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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아인 공식 팬카페 AINESE
13년 10월 바자 인터뷰
나는 유아인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에서 발산하는 매력과는 별개로, 거침없이 발언하고 직언하는 그가 좋다.그래서 그의 트위터는 늘 북적이곤 하는데, 언젠가는 그가 쓴 이런 문장을 봤다. “배우는 연기만 하고 , 학생은 공부만 하고, 직딩은 열심히 직장이나 다니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할 일이나 하란 식의 작태. 그 따위 논리가 오늘을 만든거다. 정치에 입을 닫고,정치를 두려워하고, 다른 의견은 틀린 것이고, 감정과 상식이 논리를 앞서는 지금이.”그의 말에 200% 동의한다.‘네 일이나 똑바로 하라’는 논리야 말로 위정자들이 부지런히 차용해온, 세상을 보는 눈을 가린 가림막이니까.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유아인은 발언하는 배우다. 그가 세상을 독자적인 시선으로 보기 위해, 자기만의 시선을 날카롭게 벼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는지 생각해보면 그 깊이와 폭이 짐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더라도, 아무리 찧고 까불더라도 자기 본질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연기를 열심히, 아니 잘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상식이 아주 확고하다.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하는 힘, 그것이 유아인 연기의 핵심이다. 그래서 난 유아인이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유미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몇 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그녀를 만난 적이 있다. 레드 카펫 행진을 앞둔 여배우들이 대거 모여 헤어,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 자리였는데, 정유미가 말간 얼굴로 놀러 왔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해운대 해변에서 김종관 감독의 영화<조금만 더 가까이>GV에 참여하고 있는 정유미의 모습을 봤다. 물론 레드 카펫을 걷고 말고를 잣대로 배우를 평가할 일은 아니다. 다만 난 그때 정유미가 참 자유롭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한 발짝 뗄 때 에도 유난스러운 많은 여배우들 과는 달리, 가고 싶은 곳으로 사뿐사뿐 나다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행보를 보더라도 독특한 가벼움이 느껴진다. 그녀는 케이블 드라마<로맨스가 필요해>주인공으로 꽤 많은 사랑을 받은 후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조연으로 출연하고, <깡철이>에서 조연으로 잠깐 나왔다가,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로 로카르노 영화제에 가는 여배우다. “더 큰 역할이 들어오기만을 기다기는 그 시간에 긍정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곳, 나를 원하고 내가 필여한 곳에서 연기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는 정유미. 그래서 난 정유미가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유아인과 정유미가 한 자리에 모였다. 오는 10월2일 개봉을 앞둔 영화<깡철이>에서 부산 사나이 강철과 서울에서 여행 왔다가 그의 친구가 된 수지로 출연하 드 사람. 굳이 세어보자면, <좋지 아니한가>이후로 두 번쨰 만남이다. 아직도 기억나는 유아인의 명대사, “넌 우주에서 제일 나쁜 년이야! 하지만 난 앞으로 너만 위해 살 거야.”는 정유미가 연기한 하은을 향한 거였으니 재미있는 인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만남이 진정 가능했던 건 인연을 지나 보일 듯 보이지 않게 가꾸어온 두 사람의 우정이다. 그러므로 이 화보와 인터뷰는 두 청춘의 우정을 ,이에 영감 받은 활약을 응원하는 우리의 마음이기도 하다.
두 사람을 이렇게 한자리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요즘 <깡철이>때문에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가요?
유아인(이하 유) : 꼭 그렇지는 않지만….오늘은 같이 애니메이션 더빙했어요. 그냥 독립 장편 애니메이션. 대단히 심오한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아니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정유미( 이하 정): 크게 개봉하는 건 아니고요. 인디스토리 이런데서 하는 귀여운 애니메이션이에요. 제가 먼저 하기로 했는데 , 왠지 유아인이 함께하면 어울릴 것 같아 부탁했어요.
유: 남자 주인공 캐릭터가 얼룩소거든. 정유미랑 딜을 했죠. 내가 이걸 하면 다음 내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해달라고.(웃음)
정: 나는 인공위성 1호. 홍대밴드 가순데, 마법에 걸려서 마음을 잃고 얼룩소로 변해요.
이런 식으로라면 두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도 곧 나올 것 같은데요?
정: 그죠? 전 하고 싶어요. <깡철이>에서 분량이 많지 않아 잠깐 잠깐 갔거든요, 현장에.뭘 좀 하려고 하면 감독님이 가라고 하시더라구요.(웃음) 유아인은 엄마랑 찍고,엄마랑 깡철이가 이렇게 마음을 나누고 있으면 난 뒤에 서서 보고, 깡철이 옆에 있다가 그가 엄마 찾으러 다니면 나도 따라 다니고, 물론 덕분에 부산에 계긴 엄마에게 오랜만에 생일밥도 얻어 먹었지만.
유: 제가 감독님께 정유미를 추천도 하고, 정유미에게SOS도 쳤어요. 정유미가 그때 다른 영화도 하기로 해었거든요.
정: 유아인에게 요즘 뭐하냐고 했더니 <깡철이>한대요.그래서 난 뭐 할거 없냐고 했더니 할게 있긴 있대요. 그런데 분량이 너무 작대. 아, 그래도 나 할거라고. (웃음) 게다가 전 현장에서 가장 신선한 자극을 받아요. 좋은 일이 있어도, 나쁜 일이 있어도 꼭 마지막은 현장에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귀결되거든요.
유: 진짜 부럽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정유미는 현장을 잘 즐기고, 현장에서 에너지를 받는 사람인데, 반대로 난 현장을 되게 불행하게 여기는 식이거든요.
정: 어머 그랬어? 잘 있던데? 불행했어?
유: 난 모든 현장이 힘들고, 불행하고, 불편해요. 잠깐도 편하지 않고, 한 번도 아, 현장 나가고 싶어, 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건 일하고 싶어, 연기하고 싶어, 와는 다른 거거든요. 그건 아주 절대적인 외로움에서 오는 것 같아요. 나는 현장 속에서 혼자인 것 같고, 혼자일 수밖에 없고, 혼자 하려고 하고, 혼자가 되려고 하고 그러면서 또 외로워지고 고립되면서 또 혼자 하려고 하고, 그런 것의 반복이죠. 어쨌든 정유미는 일로 먼너 만난 친구이긴 하지만, 그 친구가 현장에 있으니까 든든하고 좋았어요.
정:<깡철이>는 저에게도 신기한 작업이었어요. 보통은 모르는 채로 만나서 함께 연기하잖아요. 오히려 잘 알기 때문에 연기할 수 있을까? 했는데 저야말로 의지가 되었죠. 유아인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고요. 제겐 정말 너무 귀여운 현장이었어요. 엄마와 깡철이가 연기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 에너지가 내게 오는 것 같기도 하고, 부러워서 나도 언젠가 저런 거 해보고 싶어. 그런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온몸을 다해서 열연하는 배우들을 보면서 나도 현장에서 똑같이 에너지를 쏟아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이런 기분은 이 영화를 안 했더라면 전혀 알 수 없었을 거예요. 분량에 상관 없이 잘 했다 싶어요.
유: 정유미가 현장에 있는 날에는 더 힘이 나고 , 덜 외롭고, 덜 고독하고, 그 자체로 좋았어요. 어떤 에너지를 받고, 어떤 영향을 받고, 연기하면서 대단히 합이 잘 맞고,이 모든 걸 떠나 그냥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 나를 좀 더 이해하고, 나란 사람을 더 알고 있는 사람이 현장 속에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됐죠. 비슷한 걸 징그러워하고,비슷한 걸 싫어하고, 비슷한 걸 괜찮다라고 여기는 친구가 있다는 거 그게 코드잖아요. 그런데 어떤 연기를 하는 불편함은 있어요. 내가 징그러운 걸 해야 하는 순간에 정유미한테 부끄러워서 못하겠는 거야.
정: 그래서 어제 애니메이션 리딩할 때 허밍을 못했잖아요. 대사는 하겠는데. (웃음)
유: 라라라라 라.(허밍 중) 필요에 의해 하게 되는 순간들? 뭐 그런 것들은 저 또한 잘해냈으면 좋겠고 사실 나도 너무 징그럽고 불편한데 더 뻔뻔스러운 용기로 하는 거거든 . 그런 것들이 결국 우리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것 같은.
정: 그냥 이런 작은, 별거 아닌 거라고 생각했던. 그래도 사실 그런 작은 애니메이션영화 같은 뭔가 좋은 에너지로 함께할 수 있으면 나는 너무 큰 힘이 되거든요.
유: 에너지란 말 많이 하네.
정: 보이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그렇게 사는 거잖아요, 그냥.
유: 맞아, 그렇게 사는 거야.
일년 만에 유아인을 다시 만났다. 두 번 정도 그를 만나고 난 후 생긴, 그를 응원하는 나만의 방식은 그가 어떤 작품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 무엇일지 나름대로 상상해보는 것이었다. 드라마 <패션왕> 이 끝난 직후였고, 그는 내게 자신의 운동장의 크기를 짐작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패작을 위한 변명 혹은 궤변이라는 오해도 샀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끝내주게 멋진 경기가 아니라 설사 관중 없는 텅 빈 운동장에서 맨손으로 국민체조를 했다고 한들, 그건 유아인의 선택이다. 그렇다면 이후의 작품인 <장옥정, 사랑에 살다> 와 이번 <깡철이>는 어땠을까? “음…<장옥정>에서는 그냥 그 욕망을 성취했어요. 내 운동장은 이만큼입니다. 한 이후 계속 확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어는 순간 툭 이 작품이 있는 게 아니라. <패션왕>후에 나에게 더욱 강렬해진 욕망 말이죠. 사랑 받고 싶어,혹은 나는 사랑 받을 수 있는 존재야. 난 그냥 아웃사이더는 아니야. 그런 캐릭터를 내 스타일대로 해서 사랑받아 보일래, 이런 거랄까요. 아웃사이더 짓거리를 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그걸 하고 싶은 거죠. 그 운동장에서 제대로 놀면서 운동장의 영역을 넓히고 싶어요. 그래서 잘 놀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도 내겐 필요한 것 같아요.” <깡철이>는 가진 것 하나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강철, 그의 청춘, 가족, 남자들의 세계를 그린 영화다. 이 빌어먹을 세상은 이런 남자들에게 유난히 혹독하지만, 그래도 그의 곁에는 천진난만한 엄마, 순이 씨가 있다. “<완득이>가 주변 인물의 관찰자 시점으로 완득이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깡철이>는 보다 주인공의 내면에 들어간 영화”라던 안권택 감독의 말을 참고하자면 <완득이>와는 또 다른 결로 따뜻함을 전하는 영화일 것 같다. “<깡철이>를 선택한 이유는…진짜 순수했어요. 착한 영화다, 예쁜 영화다,이 순수한 마음이 감독임에게 힘이 되고 싶다. 혹은 난 좀 영악한 애니까 좀 더 영악하게 풀고 싶다? 그 순수함을 묵살당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순수한 마음을 사랑 받을 수 있어야, 인정 받을 수 있어야겠구나 했어요.” 순수한 마음을 사랑 받기 위해서 영악해져야 한다는 그의 말이 유난히 확 와 닿았다.
<깡철이>라는 영화가 언뜻 <완득이>와 비슷하지 않나 했어요. 생각해보니 그런 이야기를 지겹도록 들을 것 같더라구요. 이들에게 혹은 스스로에게 어떻게 대답하나요?
유: 그런 질문 많이 들었고, 그 선입견이나 오해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요. 난 그런 방식을 선택했어요. 당신이 선입견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자신이 선입견이 있었어, 그리고 그런 내 자신이 촌스럽다고 생각해. 하지만 나는 잘못된 생각을 했던 거야. 내가 틀렸어. 이런 화법을 통해서 당신이 틀렸어, 당신이 촌스러운 생각을 갖고 있는 거야,당신은 선입견을 갖고 있는 거야. 라고 얘기하는 거죠. 그건 내가 평소 혹은 트위터에서 사용하는 아주 영악스러운 방식 중 하나예요, 뭐, 사실 비슷한 것도 있고 또 비슷하면 어때? 그런 생각이 있어요. 난 누구보다 변화무쌍하게 살고 있는데 좀 비슷하면 또 어때?
정: 대본 읽어보기 전에는 <완득이>와 겹쳐지는 게 있어요. 그런데 전 아예 반대로 생각했어요. 비슷하게 보이는데 다르겠다. 왜냐하면 <완득이>는 완득이고, <깡철이>는 깡철이니까. 제목 때문에 오는 비슷한 뉘앙스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그렇게 생각하면 되고, 아니면 <완득이>를 생각하고 와서 봤는데, 어, 이거 깡철이 얘기네, 그럼 그대로 느끼면 되는 거고.
유: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생각했을 때 내가 그린 그림 속에서 모두 연결성 있게 가고 싶어요. 내가 나이 드는 것처럼 내가 연기하는 인물들이 적당히 나이 들고, 적당히 성장하면서 같은, 혹은 다른 상황 속에서 다른 고민, 다른 갈등 속에서 , 그렇게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 지점에서는 비슷할 수 는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조심해야 하는 부분은 비슷한 캐릭터가 아니라 내가 연기를 비슷하게 하는가의 문제 겠죠. 내가 내 패턴에서 조금 벗어나 이 작품을 얼마나 다른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아 할 것 같로요. 사투리라는 하나의 장치가 있었고 그것이 큰 변화를 주기 때문에 , 좋은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이 즈음 정유미는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의 개봉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아마도 만나는 기자가, 그 1백명이 모두 제목이 ‘우리 선희’이 인 것에 대해 물어보았을 것이다. “아, 부담스러워요. 그래서 전 이렇게 하기로 했어요.< 우리 선희>의 ‘선희’가 아니라 ‘우리’가 주인공이라고요.” 여기서 ‘우리’를 연기한 배우는 김상중, 정재영, 그리고 이선균이다. “감독님께 여러번 여쭤 봤어요. 저 주인공 아니죠? 아니래요. 몇 명 더 나온대요. 확실하죠? 이틀만 나오면 된대요. 그래서 6회차를 찍었어요. 그런데 제목이 <옥희의 영화>에 이어서 또 그런 거예요. 아…왜…? 그랬죠. (웃음) ” 정유미는 겸양을 떠는게 아니다.“왜냐하면 전 아깝거든요. 벌써부터 감독님 영화의 주인공을 맡고 싶진 않아요. 내가 아는 건 요만큼 밖에 없는데 이걸 갖고 자꾸만 앞에 나서다 보니 버겁기도 하고요.절 어떤 배우로 봐주시는 시선이 느껴지니 부담이 되기도 하고요.” 너무 좋으니까 아끼고 싶은 마음. 생각해보면 정유미는 지금까지 연기자가 되고 싶었던 마음을 앞세워 욕심을 키운 적이 없었다.
정유미는 <바자> 화보 촬영을 한 다음 날, <우리 선희>로 매체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여는 영화와는 달리 근사한 카페 대신 대학교 어느 건물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혹자는 근사한 카페가 아니라 초라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죠. 사지만 점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우리 선희>는 37개 극장에서 조촐하게 개봉하는 저예산 영화예요. 몇 천만원 들여서 홍보한다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거 아닐까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영화에 맞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이걸 다른 영화기준에 맞춰서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이 난 오히려 후지다고 생각해요., 나는 상관 없어요. 이야기만 잘 나누면 됐으니까요.” 나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유아인이 정유미를 친구로 지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도중 유아인이 정유미에 대해서 모 잡지에 쓴 글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 대목을 인용해보자. “인디영화계의 꽃으로 불린 한 여배우가 있다. (중략) 몇 편의 영화로 커리어를 쌓으면서 성장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동안 그녀를 향하는 팬덤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중략) 얼마 후 그녀는 대형 방송사의 주말 특별 기획드라마에 메인 캐릭터로 캐스팅된다. 공이어 일부 팬들의 만류와 항의가 터져 나왔다. 어째서 영화를 계속하지 않고 드라마에 출연하냐는 것이었다. (중략) 주목 받던 신인 여배우는 자신을 향하는 팬덤 속의 특정 인물에 의배 배우의 본질이 아니라 그녀를 옭아맨 ‘인디’라는 수식이 파생하는 가장 편협한 이미지로 소비되었다. 해를 거듭한 성장속에 그녀는 변절자가 되었다. (중략) 그 녀는 개의치 않고 그 단어를 비집고 나와 자기 자신이란 꽃으로 만재라고 있다. 그녀는 대형 배급망과 자본을 확보한 영화에 출연하고 케이블 TV드라마에 등장하며 홍상수 감독의 영화 안에서 연기한다. 그녀는 어디에서 연기하느냐 보다 어떻게 연기하느냐를 중요시하는 연기자다. 그 여배우의 이름은 ‘정유미’다.”
우정이든 뭐든, 관계란 시간보다는 경험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일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관도 기본적으로 좀 비슷한 구석이 있어야 할 것 같고요. 두 사람이 친해진 계기 같은 게 있었을 것 같은데. <좋지 아니한가> 때 만났던 게 계기 였나요?
유: 난 그 때부터가 맞아요. 하지만 당장은 아니고 몇 년 후에 다시 지인 통해서 친구들과 함께 만났어요. 사실 난 그렇게 만나는 걸 되게 싫어해요. 그 만남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어, 그래, 보, 할 수 있었던 건 <좋지 아니한가>를 함게 하면서 좋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니 그 영화가 계기라고 볼 수 있죠.
정: 난 일을 하지 않을 땐 친구들도 안 만나고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 그래야 에너지가 모인다고 생각했거든요.그런데 친구들이 둘이 뭔가 잘 통할 것 같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너무 궁금한 거예요. 그래서 만났어요. 부산영화제 기간이었나? (웃음)
유: 그땐 정유미가 뭐가 있는 여잔 줄 알았죠. (웃음) 물론 지금도 뭐가 있긴 있는데,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정유미의 희소가치를 나도 소비했던 거지. 뭔가 특별하고, 그래서 쟤를 좋아하는 데는 내가 인디밴드나 인디영화를 소비하듯이 거기에서 오는 욕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선입견이라면 선입견이랄 까, 정유미를 좋아하는 팬들과 비슷한 감정일 수도 있겠죠.
정:<좋지 아니한가> 이후로 작품을 통해서 볼 때마다 아,유아인이 이런 거 하면서 지내고 있네, 잘 사네. 그랬어요. 사실 <완득이> 라는 작품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깡철이>를 함께 하고 싶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궁금했어요, 그냥, 어떻게 하는지. 그때도 좋았지만, 더 좋게 변했는지. 난 그게 작품 안에서 다 보였다고 생각해요.
유: 잡지에 정유미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전 팬으로서 그녀가 좀더 활발히 활동 하고, 조금 더 공론되길 원해요. 그녀가 그녀의 결코 불순하지 않은 어떤 세속적인 욕망을 향애 쭉쭉 발을 뻗었으면 좋겠고, 내가 또 누군가를 그렇게 바라본 적이 있었던 희소한 무언가가 우리를 변절자로 바라보는, 그런 식의 약간 공격적인 시선으로부터 아직 방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그녀를 배변해주고 싶은 그런 느낌도 있었고요. 우리가 친구라는 유대관계를 갖고 있다면 내가 한번 씩 그런 칼을 , 무기를, 방패를 건네줄 수 있지 않냐? 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나조차도 항상 그런 식의 뭔가가 나를 표현해주길, 대변해주길 기대하고 있거든요.
정: 나는 정말 그런 생각도 못했고, 이런 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지도 못했죠. 제 마음을 써준 것 같아서 아주 속이 시원 하더라구요. (웃음). 제목이 ‘인디의 껍질’뭐 이런 거였는데, 정말 그랬어요. 나한테 어느 순간 껍질이 확 새겨졌는데, 정작 난 그런 걸 의도한 게 아니거든요. 그래서 튀어나가려고 했더니 사람들이 뭐야, 그러더라구요.
유: 그걸 많이 어려워하는 편이에요. 여배우라서 그런 것도 있을 테고 원체 사람이 보드라워서 그런 것도 있고, 대중과 배우의 완력을 되게 힘들어하는. 그런데 사실 정유미를 둘러싼 그 오해가 나쁜 오해는 아니잖아요. 이미지라는 것에 있어서는 물론 희소하죠. 그런 것들을 좀더 긍정적이고 영악하게 이용했으면 좋겠어요. 어떤 세속적인 욕망으로 나아가는 그 지점에서, 아무리 독립적인 연극배우라 할지언정 내가 더 공론화되고,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고, 나를 더 봐줬으면 좋겠고, 내 실체에 가깝게 날 사랑해줬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이 있지 않겠어요?보여 지고 사랑 받고 하는 그 욕망의 지점에 있어서 그걸 좀 더 능동적으로, 영악스럽게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어요. 나도 그러니까.
정: 이 일을 하면서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다른 배우들과는 이렇게 이야기를 나눠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잘 됐으면 하는 남자배우 두 명이 있어요. 이민기와 유아인. 지금도 나보다 훌륭하지만 얘네가 더 잘되어야 나도 잘 될 것 같은. 일등이 되어야 해,가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계속 잘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런 거예요.
유: 정유미, 착하다. 순진하다. 순수하다.(웃음) 물론 난 거기에 매몰될 사람이 아니야, 라고 자부하지만 난 욕망이 강렬한 사람이고, 개인적인 성장에 대한 욕망을 떠나 사회적인 욕망, 야심이 굉장히 큰 사람이지만, 이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에 더더욱 본질로부터 멀어지지 않은 채로 내가 그것을 주구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정: 어? 난 유아인을 야심가라고 생각한 적 없는데…. (웃음) 어쨌든 그 둘이 잘되었으면 해요.
유: 그러니까 선구자가 되고 싶진 않다는 거지?
정: 난 너무 작잖아.
유: 우릴 방패막이로 삼고 우리가 간 길을 편안하게 가겠다는 거야? (웃음)
유아인과 정유미, 두 청춘 배우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감 막바지 데친 시금치 같았던 내 심신에 활력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은근히 긴장 시키는 유아인의 화법, 은근히 호기심을 발동 시키는 정유미의 화법은 묘한 엇박 속에서 흥미로운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하는 스타일 만큼이나 너무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자신의 일과 연기, 배우의 마음에 대해서만은 아주 뚜렷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 힘겹고도 황홀한 일, 연기를 하며 살고 있는 자기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는 것. 그들보다 사회생활을 오래 했다고 자부하는 내가, 배우도 아닌 내가 그들의 이야기를 내 일상에 맞춰보느라 질문은 한 템포 늦었고, 느렸으니까. 야밤의 스튜디오는 더욱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눈 밝은 친구들이 간식거리를 들고 삼삼오오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아주 오랜 친구처럼 촬영하는 모습을 , 친구들은 지극히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지켜보았다. 이날 스튜디오는 화보 촬영현장이 아니라 두 청춘 배우를 응원하는 한밤의 즐거운 파티 같았고, 내가 초대받은 것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둘 사이가 정말 부러운것이다ㅠㅠ
첫댓글 끄으으느느으으으(괴로워한다)
@빠수니가 메갈까서 화가 났구나? 가슴이 아픔미다....넘넘 부러운것....(찌통)
정말 잘맞는듯 .. 근데 슬퍼ㅠㅠㅠㅠ질투나ㅠㅠㅠ난 행쇼 이런말 못해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유미언니 팬인데 유미언니 덕분에 유아인도 좋아짐 둘이 정말 멋진 관계(?)인거 같아서 너무 부럽고 보기 좋고 그렇다ㅜㅜ 생각도 둘다 참 깊고ㅠㅠ 그래도 윰언닌 내꺼야ㅠㅠㅠㅠㅠ
어려서부터 많이 생각하고 고찰하신거 같아! 두분다 ㅎㅎ 유아인은 그래도 예전부터 알았지만 정유미는 그냥 연애의 발견에 에릭이랑 나왔구나~ 유아인이랑 친하구나~ 라고만 알았는데 둘이 같이 인터뷰 한거 보니깐 서로가 영혼의 교감을 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네! 저런 친구가 있다는게 참 부럽고 나도 저런 친구가 되기위해 노력해봐야 할 것 같아 ㅠ 내면을 가꾸기가 참 어려운건데 둘다 내면이 성숙한게 느껴진당 8ㅅ8 좋은 글 고마워용!
둘다 멋있다.... 진짜 제목처럼 둘의 우정을 응원하고싶다 진짜 둘이 보기가 좋아... 잘 어울려... 모든게 다
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둘 사이 하나도 질투 안나ㅠㅠㅠ 정말 이성 그 이상의 소울메이트 같은 관계처럼 느껴져서ㅋㅋㅋㅋ 더 응원하고 싶당
몽식이가 유미언니한테 반말하는거 개설레.. 둘의우정 포레버
뉴미언니원래도좋아했지만 둘이진짜 잘통하는 친구같아서 보기좋음 ..둘다 너무멋있는배우..진짜 배우라는직업이 진하게잘어울리는 배우
둘다너무조아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