿐이야.. 저남자는 손님이고.. 신경쓰지 말자 주가혜..

이런곳에 옷을 사러온것 보니 돈은 많은가 보다.

그러니 더욱 지잘난줄 아는거겠지..

“아.. 저 손님 저 신상품들은 아직 진열이 덜 된것이라

 다른 것 먼저 구경하심이 어떨까요? ”

“아닙니다. 괜찮으니 신경쓰지 마세요. ”

그렇게 말하며 또 눈웃음을 쳐대는 놈..

직원언니는 홀라당 넘어간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며 분부대로 하십쇼란 표정이다..

저 얼굴근육 풀린 자뻑황제...

진열된거 냅두고 꼭 이걸 먼져 봐야겠어?

결국 나는 질열하던 것을 멈추고 남은 옷가지를 챙겼고..

옷가지를 들고 자리를 비키려는 순간 놈이 내앞을 막아섰다.

“그냥 저신경쓰지 마시고 하던일 마져하시죠. ”

하던일 마져 하라는데 굳이 나중에 할 필요를 못느낀 나는 고개를 한번 숙여 보이고는

다시 옷가지를 풀어 진열하기 시작했다.

왜 아침 댓바람부터 와서 사람 신경쓰이게 하는지..

정말 곱게 볼수가 없는 남자다.

“여기서 일하시나 보군요. 우리 참 인연인거 같죠? ”

인연은 개뿔이.....

나는 놈의 말을 무시하며 직업용 미소를 짓고는 입을열었다.

“손님 찾으시는게 있으신가요? ”

내 말이 모가 웃긴것인지 저놈은 또 쿡하고 웃어재낀다..

그래 너는 세상만사가 모두 재미있지?..

기분이 상하려 하는 것을 꾹꾹 참으며 영업용 미소를 짓고 서있는데

놈이 무슨 꿍꿍인지 입끝을 살짝 말아올리며 입을연다..

“아가씨가 좀 괜찮은걸로 골라 줄래요? ”

아가씨?...어디서 다늙은 아저씨 흉내야 저게...

무슨 꿍꿍인지 전혀 짐작이 안가는 나는 여전히 영업용 미소를 지으며

이것저것 옷을 뒤져 괜찬타 싶은옷들을 꺼냈다.

“요즘은 이런옷들을 많이 찾으시던데 어떠신가요? ”

“괜찮군요. ”

팔장을 끼고는 고개를 끄덕이는 놈...

괜찬으면 후딱사서 가주라 좀......

“그런데 직접 봐서는 모르겠는데 아가씨가 좀 대줘볼래요? ”

“네?? ”

나는 순간 벙쩌버렸고.. 놈은 또 그예의 능글맞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나는 구제요청을 하려 직원언니를 쳐다보았지만..

직원언니는 타이밍 좋게도 마침 또 손님이 온지라 그쪽으로 빨빨 대며 가고있었다.

손님이 옷좀 대달라는데 싫다할수도 없고.. 나는 똥씹은 표정으로

정장하나를 집어들었다.

내 키가 작지 않은 키임에도 불구하고 정장의 어깨끝을 맞추려 팔을 한창 올려야햇다

그렇게 놈의 어깨에 정장을 대보이는데 왜이렇게 얼굴이 가까운건지....

순간 바짝붙은 얼굴사이에서 놈과 눈이 마주쳐버렸고..

놈에 어깨에 닿은 손까락이 저릿저릿거리기 시작했다..

뭐지이건?

알 수 없는 긴장감이 맴돌며 나는 결국 난생처음 남자의 눈을 피해버렸다.

나는 애써 이상한 기분을 잊으려 어깨에 대고있던 정장을 거두고는 다른 정장을 뒤적거렸고.. 슬쩍 놈을 쳐다보니.. 놈은 또 눈꼬리를 휘며 쿡쿡 웃어 대고있었다..

짜증이 스물거리며 피어오르는게 옷이고모고 다 내팽계치고 싶었지만.

참을 인자를 새기며 다른정장을 집어 놈의 어깨에 대주었다..

“아까 그옷이 더 낳은 것 같은데...가혜씨가 보기엔 어때요? ”

이게 또 아가씨는 어쩌고 가혜씨 거려?

나는 순간 인상을 찌푸렸지만 다시 애써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손님이 원하신다면 그걸로 드리죠. 좀전에 그옷으로 계산해 드릴까요? ”

“쿡.. 가혜씨 정말 대단하네요. 이제 좀 아는척 해주면 안되요? ”

“좀전에 껄로 계산해 드려요 손님? ”

내 무뚝뚝한 말에 놈은 또 쿡쿡 거렸고

이걸 죽여 살려 하며 고민 하는동안 놈이 다시 말을 걸어왔다.

“어제 원민씨랑은 어떻게 됐어요? ”

“좀전에께 별로이시면 이런스타일은 어떠신가요? ”

내가 이렇게까지 무시하는데도 놈은 계속 웃는 낯짝으로 말을걸어왔고..

슬슬 주가혜의 인내심이 바닥이 나기시작했다..

“원민씨가 별안간 소개팅 할생각 없냐고 물어보길래 의아스럽긴 했었죠.

 그런데 그런 속사정이 있을줄은.. 쿡..“

“그게 댁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

“오.. 드디어 대답했다. ”

놈이 혼잣말을 하듯 감탄사를 내뱉었고 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놈을 노려보았다.

이제 손님이고 모고 없다.

저 놈은 왜이렇게 날 못괴롭혀 안달이야?

“옷 사시러 오셧으면 옷이나 사고 가죠 좀? ”

“풋.. 가혜씨 그때도 알아?f지만 정말 성깔있네요.”

“성깔있는데 보태준거있어요? ”

내 짜증스런 대답에도 놈은 모가좋은지 쿡쿡 거린다.

정말 여기가 매장만 아니였으면 저놈 발등을 수십번 찍어주고도 모자랐을꺼였다.

내가 그놈을 한창 노려볼쯔음 어느새 다른손님을 봐주던 직원언니가 다가왔고

내표정을 쳐다보던 언니는 기겁을하며 내옆구리를 쑤셔댔다.

“미쳤지 너미쳤지. 왜 손님을 그리 노려봐!. 사장님한테 혼날짓 하지말고 저리가있어.”

직원언니가 소곤거리듯 말을했고.

나는 표정을 풀지않은채 놈에게 꾸벅인사를하고는 자리를 비켜 나왔다.

“오호호 저희 직원이 오늘 좀 기분이 안좋아서. 호호 이해해주시길 바래요 ”

“아뇨 괜찮습니다. ”

안봐도 뻔햇다 또 눈웃음 쳐대면서 직원언니를 살살 녹이고있겠지.

나는 다시 나를 부를까봐 불이낳게 반대쪽 매장으로 뛰듯이 걸어갔고 얼마나 지났을까

놈이 갔는지 직원언니가 불퉁거리는 얼굴로 내쪽으로 다가왔다.

“저사람 아는 사람이였어? ”

“아뇨. 알기보다는 그냥 좀.. ”

“이거나 받아. ”

직원언니는 곧 명함을 내쪽으로 건네주었고 팔짱을 낀채 나를 쳐다보고 서있었다.

저 여자가 왜 저렇게 불퉁거리나 했더니 이명함 때문이엿나 보다.

승우현 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명함. 아니 이걸 왜 나한테 주는데?

어의가 없어진 나는 번호라도 외울 듯이 내명함을 뚫어져라 쳐다보고있는 언니한테

입을 열었다.

“언니 이명함 드릴까요? ”

“엉? 그걸 왜 나한테죠. 너 주라고 준건데 . ”

“별 필요 없어서요. ”

직원언니는 한번 팅겨본 거였는지 좋아라 냉큼 명함을 받아드렸고

나는 곧 신경을 끄고는 다시 남은 옷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미친거아냐? 그걸 어디 똥닦을때 쓰라구 주나.

그 이상한 놈 생각만해도 짜증이 울컥 밀려온다.

제발 다시는 저 인간을 만나는 일이 없기를 두손모아 애기신께 빌어 봅니다.

[수준기민]

재미있어용!! 이것저것 들쑤시다가 맘에드는소설을 겨우 찾았네요 ㅠㅠ 그냥갈뻔했네요 ㅠㅠ 죄송해용~ 열씸히쓰세요요!! 열씨이이이이이이미 기다리겠습니다

[귤색톡톡]

으아.. 감사해요^^ 저두 열씨이이이이이이미 쓰겠슴당^^ㅋ

[평생지킴이 ㅋ]

^^잼있어욤 ~엄청 ㅋㅋ 앞으로더~ 좋은글들 부탁드려욤 ㅋ

[귤색톡톡]

감사해용~~~~~~~~~~ 앞으로도 소중한 꼬릿말 부탁드릴께요^^ㅎ

[미서니니니닝]

재밋어요*^^* 정말 제가 원하던 스타일의 소설이에요!! 히히 열심히 써주세요*^^*

[카르페디엠]

ㅎㅎ 상큼해요,~ 진작에 못 발견했다니ㅜㅜ 얼른 담편 읽으러 갈께요 ㅋㅋ

[똥곰하마씨]

재밌어요 ㅋㅋㅋㅋㅋ 감상추천에 있길래 보러왔더니 1 - 2 편만 없어서 당황했었는데 귤색톡톡님 도와주셔서감사해요 ㅋㅋㅋ

[너를 잊지 못할꺼얌]

재밌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