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왕국을 떠나다
부상당한 가엾은 영들을 돕는
희망의 형제단원들은 모두
나와 같은 원정대에
속해 있었습니다.
각자가 지닌 작은
별빛들이 한곳에 모이자
어둠 속에 피어난
희망의 상징처럼 보였습니다.
듬직한 친구와 나는
성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귀환하는 부대원들처럼
그들과 축하인사를 나눴습니다.
이제 지옥의 불길을
통과해 귀환하기 전에,
원정대장이 우리를 까마득히 높은
바위산의 정상으로 데려갔습니다.
그곳에선 우리가 그동안 여행한
도시와 평야와
산들이 내려다보였습니다.
우리는 발 아래 펼쳐진
지옥의 전경을 조감할 수 있었습니다.
대장이 엄숙한 어조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바라보는 이 광경은
사람들이 흔히들 지옥이라 부르는
넓은 영역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위쪽에도
어둠의 영역들이 존재하는데,
이곳에 와보지 않은 사람들에겐
거기가 바로 지옥처럼 보일 겁니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와보면
인간이 얼마나 저급한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으며
얼마나 끔찍한 죄와 고통에
빠져들 수 있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됩니다.
영계의 가장 낮은 곳이라
할수 있는 이곳은
어둡고 거친 물질 원자의
거대한 벨트라 할 수 있는데,
우리 주변으로
수백만 마일에 이르며,
물질계의 삶을 마친
죄 많은 영혼들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곳의 존재는 아득한 옛날
지구가 처음 인간들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간은 지상의 모든 오점과
낮은 반성의 더러움에서 정화될 때까지
죄를 짓고 고통받다가
구원을 성취하도록 운명지어져
있습니다.
그러한 존재들의 수는 하늘의 별,
바닷가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이 살 곳을
높은 영역이나
낮은 영역에 만들게 되므로
영계에는 광대한 거주지가 형성되고
수많은 도시들이 존재합니다.
인간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무수한 거주지들이 있고,
각 지점은 그곳에 사는
영의 개인적 특질과 연관돼 있습니다.
영의 지상의 삶이 그 장소를
창조했기 때문입니다.
지상에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얼굴이나 마음이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영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장소,
심지어 각각의 영역마저
특정한 계층의 마음이 창조한 것입니다.
기질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모든 장소엔 거주자들의
독특한 특징이 배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곳이나
또 다른 영역을 묘사할 때,
여러분은
자신이 본 것만을 말하거나
자신이 끌렸던 장소만을
묘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에 같은 장소의 다른 부분을
보았던 또다른 영은
매우 다르게 묘사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식의 제약 속에 있는
지상의 인간들이
그런 상반된 묘사들을 들으면,
자기만의 기준으로 평가하여
서로 모순된 내용들이므로
둘 다 틀린 이야기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그들은 로마가 제노바나 밀라노,
베니스는 아니지만,
그 도시들이 모두 이탈리아에 있다는
공통점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리옹은 파리가 아니지만
둘 다 프랑스에 있습니다.
두 곳 모두 나름대로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으나,
동시에 같은 나라에 속한
비슷한 특징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좀더 비유를 확대해보자면,
뉴욕과 콘스탄티노플은
둘 다 지구상의 도시지만,
두 도시와 그 거주자들 사이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두 도시 사이엔 인간이 거주한다는
정도의 공통점 밖에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이곳을 돌아다니며
봐왔던 불행한 존재들 또한
그안에 소멸되지 않고 파괴되지 않는
영혼의 배아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영혼의 힘을 잘못 사용하여
성장이 오랜 세월 지체되긴 했지만,
각자에겐 희망을
품을 타고난 권리가 있으며
모두가 언젠가는 각성의 시기에
이른다는 사실을
여러분 모두 깨달았으리라 믿습니다.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졌던 사람도
마치 시계추가 오가듯,
다시 깨어나 높은 곳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죄악에 빠진 영혼이 치러야 할
방종의 대가는 처절하고 무섭습니다.
그러나 한 번 치러진 대가가
다시 요구되는 일은 없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호소에 귀를 막고,
회개하는 죄인에게
"썩 물러가라! 너는 이제 끝났다.
구원받을 시기를 놓쳤다"
라고 말하는 냉혹무정한
심판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희망의 형제단원들이여!
비소한 인간이
전능하신 신의 권능을 어찌
감히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인간이
감히 신의 자비를 한정하여,
큰 잘못을 지어 한탄하는 죄인에게
/'너는 죄가 깊어 자비를
받을 수 없다'/ 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신만이 판결을 내릴 수 있고,
신만이 죄를 용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삼라만상에 담긴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풀잎 하나하나와 빛살 하나하나에
신의 음성이 있습니다.
신의 선함과 자비는 얼마나 위대합니까?
그 얼마나 인내하고 자제하는 분입니까?
그 분의 음성은
천사와 수호령들을 통해
회개하고 자비를
구하는 모든 이들을 부릅니다.
자비는그 언제나 주어집니다.
조건 없는 완전한 용서가
진심으로 그것을 구하려 애쓰는
모든 이에게 주어집니다.
무덤 저편에서조차,
지옥문 안에서조차도
자비와 용서가 존재하고
희망과 사랑이 전해집니다.
인간에게 주어져 살아 있는
개체를 형성하는 영혼은
깨알 만큼도 상실되거나
파괴되지 않으며
영원한 비참함 속에
놓이지도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와 반대되는 가르침,
영원한 지옥을 운운하는 자들은
오류에 빠져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그런 잘못된 가르침으로 인해
죄지은 자들이
자포자기하고 절망에 빠져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각자 지상 영계로 돌아가면
이 곳에서 배운 실상을
모두에게 알리기 바랍니다.
각자 희망을 잃지 않고,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음을
주지시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상에 있을 때 잘못을
속죄하는 것이 훨씬 쉽습니다.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과
자신 사이에 죽음으로 인한
건널 수 없는 장벽이 생기면
속죄가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지옥에서 여러분이 본 모든 것은
인간 자신의 삶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지상에서건 영계에서건
모든 건 자신이 지어낸 업입니다.
신은 죄지은 이들에게
티끌만큼의 짐도 지우지 않습니다.
아무리 끔찍하고
충격적인 환경일지라도
결국은 자신이 만들어낸
창조물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죄업을
되돌려놓는 것도 각자의 몫입니다.
자신이 무너뜨린 걸
자신의 손으로 쌓아올리고,
자신이 더럽힌 것을 자신의 손으로
정화시켜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이렇게
더럽혀진 주거지와, 타락한 형체들,
이 모든 끔찍한 환경들이
더 밝고 행복한 분위기, 정화된 육체,
안락한 공간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충분한 시간이 흐르면,
지상과 모든 영계의 선은 악을 이겨냅니다.
사악한 장소와 지역들은
해변가의 물거품이 파도에 밀리듯
사라지고 정결한
생명수로 넘쳐날 것입니다.
단단한 검은 산들과
탁하고 무거운 대기와 더러운 대지가
회개의 정화된 불 속에
녹아버릴 것입니다.
단단한 화강암 덩어리마저
모두 녹아 대기 속을 떠돌아다니다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암석을 형성합니다.
아무것도 사라지는 것은 없습니다.
파괴되는 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불멸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육체를
형성하는 원자들은
장차에 다시 흩어져 시간이 흐른 뒤
다른 육체를 이룰 것입니다.
인간에게서 나오는 발산물이
영계의 환경을 이루는데,
낮은 영계를 구성하는 거친 입자를
끌어당길 만한 자기력이
더 이상 충분히 존재하지 않을 때,
그 원자들은
지구의 영계에서 떨어져 나와
우주의 빈 공간을 떠돌다
파동이 비슷한 거친 차원을 가진
또 다른 행성으로 끌어당겨집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바위들이나 대지는
먼 옛날 다른 행성의 낮은 차원을
구성했던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 행성은 영적으로 진보한 나머지
이러한 원자들을 끝어당길 만한
자기력이 결핍되게 되었고,
그에따라 원자들은 해체되어
그 일부분이 지구로 온 것입니다.
지구도 진보해가면
이 원자들을 더 이상 한데
모아놓을 수가 없게 되고.
흩어진 원자들은
또 다른 행성의 영계를
구성하게 됩니다.
높은 차원의 영계도 영묘하긴 하지만
역시 물질로 구성되어 있습 니다.
그 물질들은
우리보다 앞선 행성의
영계로부터 발산된 것들입니다.
똑같은 과정을 통해
이 원자들은 우리를 떠나
다음 차례의 행성으로 재흡수됩니다.
아무것도
사라지거나 소모되지 않으며,
완전히
새로운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롭다고 불리는 것들은
이미 존재했던 것들의 새로운
조합일 뿐이며,
본질적으로 물질은 영원무궁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어떤 단계까지
발전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지식과 진보에는 한계가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발달된 주변 행성들을 보면서
우리 행성의 궁극적인 미래를
내다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발전이 가장 더딘 삶,
지금 이 곳처럼 낮은 차원의 탐사를
영적인 발전의 디담돌로
삼을 수 있어야 합니다.
희망은 영원하며, 가장 비천하고
타락한 영혼에게도 진보는 가능합니다.
이는 불변의 위대한 진리입니다.
여러분이 지상 영계로 돌아가
임무를 수행할 때,
이 진리를
지상의 인간과 영계의 영들에게
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도 그간 우리의 도움을 받고
힘과 가르침을 얻었기 때문에,
어려운 이들을 돕는 우주적 형제애에
감사와 연대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이 어둠의 땅에
작별을 고할 때가 왔습니다.
그들의 슬픔과 죄악을 애통해하는 대신,
그들의 미래에 희망을 품고
진심 어린 기도를 올리도록 합시다.
지도자의 연설이 끝나자
우리는 어둠의 나라를 마지막으로
둘러 본뒤 산을 내려와
불벽을 다시 한번 통과했습니다.
전처럼 의지의 힘으로
양옆을 물리치면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로써 지옥의 왕국에서의
여정은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