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영입 논쟁이 벌어지면 단골로 나오는 멘트.
"우리가 왜 대기업 돈 걱정을 해야하느냐? 내 돈도 아닌데."
백번 맞는 말입니다.
돈은 어차피 내 호주머니가 아니라 돈 걱정과는 전혀 거리가 먼, 부잣집에서 나옵니다.
근데 저는 그 부잣집 돈 걱정을 합니다.
재벌 대기업 돈 쓰는 걸 아까워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막쓰다가 그 돈많은 대기업이 지갑을 아예 안 열게될까봐 걱정을 합니다.
제주도로 스캠을 떠나고 신인지명 슬롯도 다 채우지 않던,
낡은 구장 보수에 별관심이 없고 2군 경기장 문제를 미적거렸던
그 구단의 주인도 바로 돈많은 재벌 회장 김승연이었거든요.
프로야구단 역시 기업입니다.
돈은 제일 많이 쓰고 성과는 벌써 몇년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이 올해도 직원 연봉은 압도적으로 1위를 하면서
또 성과가 미미하다면?
그런데 그 기업은 내년에도 직원 연봉이 전체 1등입니다.
제가 오너라면 이런 생각을 하겠습니다.
'이 기업을 살리려면 다른 방법을 써야겠구나,
돈을 퍼붓는 방식으로는 이미 실패했다.'
올해 한화이글스 선수단 연봉은 200억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토종선수, 외국인 선수, 코칭스태프 모두 압도적인 1등입니다.
지난날 투자를 게을리했으니 계속 투자가 이어질까요?
넥센같은 구단 총연봉의 4배, 5배를 찍고 2번째로 돈 많이 쓰는 구단보다 한 100억쯤 더 쓰는?
양키스가 악의 제국 소리 들을 때도 이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양키스같은 구단은 설사 우승을 못해도 그 고액 스타선수들을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깁니다.
제가 볼때 올시즌 종료 이후 외부 FA는 영입하지 않을 겁니다.
박종훈의 그간 행보를 보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일이죠.
작년 박종훈 선임과 동시에 발표한 뉴챌린지 비젼의 핵심은
'육성'과 '성적'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겁니다.
그 두 가치를 동등하게 둔 게 아니라
강력한 육성 기조를 가져가되, 성적 또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당연합니다.
팀페이롤 1위팀이 어떻게 성적을 아예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선택한 방식이 외부 FA 영입은 자제하고 단년계약 용병에 투자를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육성을 하면서 어느 정도 성적도 내기위한 고육지책이었죠.
그 엄청난 마찰음을 내면서 2군 선수들을 김성근으로부터 보호한 결정도
혹자들의 추측대로 김성근을 경질하기 위한 억지가 아니라면
진짜 '육성'에 방점을 찍은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는 것이 합당해 보입니다.
또한가지 세대교체, 뉴페이스 등용으로 이상군 감대가 호평을 받고 있는데
그게 과연 이상군의 결정일까요?
반년짜리 감독대행이 조인성, 이종환, 송신영, 이양기를 시즌 중에 웨이버시키고
강승현, 김태연, 이충호를 등록시키는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박종훈과 그룹 고위층의 사전교감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싫든좋든 우리는 육성으로 가고있고
저는 그렇게 가야한다고 봅니다.
민뱅, 손아섭을 160억에 잡아오고 또 2명의 유망주가 나가면
우리 내년엔 우승할 수 있나요?
아니 가을야구는 갑니까?
선발같은 선발 한명이 없고
권혁, 송창식은 또 한살씩 더 먹게 됩니다.
한대화 이후에 김응용, 김성근을 왜 불렀고
그게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다들 아실겁니다.
우리는 남들만큼 투자를 안했고 그 시간만큼 격차는 벌어졌는데
그걸 한번에 메우고자 했죠.
그리고 김응용, 김성근 4년의 시간을 또 허비했습니다.
어쩌면 더 뒤로 간 걸지도 모르겠군요.
져도 좋다, 지더라도 납득가게 지고 젊은 선수들 많이 쓰자고 했던 팬들은
또 불과 2달도 지나기 전에 성적을 이야기하고 FA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군이 정말 그정도로 잘하고있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게시판에는 칭찬글이 넘치지만
결국 성적이 뒷받쳐주지 않으면 앞선 많은 감독들과 같은 운명에 놓이게 되겠죠.
'육성'에는 고통스런 시간이 필요합니다.
김원석의 호수비가 아닌 실책, 김재영의 삼진 퍼레이드가 아닌 볼넷 퍼레이드,
김태연의 가슴시원한 홈런이 아닌 가슴답답한 삼진을 참아내야죠.
박종훈이 리빌딩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참을성이 없으니깐 단장이라도 중심을 잘 잡고
느리더라도 옳은 방향으로 가주길 바랍니다.
돈 쓸 시간은 많이 남아있으니까
선수를 키우는 시간을 아까워하지 않길 바랍니다.
첫댓글 동감입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그 많은 돈을 쓰고도 하위권을 하는데 또 FA영입을 할리가 없죠.
글을 읽다보니 계속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저를 발견..그런데도 경기를 보면 또 간사해지고...
전감독이 나간것만으로도 올시즌은 꽃길이구나 했었으면서 다 잊고 있고...
공놀이가 참 사람맘을 가지고 노네요ㅠ.ㅠ
그래도 실수를해도 신인들보는 모습은 그저 흐믓하고 좋습니다^^;;;
fa영입시 꼭 유망주를 내줄필요가없죠..더욱이 우리팀은...
그건 동의하기 좀 어렵네요. 한번 20인 보호명단을 짜보시면 알 겁니다. 지난 FA 영입 대가로 나간 우리 선수들이 어떤 선수들인지 아시잖아요. 한승택, 김민수, 임기영, 조영우, 박한길...하나같이 다 유망주에요. 우리가 내주는 게 아니라 상대가 지목하는 거니까 어쩔 도리가 없죠.
@사탕너구리 전 그런틀을깨야한다고봅니다...작년 최형우영입시도 그랬구요..강상원.이동훈.김원석등 젊은선수 보호하고.최.김.이등..노장을풀면됩니다.손.민영입시..
@사탕너구리 유한준이나 이택근을 영입하고 21번째 선수가 나간다면 그것은 아까운 일입니다. 송은범 혹은 심수창의 경우가 그랬죠. 그런데 민병헌이나 손아섭을 영입한 상태에서의 21번째 선수 이적이라면 그것은 팀 전체로 볼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번선발 민병헌이나 손아섭 영입의 대가라고 한다면 21번째 아니라 11번째 선수가 나가도 팀 전체로 보면 좋은 일이겠죠. 동의합니다.
와~ 생각과 마음이 모두 움직여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동감 합니다 근대 제가 오너라면 성적이 안나도 돈 쓸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기업 입장에서 탑스타 에게 10억씩 주고 광고 찍는거 보다 김태균 이나 정근우가 한화를 홍보 하는대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 합니다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동감입니다.
다음 감독이
임기 말에는 우승할 수 있기를...
정말 공감합니다.
하~ 어제 경기를 보고 흥분(?)했던 제 마음을 다시 잘 다독여봅니다!
감사합니다!
공감을 어느정도 허지만은 전 내부 fa 정근우,이용규 외부fa 민병헌은 꼭 잡았으묜 합니다.
육성 하루 아침에 되는거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가치로 평가했을시 최소 정우람선수 급(올해 민병헌, 손아섭)이면 끄덕끄덕할듯..
단, 한화에서 고생하고 어려움을 함께했지만, 팀을 위해 현재가치+미래가치를 생각한 20인 로스터를 짜면요
(양성우를 넣고, 김경언선수를 푼다. 김원석를 넣고 장민석선수를 푼다. 이성열선수를 넣고 최진행을 푼다)
적극 찬성 입니다~~
민병헌 손아섭한정으로 얘기하려면 육성 얘기는 애매하죠
사실 저 둘도 이용규 대안이라는 김원석하고 나이차가 1~2살밖에 나지않으니까요..양성우도 마찬가지고요..
이번만큼은 독하게 프런트나 현장이나 마음먹고 처음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리빌딩하여야합니다.아직 많이남아 있다
포기하면안된다는 개소리 집어치우고 리빌딩 우선으로 팀을 개편해나가며 성적은 차선으로 생각했으면합니다.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미래의 영광은 그만큼 늦어질겁니다.제대로된 투수하나없는팀이 무슨5강입니까? 요행이지요.선수단 사기죽는다고 헛소리말고 독하게 리빌딩에 주력해야합니다.팬들의 냄비근성에 휘둘리면 안됩니다.더이상 fa는 특급투수가
아닌이상 잡지않았으면합니다.류현진이나 잘협상해서 조기귀국시켰으면합니다.
외국인선수는 지금부터 스카웃 준비하여야합니다.물론 타자는 외야나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를 구해야 리빌딩에 도움이
됩니다.로사는 교체해야합니다.그돈의 일부를 젊은 외국인 투수투자에 쓰는게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전 로사리오는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애도 필요한 선수이고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법입니다
FA는 S급아니면 안사는게 맞는거 같습니다..심수창,송은범...T.T 정말 눈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