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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8일 주일, 오늘 저녁은 2속도원들이 대전역 급식봉사를 하는 날이다. 빈들까페를 통해 우리빈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고 이 번이 두 번째인 오늘의 급식에 나도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표했던 터였다. 예배와 공동체식사, 우리소리찬양단 연습을 마치고 집에서 쉬다가 6시에 교육관에 나와보니 벌써 배식할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1등요리사 원용호,유태영집사님은 주방에서 밥을 하고 반찬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고, 서영희 사모님과 권영임,이희재집사님은 연신 파와 어묵 등을 썰고 계시고, 최장로님은 마늘을 빻으며 전체 감독을 하시느라 신이 났다.
제 욕심 채우기에 바쁜 각박한 현실에서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의 표정은 보기만해도 훈훈하고 기쁜 일이고 감동을 준다. 벧엘의 집에서 맡아서 하는 수요일과 일요일의 급식봉사일정 중에서 한 번을 2속이 자원해 해내고 있는 것은 교회내의 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웃을 네 몸과 같이사랑하라>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빈들의 정체성을 몸소 실천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2속은 전체가 하나가 되어 이 일을 맡아 추진한다. 그것도 150명이 먹을 음식일체를 2속 몇 명이 다 준비한다니 그 능력이 놀라울 뿐이다. 까페를 보면 유태영 집사님이 많은 음식재료를 후원(협찬)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한우 쇠고기 10근 협찬(옥천도축장 직영 식당 "맥우") -.동태 한짝 협찬(아구랑동태랑) -.무우.대파.갈은 마늘.양파.어묵(합계\19,500원) -.쌀과 김치는 원용호집사
주변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과 성심으로 평소에 친분을 쌓고 그 힘을 주님 일을 위해 쓰는 유집사님은 정말 우리의 본이라 할 수 있다. 원용호집사님의 말로는 2속처럼 직접 음식재료부터 요리까지 해도 되고, 재료는 벧엘의 집에서 대고 봉사자들은 음식을 만들고 급식하는 일을 해도 된다고 한다.
2속의 봉사활동에 응원부대가 대단하다. 양명남권사님도 함께 하시고 김봉금집사님도 거드신다. 남재영목사님과 김현화 사모님, 원용철목사님, 남누리, 남벼리, 유바름, 유건, 원찬호가 분위기를 띠우고 저녁식사 때는 심계영집사님, 하늬, 한식이도 함께 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무거운 음식을 조심조심 벧엘의 집 봉고차에 싣고보니 8시 10분이다. 음식이 엎어질라 조심조심 내리막길을 내려가 벧엘의 집에 들르니 형제들이 기다린다. 잔밥통과 몇 가지 도구를 받아 차에 싣고 8시 30분 경 대전역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우리를, 아니 저녁밥을 기다리는 긴 대열이 보이고 그 분들 중 몇이 "왔다"고 소리치는 함성이 들렸다. 음식을 차에서 내려 나르는 뒤 배식준비를 마치고 배식이 시작되었다. 물밀듯이 모여드는 사람들, 다들 바쁘고 정신이 없다. 대열에서는 왁자지껄 아우성 소리가 들리고 노숙자로, 아니면 다른 이유로 힘든 인생을 살아온 그 분들의 고단한 표정이 다채롭다. 어떤 분들은 삶의 무게에 짓눌려 힘없이 무표정한 표정으로 밥을 타고 있고, 어떤 분들은 그저 미안한 마음에 굽신거리고, 어떤 분들은 실패와 낙망 뿐인 자신의 삶에 대한 불만으로 연신 주변사람들과 시비를 붙는다.
이 낯선 분위기에 얼떨떨해 하고 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옆을 스치듯 무언가 휙 지다더니 국을 배식하고 있던 원집사님의 국통쪽으로 돌진! 아니, 이럴 수가!!! 전동스쿠터(1인용장애인사륜차)한 대가 빠른 속력으로 배식현장을 들이친 것이다. 순간 국통이 기우뚱하며 국이 쏟아지고 밥을 타던 한 분의 밥그릇(식기)이 땅 바닥에 나뒹군다. 원집사님의 벼락같은 "이게 뭐하는 짓이야!"하는 불호령에도 끄떡도 안 하고 덤벼들며 이유도 없이 저주를 퍼부으며 대드는 그 사람을 아무도 말릴 방도가 없다. 어떻게 간신히 달래고 배식을 계속하는데 주변사람들과 말다툼을 계속하던 이 사람이 갑자기 잔밥통을 챙기고 계시던 최장로님 곁으로 접근하는가 싶더니 다짜고짜 최장로님의 웃옷을 잡아채며 또 시비를 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 사람에게 붙잡힌 채 봉변(?)을 당하시는 장로님, 아, 정말 떨리고 답답하고 이를 어찌해야 하나..... 권영임집사님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이다.
' 거기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가 십자가 위에 달릴 때 -- ' 빈들이 거기 있었다. 가장 낮은 곳에 몸을 굽히고 고난을 마다않는 채로 빈들이 그 현장에 있었다. 예수님이 온갖 모욕과 수난을 당하셨던 그 모습으로 세상을 대신해 매맞고 있었다. 빈들이 그렁그렁 속으로 울며 이웃들에게 벗으로 서있었다.
간신히 진정되었지만 배식이 끝나도록 이어진 실갱이들. 말이 쉽지 이 건 봉사활동이 아니라 전쟁이다 싶었다. 아, 이 일을 계속해온 벧엘의 집 식구들, 원용호집사님께 정말 고개가 숙여진다. 인생의 희망을 잃고 하루하루 꿈 없이 사는 이들에게 삶의 의지와 재활의욕을 되살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짐작이 갔다. 배식이 끝나니 9시 20분이다. 1시간여의 이 일을 위해 수고한 2속식구들에게 믿음이 가고 존경심이 든다. 묵묵히 아무도 모르도록 주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 믿는 자들의 몫이 아닐까? '예수에 관하여' 백 번을 이야기 하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예수를 사는' 우리 빈들이 되자!
배식을 마치고 식기와 반찬통 등을 차에 싣고 돌아오는 차 속, 원집사님은 이런 일은 흔하다면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다. 긴 세월 봉사와 헌신으로 살아온 집사님의 말 속에 강인함과 의지가 읽혀졌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생색을 내며 봉사를 자랑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세상이 희망적인 것은, 이렇게 보이지 않게 애쓰고 헌신하는 분들이 많아서이리라. 교육관 앞, 지친 몸으로 반찬통, 식기 등을 주방으로 나르고, 그릇세척기가 돌아가고 설겆이로 분주하다. 10시 반이 넘어서도 교육관에 불빛이 환했다. 정말 이 어려운 일을 아무런 불평없이 자원하는 이 분들이 예수님의 제자요 빈들의 앞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 밖으로 새어나는 빛처럼 빈들의 향기가 은은하게 이웃에게 전해져 빈들부흥지로의 빛으로 되살아나길 빌며 글을 맺는다.
후기 : <기드온 300용사>를 이룰 영적인 의기투합은 이미 현재완료형이다. 이를 실천하는 대전역 급식봉사와 같은 사회를 향한 몸짓이 교회 내외에 반향을 일으켜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하는 심정으로 마음이 모아지길 간구한다. 지난 일이지만 2008년 5월, 교회창립 23주년 창립행사를 통하여 <빈들, 다시 세상을 향하여>를 선언한 바 있고, 8월 초의 덕동교회 전교인여름수련회, 9월 20일의 전교인수련회를 거치면서 우리는 거듭남을 계속하고 있다. 한 발 더 교회쪽으로 몸과 마음을 기울이는 실천을 우리가 스스로 실천하고 서로 권면할때 위에 계신 분이 우리를 더욱 도우시리라 믿는다. 주일, 새로 교우가 되신 조선이님이 먼저 와 맑은 모습으로 기도하고 계셨던 새벽도회가 좋았고, 중고청의 맑은 목소리 열림찬양으로 시작된 예배에 심규상교우 가족과 서기자 자매님의 제자들이 새로 나와 기뻤고, 무엇보다도 조부활 목사님께서 말씀 주신 '떨림"의 떨림이 전해져오던 설교시간이 은혜로웠다. 우리소리찬양단 연습시간에는 <아빠>라는 훌륭한 글로 먼저 이름을 알게된 된 이서영 어린이를 처음 만나고 어린 아이들의 가락에 점점 힘이 살아오르는 것을 보며 속으로 웃었고, 벧엘의집 풍물지도 때문에 돌아온(?) 정태순자매님의 부드러운 쇳가락에 놀라고 감사했다. 그리고 저녁에 마음 흐뭇하고 저린 2속의 대전역 급식봉사를 함께하며 깨달음이 이리도 크니 그저 또 감사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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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 일은 콩알만큼인데, 글은 너무 크게 쓰셔서 몸둘 바를 모르게 하네요. 그래도 함께 마음 모은 교우님들은 한없이 아름답고 감사했구요, 윤권사님도 애쓰셨습니다. 봉사하는 저희들이 훨씬 많은 것을 깨닫고 많이 얻은 저녁이었습니다. 다시 그분께 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때로 시인으로,풍물로 심금을 울리는 연주자로,족구선수로,각종 행사 아이디어 및 진행자로,인자 취재기자꺼정......참으로 복 많은 일꾼을 빈들에 주셨습니다.르뽀 전문기자 빰칩니다.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윤권사님! 대체 못하는게 뭡니까? 완벽한 동행 취재기네요^^ 함께 못해서 아쉽고 죄송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주신 2속과 빈들교우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수업이 많아 좀 힘에 부치는 오후인데 가슴뭉클해지네요. 많이 돌아보게하는 글 감사합니다. 새 기운으로 시작합니다.^^
노숙자분들이나 어려운 분들의 자존과 인권보호(?) 차원에서 그 분들을 사진에 담지 않았음을 밝혀둡니다.
윤권사님의 동행 취재기를 통해서 "그렁 그렁 속으로 울며 이웃들에게 벗으로" 서 있는 빈들의 또 한부분을 알게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겹쳐 다른 글로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찬사와 감사를 보냅니다.
취재차 가신다더니, 정말 훌륭한 취재기입니다. 어지간한 기자보다 나아요.
정말 멋진 빈들 교우님,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저도 청년회원과 함께 참여하겠습니다. 괜찮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