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7. 9. 30. 9월의 마지막 날 밤.
9월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갔다.
이 밤이 지나면 10월이 시작되는 첫날이니
인사를 올릴 수밖에 없는 밤이다.
다들 별고없으시겠지?
10월도 건강하게 지내시길.
일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게,
여름 내내 미쳐 날뛰던 날씨가 이제야 제정신이 들었나 보다.
밤낮으로 선풍기, 에어컨 켜고 살아내느라
가뜩이나 여유 없는 살림살이에
전기요금만 실컷 물어냈다.
아이고, 무시라!
역시, 가을은 가을인가 보다.
추석 성묫길에 어느 분이 밤을 댓 되 챙겨 주셔서
잘 삶아 먹었는데, 오늘은 인근에서 주말농장을 하는 지인이
밭에 다녀온다며, 고구마 한 소쿠리를 주고 갔다.
몇 뿌리 삶았더니 포슬포슬한 게,
어찌나 맛이 좋던지.
몇 뿌리 챙겨 먹고는 저녁밥을 못 먹었다.
1757. 9월 30일 저녁밥은 내 평생에 한 그릇뿐인데,
이래도 되나?
말 나온 김에,
76살 먹은 어느 분이 쓴 글에서,
지금까지 먹은 밥그릇 수를 계산해 놓은 걸 봤다.
76살 × 3끼 × 365일= 83,220 그릇이더란다.
맞는 계산인지 모르지만 내가 먹은
밥그릇 숫자도 비슷할 터이다.
어지간히 먹기는 했다.
식충도 아니고.
그래도 할 말은 있다.
옛날부터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다.
더구나, 요즘은 밥그릇이라는 물건이 옛날 간장 종지만 하니
말로는 한 그릇이라 해도 숟가락으로 볼꼰 눌러서 뜨면
두어 숟가락에 불과할 뿐, 간에 기별도 안 갈 판에,
그걸 한 그릇으로 계산할 일은 아니다.
옛날 큰 머슴들 그릇인
막사발이라면
또 모를까.
그릇 안에 담긴 밥보다, 위로 솟은 밥이 더 많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던 고봉밥.
적어도 그 정도는 돼야
한 그릇이지.
안 그렇소?
- 끝 -
좋은 계절입니다.
모두 건강하게 지냅시다.
또 봐요.
안녕!
첫댓글 구마이 사발...어지간히도 컸제?
저기요! 계산 잘못됐어요. 환갑이후 먹은 밥은 세끼를 합쳐도 한 그릇이 안되거든~
옛날 여인들 밥 담는 실력이 대단했습니다.
그것도 보리밥을 요모조모 두드려가면서 고봉밥 만드는 걸 보면 ㅎ
머슴들 자기 밥그릇이 작아 보이면 항의하고 그랬습니다.ㅋ
먹을거리가 없던 시절이라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동해면에 친척이 계시는데
어릴적에 놀러가면
어장하던 형님들 밥그릇 보고
깜놀했던 기억이....
사발은 새발에 피고. 노오란 앙푼이에다. ㅎㅎ
아 그 머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