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운전면허 학원은 등록한 날부터 차를 몰고 거리를 나간다.
교습용 차량에 지원자 몇 명을 태우고는 교대로 운전하며 동네로, 시내를 돌아다닌다.
뒷유리에 운전 연습이라고 써 붙이고는...
도로 교통법은 둘째 치고 운전 상식이나 예의도 모른 채 바로 운전 연습이다.
바로 현장 실습인데 운전을 배우는 사람들은 첫날부터 신이 날 수밖에 없다.
그 초보들은 강습 교사가 가자는 곳 아무 데나 다닌다, 넓은 길, 동네길, 길 막히는 곳으로도... 신이 나서...
그런데 운전을 처음으로 하니 잘 될 수가 없다, 도로도 막고 길 중간에서 시동도 꺼트리고, 앞길이 뚫려도 보이지도 않고...
그래놓고도 자기들이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다.
신이 나서 운전할 뿐이다.
그런 차 때문에 길이 막히고 불편하지만 여기서는 그게 당연지사라 아무도 그들을 욕하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한국처럼 자동차 운전 연습 장소가 없기 때문이고 자기들도 모두 그렇게 해서 면허를 땄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무면허 운전인데 운전교습용 도로 주행은 문제가 안 되는 모양이다.
옛날 일인데... 하루는 혼자 시내에 다녀오는 길인데 어떤 여자가 내게 손을 흔들고 있다.
맞은편에서 오는 자동차에 탄 사람인데 유리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서....
그것도 운전을 하면서...
힐끔 보니 무지 예쁜 여자다.
그런데 아는 사람 중에 여자가 운전을 하는 사람은 없는데...
웬 여자가 내게 손까지 흔드나 싶어서 놀라서 다시 쳐다봤더니, 세상에! 우리 마나님이다.
아침에 운전학원에 간다고 갔는데... 오늘이 첫 날인데...
뒤에 몇 사람이 타고 있는데 입가에 웃음기가 있는 것을 보니 자신만만하다.
보통 덜덜 떨며 운전하는 첫날인데 운전 중에 맞은편에서 오는 운전하는 이를 알아보다니...
집에서 한 4Km 떨어진 도로에서 일어난 부부간의 별난 조우다.
여기 사람들이 자주 쓰는 말이 있다.
This is India!
황당한 일을 겪을때, 또 그런 일을 만들어 놓고도 변명할때다.
이 땅에서는 모든 일이 다 일어난다는 뜻이다.
또 정부에서 전세계로 광고하는 용어가 있다 Incredible India!
인도로 여행을 오라고...
여기서는 상상 이상의 것도 있다는 뜻이다.
당신들이 알지도 못하고 생각지도 못한 희귀한 일들이나 장소가 있다는 암시고 유혹의 단어다.
그런 것들은 여기 인도 사람들만이 만들어내는 줄 알았는데 우리 마나님까지 거들고 나섰다.
지금도 의문이지만 운전 연습을 하는 첫날에 어떻게 맞은편에서 오는 신랑을 봤을까?
인도 사람이 되어서 그랬을까?
눈치 빠르다고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신랑을 찾아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 후?
그런 눈이 무서워서 어디 도망도 못 가고 마누라 눈치만 보며 숨죽이고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