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이 되면서 남이 누리지 못하는 혜택이 몇 가지 있다.
운치있는 바닷가, 개성이 강한 영남 알프스 등 자연환경과
함께, 손에 꼽을 수 있는 게 바로 독특한 음식이다.
방어진의 싱싱한 횟감들과 피데기(오징어 축축하게 말린 것),
강동의 미역과 멸치, 그리고 입맛의 혁명(?)을 일으킨 고래고기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 울산 와서 횟집이나 일식집에서 맛배기로 썰어준 고래고기를
먹어 보고는 '이걸 별미라고 그 야단이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름이 번들거리고 역한 비린내로 비위가 뒤틀렸었다.
그리고 그 실망감때문에 누가 고래고기 먹으러 가자면 일언지하에
거절하곤 했다.
그런데 한참이 지난 후에 그게 아니란 걸 알았을 때의 그 억울함이란,,,
내가 먹었던 고래고기는 돌고래 고기, 여기 방어진 말로는 '곱시기'로
통하는 데, 이건 고래고기 축에도 들지 못 하는 下品 중의 下品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래고기는 먹을 게 못 된다고 하는 이유가 다 요놈의
곱시기때문이다.
자, 그럼 진짜 고래고기에 대해 알아 보자.
고래고기 중에서 가장 상품이 참고래다. 그런데 잘 잡히지 않는다.
현재 울산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고래고기의 대부분이
향유고래와 밍크고래다.
고래 육회를 '막찍기'라고 한다.
가로세로 약 3~4센티. 두께 0.5미리 정도로 썰어 나오는데, 고추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 난다.
꼬리 지느러미 부분을 소금에 약 한 달 정도 절였다가 뜨거운 물에
절인 '오베기'는 담백한 맛이 일품인데, 장에 찍어 먹거나 취향에 따라
초장에 찍어 먹어도 된다.
고래 목살과 가슴살(허연 부분)을 얼려서 마구로(냉동 참치)처럼 나오는
게 '우네'다. 이것도 간장이나 초장에 찍어 먹는다.
고래 몸통 부위를 푹 삶아(돼지수육을 연상하라) 얇게 썬 '수육'은
멸치젓국에 찍어 먹는다. 이 맛도 일품이다.
이 메뉴들을 모듬해 2~3인이 먹으려면 6만원짜리로 가능하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래가 표유류임을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는 요리가 있다.
바로 '고래찌게'다.
무와 콩나물을 육수와 함께 넣어 얼큰하게 끓인 찌게 맛은 매운탕과
육개장을 합친 것처럼 절묘한 맛을 자랑한다. 요건 7천원.
울산의 대표적인 고래고기집은 남구 달동의 '참고래집'과 그 맞은 편의
'고래고기 원조 할매집', 인근 삼산동의 '천수고래', '대왕고래',
옥동의 '왕고래', '장생포 정통 고래고기' 등을 들 수 있다.
고래고기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장생포항에는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왕고래'와 '원조 할매집'이 옛모습 그대로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은 '참고래집'인데, 여기 맛이 정통이라 할 수 있고,
삭은 김치 빨아서 내놓는데, 이것도 기차게 맛있다.
주인 아줌마와 일하는 아줌마의 시원시원한 서비스도 맘에 든다.
언제 고래고기 먹으러 한 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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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래고기의 모든 것,,,,
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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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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