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와의 이별
장성숙 / 극동상담심리연구원, 현실역동상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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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더 없는 벗이었던 우리 강아지 시츄, 그 사랑스럽던 용이가 1년 전부터 면역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이곳저곳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가까스로 견디더니, 2주 전부터는 그 먹보가 음식을 거부하고, 급기야 숨을 쉬지 못해 헐떡였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의사는 용이가 많이 힘들어하니 안락사를 시키는 게 어떠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락사라! 느닷없이 맞이한 기로였지만, 용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 동의하고 말았다.
품에 안고 “너와 함께하는 동안 행복했었다. 고맙다. 다시 좋은 인연으로 꼭 만나자!”라고 읊조리는 동안, 주사액이 스며들면서 용이의 몸이 늘어졌다.
용이를 안고 화장터로 향하는 동안, 따듯한 체온이 채 가시지도 않은 용기를 직원에게 넘기는 순간, 불가마에 태워지는 기간 내내 내가 할 수 있는 건 호흡에 집중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나마 마음을 가라앉히니, 그동안 수행하며 연습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하얀 가루가 담긴 항아리를 안고 돌아올 때, 하늘에는 휘영청 보름달이 떠 있었다. 용이가 떠나는 날은 벚꽃이 만개하였고, 밤에는 보름달이 하늘을 훤하게 밝혔다. 그렇게 대지와 하늘은 용이가 돌아가는 길을 쓸쓸하지 않게 해주었다.
용이가 떠나는 그날에는 의연할 수 있었는데, 다음 날부터는 울컥울컥 올라오는 슬픔을 다스리기 어려웠다. 더는 용이와 함께 할 수 없음이 슬프고, 아쉽고….
호흡에 집중할 때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해도, 그렇지 않을 때는 느닷없이 눈물이 솟으며 흔들린다.
괴로움이 사랑에서 비롯한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집착이 고통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아도 마음은 아직 따로 논다. 용이를 그리며 울컥하는 마음이 잠잠해지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흘러야 할 것 같다. 시간은 모든 걸 흘러가도록 한다니 말이다.
문득, 집착하는 마음이 옅어지거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희미해지는 것보다 더 근본적인 괴로움의 소멸은 ‘나’라는 관념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나’를 위시하여 기뻐하거나 노여워하거나 슬퍼하는 게 펼쳐지지 않은가.
그 어떤 것이든 생겨나면 생겨나는 대로, 소멸하면 소멸하는 대로 그냥 지켜봐야 평정심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무상성(無常性)에 의해 허물어지는데 어떻게 하겠는가!
어쩌면 모든 게 하나일 것이다. 무지로 인해 개체화되는 온갖 과정을 거쳐 생사를 맞는 우리 존재, 괜스레 헤매며 온갖 희로애락과 씨름하고 있다는 생각이 스친다.
부지런히 수행해야겠다는 절실함이 올라온다. 너와 내가 서로 다른 객체라는 미혹에서 벗어나 본래 하나라는 걸 알게 되면, 참으로 편안해질 것 같다.
아무튼 용이야, 네 덕에 지난날 행복했었다.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날 때, 그때는 정말 너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그래서 더욱 부지런히 수행하도록 하겠다. 부디 안녕히!
첫댓글 오늘 아침 사이베리안 허스키 , 소피도 갔네요..
15년 동안 살다 갔네요.
"품에 안고 “너와 함께하는 동안 행복했었다. 고맙다. 다시 좋은 인연으로 꼭 만나자"
참으로 슬픈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허전한 심령으로 ~~~
아, 윤 선생님께서도 소피를 잃으셨나 봅니다.
저는 아직 울컥울컥 용이를 그리고 있답니다.
소피를 잃은 울적하고 허전한 심정에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소피도 잘 갔기를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