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넘어서도 말이 젊은이 못지않게
빠르고 대화에 쓰는 단어가 풍부한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고등학교 졸업 학력이지만 은퇴(隱退) 후에
새로운 직업이나 배움에 뛰어드는 70세 청춘도
있고, 영어 수상 소감으로 전 세계를 휘어잡은
배우 윤여정도 있습니다.
반면 박사 공부까지 한 사람이 70대 중반에
치매(癡呆)로 고생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나이 들면서 어쩔 수 없이 생물학적으로 퇴화하는
뇌를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면" 노화를 늦춰가며
총명하게 지낼 수 있습니다.
뇌는 이렇게 늙어 갑니다.
약 70세부터 상용하는 단어 수가 줄어듭니다.
말하는 속도나 대화 구성 등 언어 능력도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상황을 판단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은 다만 특별한 질병이 없다면 80세 정도에도
유지가 됩니다.
시간이 점점 길어져도 기다리면 제대로 맡은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나이 들어도 뇌신경세포 수는 감소하나 그 안에서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서 뇌 기능을 보상토록 합니다.
기억력은 최신 것부터 떨어집니다.
새로 만난 사람의 이름이나 어제 먹었던 메뉴가
잘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이른바 이것을 휘발성
기억력이라 합니다.
70세가 넘어가면 뇌 혈류량이 젊었을 때보다
20% 정도로 감소합니다. 뇌혈관 동맥 경화로
혈관이 좁아지는 탓입니다.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고혈당 등이
있으면 뇌 혈류 감소가 촉진됩니다.
이 때문에 초고령에서는 혈관성 치매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알츠하이머 치매만큼 발생합니다.
하루 두 잔 이상의 음주는 뇌 기능 감소를
증가시킵니다.
끊임없이 머리를 굴러야 뇌가 싱싱해집니다.
눈, 코, 입, 귀가 즐거우면 뇌에도 좋습니다.
보기에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즐거운 것을 많이
듣고,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으면 뇌에 좋다는
의미가 됩니다.
시력을 잃으면 사물을 잃고, 청력을 잃으면
사람을 잃는다는 말이 있듯이, 뇌는 시력과
청력의 자극으로 움직입니다.
청력이 떨어지면 보청기로 만회하고, 시야가
흐려지면 백내장 수술 등으로 시력과 시야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이 모두가 뇌를 위해서입니다.
맛을 음미하며 씹어 먹는 식사가 뇌를 크게
자극합니다. 이를 위해 위아래 맞물리는 치아를
최대한 많이 보존해야 합니다.
치아를 잃었으면 임플란트로 채워 씹는 능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호기심은 뇌를 끝까지 작동시키는 온(on)
스위치입니다.
매일 다니던 길거리를 산책하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새로 바뀐 게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며
다니는 게 좋습니다.
새로 생긴 가게가 있으면 들러보고, 어디서 어떤
물건이나 식품이 싸고 좋은 것을 파는지 알아보러
다니면 뇌 기능이 활성화됩니다.
다양한 책 읽기와 그림 보기, 음악 감상 등 예술적
경험은 새로운 신경망을 만들어 생각을 풍부하게
하고, 사고를 유연하게 만듭니다.
외국어 같은 처음 접하는 학습은 깨어 있는
뇌세포를 늘리는데 가장 좋습니다.
매일 하던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반복하는 생활은
뇌세포를 오프(off)로 만들어 노화를 촉진합니다.
카드놀이, 낱말 맞추기, 산수 풀이 등 일부러
시간 내어 머리 쓰기를 꾸준히 하는 게 좋습니다.
고스톱, 파크 골프 같은 게임은 최고입니다.
여러 사람과 지속해서 교류하는 것도 뇌를 깨우는
약이 됩니다. 대화에 참여하려면 뉴스도 자세히
보게 되고, 바깥 출입 하려면 옷매무새도 챙기게
됩니다.
뇌는 저수지와 같습니다.
평소에 저수지에 물이 가득 차 있으면 가뭄이
와도 버틸 수가 있습니다.
일상에서 머리를 끊임없이 굴리고 오감을 즐겁게
하고 살면 뇌가 싱싱해집니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마음을 청춘처럼 살면
몸도 청춘처럼 젊어질 수 있습니다.
노자는 사람의 생의 원리를 귀생(貴生)과 섭생(攝生)으로
설명했습니다.
귀생은 자신의 생을 너무 귀하게 여기면 오히려 생이
위태롭게 될 수 있고 섭생은 생을 적당하게 억누르면
생이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선섭생자 이기무사지(善攝生者 以基無死地)
섭생을 잘하는 사람은 죽음의 땅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내 몸을 적당히 고생시키는 섭생이 건강한 생을 산다는
것을 설파한 노자의 지혜가 오늘날에 더욱 돋보입 니다.
고달프다고 드러눕지 마시고 조이고 닦고 비틀면서
건강한 몸을 만들어 즐겁게 살아봅시다.
친구들, 가을이 깊어갑니다.
모두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
첫댓글 이렇게 좋은 長文을 쓰는것도 머리를많이 움직이는것입니다.고맙습니다
뇌를 잔머리 굴리는 데 집중해서 그런지 지금 좋은 글 읽고도 내용이 전부 기억이 안 되요.
이 또한 너무 신경 쓰면 뇌가 괴로우니 그러려니 하고 살랍니다.(자기 합리화라도 해야지...)
이젠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네요.며칠전만 해도 찌는 더위에 온갖 궁상을 다 떨었는데...참 간사스러운 것이 인간이라고 쿠더만은.
감기 조심하이소.
하루 두잔 이상의 알코홀은 뇌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이 대목만 눈에 들어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