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소 8만4,239개, 업소당 연평균 매출 4,636만원, 종사자 13만1,283명. 국내 두발미용업(일명 헤어숍)의 현주소다. 그렇다면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헤어숍의 메카는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을까. 상권분석 전문사이트인 나이스비즈맵과 함께 시리즈로 알아본다. 이번에는 유럽풍 노천카페 거리로 유명해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역 상권을 분석했다.
’청자동’으로 불리며 독특한 문화 형성
미용 관계자들은 수도권 신도시 상권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으로 주저없이 경기도 분당의 정자역 상권을 꼽는다. 일명 ’청자동(청담동+정자동)’이란 별칭이 붙은 이곳은 개발 초기부터 형성된 카페거리와 새로이 자리잡은 이자카야 거리를 기반으로 독특한 문화가 형성돼있다. 강남 지역을 생활권으로 하고 있는 시민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도 주요한 특징이다.
정자역 상권은 행정구역상 분당구 정자1동으로 분류되며 성남시를 가로지르는 탄천 서쪽 지역의 분당선 정자역을 중심으로 오피스텔과 대형 프리미엄 아파트가 상권 내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판교-양재-강남을 잇는 신분당선의 출발역으로 새롭게 활기를 띄고 있다.
2014년 1월 현재 정자역 상권 내 미용실 개수는 55개. 이곳은 주거지역이 53%를 차지하는 특성 상 실제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영업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곳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상업지역(22%)과 직장오피스가(8%), 기타(17%) 등으로 구성됐다.
3년 전부터 마케팅 전쟁 돌입-대형 브랜드점 쇠퇴
정자역 상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브랜드 살롱이 쇠퇴하고 신흥 브랜드들이 강력한 마케팅은 물론 카페형 휴식공간 제공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변화는 인근 수내역 상권의 활성화와 판교 신도시 상권 형성으로 심리적인 위협을 받은 데서 기인한다. 즉 카페거리 고객을 기반으로 ‘휴식공간’을 콘셉트로 한 정자역만의 미용실 문화를 만들어낸 것.
슈이치뷰티살롱의 정민 원장은 “3년 전부터 마케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며 “브랜드 살롱이 가진 보수적 운영 방식이 새로운 서비스와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덧붙여 “3년 전부터 토니앤가이, 이철헤어커커 등의 브랜드점 점주들이 상호를 변경하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월평균매출 3,260만원, 상위 20%가 매출 리드
2014년 1월 현재 정자역 상권 내 위치한 여성미용실의 점포당 월 평균 매출은 3,260만원으로 추정된다. 55개 미용실 중 상위 20%의 월 평균 매출이 1억 2,073만원으로 하위 20%의 276만원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카페거리와 오피스텔을 통과하는 이면도로를 중심으로 슈이치뷰티살롱과 이경민포레, 반스, 위본헤어, 박승철헤어스투디오 등 10~15곳의 대형 미용실들이 위치해 있다. 정민 원장은 “미용실 특성 상 이곳 역시 대규모 미용실이 매출 상위 그룹을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새 점포수 및 이용건수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점포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점포당 이용건수는 시기별로 차이가 있으나 대략 월 평균 400건 정도다.
점포 수 증가 추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형 브랜드 살롱은 쇠퇴하고 중소형 미용실의 개업 사례가 늘고 있다. 고객 또한 자연스럽게 디자이너와 마케팅, 인테리어에 따라 미용실을 옮기고 있다는 게 정민 원장의 설명.
신규 개업, 상호 변경 등의 변화는 미용실들의 평균업력 분석에 그대로 반영됐다. 정자역 상권 내 미용실의 평균 업력은 3.9년으로 경기도(4.1년) 및 분당구(4.3년)에 비해 짧은 기간 영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고객 주거인구 41.7%, 유입인구 42.3%
최근 정자역에 위치한 미용실을 찾은 고객들은 주거인구가 41.7%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이곳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16%에 불과했다. 특이한 점은 유입인구가 42.3%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는 사실.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는 분석으로 정자역이 성남을 대표하는 뷰티상권임을 반증한다.
정자역 상권 내 여성미용실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요일별 매출액은 토요일(26.5%)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다른 요일에도 비교적 고른 분포(일평균 12%)를 보이고 있어 꾸준히 찾아오는 단골고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시간대별 이용 비중은 오후 3시에서 6시 사이에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전 시간대와 밤 9시 이후의 고객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정민 원장은 “주부들은 평일 점심시간부터 저녁 6시까지 많이 들르고 퇴근 시간 이후부터 저녁 9시까지 인근에 근무하는 직장인과 이곳에 거주해서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고르게 찾고 있으며 주말은 오후 3시에서 저녁까지 고객이 많다”고 전했다.
고객을 성별로 분석한 결과 40대 여성비율이 전체 28.8%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상대적으로 시간과 경제적 여유가 많은 40대 여성들이 높은 객단가의 헤어서비스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2014년 하반기 정자역과 주변 경쟁 상권 지역의 매출수준을 비교하면 고객들의 이탈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반면 판교신도시(백현동)의 매출 변동이 심해 아직 상권형성 초기의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에 대해 정민 원장은 “판교 신도시의 인구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언젠가는 이곳(정자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하겠지만 아직은 기대한 수준만큼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