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엘이를 낳고... 다엘이 아빠 되기... 참조
막상 집으로 데려오기는 했지만 길러내기가 장난이 아니다
일단 아내의 젖이 아직 돌지 않고 있어,
아이에게 좋다는 모유를 먹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아내는 아내대로..
엄마의 역할을 못해 준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모유수유에 좋다는 미역국만 계속해서 들이키고 있고,
나는 나대로 그러한 아내가 안쓰러워 바라만 보고 있다
게다가 각오는 했지만,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이 때문에 수면에도 무척이나 지장이 된다는 거...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시 127:3)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은혜가 있다
요즘은 시대가 좋아져서 산후도우미며 각종 육아정보를 접하지만,
옛날 내 부모님 때는 오직 당신의 몸 하나로 자식들을 길러냈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나이가 들면 팔다리가 저린 다거나..
금세 노인성 질환이 오는 것이 알고 보면 다 산후조리를 못해서 벌어진 일...
이번 일을 통해서 얼마나 부모님의 은혜가 큰 지 알 수 있었다
결혼.. 출산.. 자녀양육..
이런 경험들을 통해 그간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온 몸으로 느끼니 말이다
자라 올 때 철없이 행동하는 나를 보고,
"자기 혼자 다 큰 줄 안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솔직히 그 때는 어른들의 그 말이 마냥 잔소리로만 들렸다
하지만 막상 내가 이런 일을 겪고 보니 그 소리가 얼마나 지당한 말인지 알게 된다
내 모든 것을 다 준다 해도 아깝지 않을 우리 다엘이
예전에는 엄마들이 아이들 뒤처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무리 자기자식이라지만 더럽지도 않나...?
하지만 막상 아비가 되자 다엘이가 싼 오줌이란 것이 어떤지,
냄새도 맡아보고 얼굴에 갖다 대보기도 하고.. 나 역시도 못 말리는 아빠였다
"너희는 이 일을 너희 자녀에게 고하고 너희 자녀는 자기 자녀에게 고하고 그 자녀는 후시대에 고할 것이니라"(욜 1:3)
다엘이의 출생신고를 마치고,
우리 부부의 후사에 최다엘이라는 이름이 족보에 남기게 만들었다
이제 다엘이는 지하철전도가족 최영휘와 우지은의 일원이 된 것이다
앞으로 다엘이가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나 현장(?)에서 뛸 날을 기대한다
부디 아빠처럼 큰 역경 겪지 않고,
이 시대 온전한 그릇으로 쓰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인데...
세상이 삭막해지면서 점점 아이 길러내기가 어려운 이 시기인 만큼,
나는 또 하나의 기도제목으로 지하철에서 복음을 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다엘이도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녀 삼아 주세요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남들이 자기자식 자랑하는 거에 대해 무척이나 이해하지 못했다
애들 얼굴이 다 거기서 거기지.. 뭐가 그리 특별나다고 자랑들을 하시는지...
"여러 사람이 육체를 따라 자랑하니 나도 자랑하겠노라"(고후 11:18)
그런데 막상 내가 자식을 낳아보니 또 그게 아니다
왜 그렇게 내 자식은 특별나 보이고,
남들이 예쁘다고 하면 나도 모르게 우쭐해지는지 말이다
아마도 나도 모르는 보상심리를 자식을 통해 얻으려는지도 모르겠다
겸손하기로 한다
아니 정말로 겸손해야 한다
내 자식이 대단하게 보이고 싶다는 건 그만큼 내 욕구불만이 큰 것이기에...
자식을 통해 지난날의 내 생활을 되짚어 보며 올바른 자녀의 길이 무엇인지를 알아간다
"자녀들아 너희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 있는 첫계명이니
이는 네가 잘 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1~3)
봄이 다가오면서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만약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사는 나였다면,
아마 이맘때쯤 또 값비싼 양복을 한 벌 사서 뽐내고 다녔을 나이다
하지만 이제 물질의 소중함을 알고 처자식이 있는 가장이 되다보니 생각이 깊어진다
옷 한 벌 살 돈으로 아내와 새끼한테 더 좋은 거 해 줄 수 있잖아...
우리 부모도 이랬을 것이다
특히나 젊은 나이에 서울로 올라 와,
우리들을 키우면서 안 해 본 일이 없으신 천국가신 엄마는 말이다
아직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
홀로서기 참조
그러고 나서 당신이 쓰시던 옷장을 열어봤습니다!
평소 엄마가 아끼시던 옷가지들과 소지품들...
순간 엄마의 향취가 제 마음속까지 풍겨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당장이라도 엄마가 저 밖에서 부르는 듯한 환청... '영휘야.. 영휘야..'
특히나 신발장을 열어 보았는데...
나는 몇십 만원짜리 고급구두가 쌓여 있는 반면,
엄마의 구겨 신은 시장에서 파는 싸구려 운동화만 몇 켤레
사람이 나이가 들어 하나님 앞에서 자기 인생을 정리할 때
공통적으로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부모에게 불효한 것입니다.
부모님이 이미 안 계시기에 만회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성숙자반 이재철목사)
부모의 바람은 자식 잘 되는 것 밖에 없다
이를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고 말이다
나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내가 가진 욕심들을 내려놓지만,
앞으로 내려놓는 과정에서 부모님의 은덕을 생각할 때마다 많이 깨닫고 후회할 것 같다
하지만 부담스럽거나 거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거룩한 부담감이기에 말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엘이만큼은 나 같은 시행착오를 겪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바램도...
"형제들아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가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 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