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에 11번째의 책을 출판했습니다. 본당 학생 중에 한 명이 제게 이렇게 묻더군요.
“신부님! 어떻게 그 많은 책을 낼 수 있어요?”
그 바탕은 2001년부터 시작한 ‘새벽 묵상 글’입니다. 그 글들을 모아서 책을 한 권씩 내다보니 벌써 11번째의 책을 출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처음 이 묵상 글을 쓸 때는 부담이 컸었습니다. 매일 다른 내용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처음 인터넷 공간에 묵상 글을 올리면서 글쎄 약속하고 말았습니다. 매일 빠짐없이 매일 묵상 글을 이 공간에 올리겠다고 말입니다. 이 약속을 어길 수 없어서 힘들어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25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즐기면서 묵상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 쓰는 재미를 깨닫게 된 것입니다. 아직도 글을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없지는 않지만, 쓰고 나서는 또 하나의 글을 완성했다는 기쁨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들어도 저 자신을 위해 필요함을 시간이 지날수록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약속은 지키기 힘듭니다. 그러나 그 약속을 지켰을 때의 이득은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하느님과의 약속도 그러하지 않을까요? 하느님과 했던 약속을 지키기는 분명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지켰을 때 우리의 이득은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큽니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하고 선포하라고 명령하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는 것일까요? 그보다 예수님의 현존을 통해 하느님의 통치가 시작되었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병자들을 고쳐주고, 마귀들을 쫓아내라고 하시지요. 선포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함께 따라야 함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면서 전교 여행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이 명령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성공적인 전교 여행이었음을 제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주님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실천하면서 얻는 기쁨이 컸던 것입니다. 무엇보다 하늘에 그들의 이름이 기록되었다는 것 자체가 가장 큰 기쁨일 것입니다(루카 10,20 참조).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특히 주님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물론 그 순간에는 지키기 힘들고, 과연 필요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키면 지킬수록 기쁨은 더 커질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을 믿고 흠숭하는 사람에게 더 큰 은총과 사랑을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명언: 마음의 밑바닥에서 당신의 부름을 기다리는 스스로를 사랑하려고 노력하세요. 그와 함께 살아보세요(릴케).
첫댓글 빠다킹(조명연 마태오)신부님 강론입니다.
무척 슴도가 높습니다
건강에 조심 하시고요
다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