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한달쯤 전부터 거의 매일 밤마다 동네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있는 30대 중반입니다.
쉬는날엔 백운산 아래까지 자전거를 타고가서 백운산 등반 후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서너번 다녔고,
평소에는 퇴근후 저녁먹고 쉬다가 밤 9시무렵쯤 나가서 신도시에서 국제업무단지까지 자전거로 왕복(대략 1시간) 후 영마루 공원 혹은 신도시 외곽 순환 산책로 걷기(대략 1시간)를 주된 코스로 하고 있습니다.
맨날 같은 코스 왔다갔다하는게 좀 지겹기도 하고 한달쯤 되니깐 슬슬 나태해질거 같기도 해서 어제는 백운산 야간산행을 감행했습니다.
며칠전 여기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혹시 야간산행이 많이 무섭거나 위험하진 않은지 미리 질문도 한번 올려봤었는데, 어느분께서 괜찮다는 답변을 주셨었거든요.
밤 9시 30분쯤에 집을 나섰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 무서워 죽는줄 알았습니다.
백운산 아래까지 자전거 타고가서 자전거 라이트를 손에 들고, 헤드폰 귀에 꽂고 흥얼거리며 올라갈 땐 ... 무서운거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오르막이라 무서운건 둘째치고 힘든것부터 걱정해야하는 저질체력이라 ;; ㅠㅠ
정상에 올랐더니,
저 멀리 불을 밝힌 인천대교는 물론 그 너머 송도도 보이고, 우리 동네도 보이고, 공항 전경과 불을 환하게 밝힌 스카이72 골프장도 보여서 야경이 나름 괜찮았습니다.
DSLR카메라와 망원렌즈 그리고 사진찍는 기술이 있다면 괜찮은 야경을 카메라에 담을수도 있겠다 싶었지요.
언제가 될지, 과연 그 날이 오긴 올지 모르지만 송도에 고층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다면 홍콩의 야경 못지않게 훌륭한 야경이 나올수도 있겠단 쓸데없는 생각도 잠시 했었구요.
땀 뻘뻘 흘리며 정상에 올랐더니 너무너무 시원하고 상쾌한 산바람이 불어서 기분 완전 좋았습니다.
문제는 지금부터 ;;
올라갈때는 약수터길이 아닌 길로 올라갔는데 내려올땐 약수터길로 내려왔습니다.
백운산 다녀보신 분들 알겠지만, 약수터길은 낮에도 그늘진 구간이 많고 약간은 음침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인데 내리막이라 별로 힘든게 없으니까 잡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납량특집 하산이 시작됩니다.
소름이 돋아서 닭 되는줄 알았 ;;;
저같은 야간산행을 하시는 분이 적어도 한분 정도는 있을줄 알았는데, 정말 어젯밤 10시쯤엔 백운산에 저 혼자였나봐요.
숲에서 작은 소리라도 들리면 뒷골이 서늘해지고 개 짖는 소리는 왜이렇게 많이 들리며 거미줄은 왜 또 그렇게 많던지 ;; ㅠ
오래전 뉴스나 영화에서 본 산에서 목을 메 자살했다는 사람들 이야기도 막 생각나고 ;; ㄷㄷㄷㄷㄷ
무더위에 지쳐 뭔가 시원한 경험을 원하시는 분들, "나홀로 백운산 야간등반" 강추드립니다. 후레쉬 없이 가면 금상첨화겠군요. -_-b
전 ... 혼자서는 두번 다신 안 갈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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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는 글 재밌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분 좋습니다.
백운산은 낮에는 여자분들이 혼자 다닐만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 처음 가시는 분들은 익숙해질때까진 아무래도 혼자보다는 동행이 있는것이 좋겠지요.
갠적으론 랜턴도 없는게 낫던데요. 동물들 놀래키기도 미안하고, 그보단^^, 랜턴을 비추면 그쪽은 잘 보이지만 다른 쪽은 전혀 안 보이잖아요. 어둠에 익숙해지면 희미하게나마 거의 다 보이더라구요. 첨엔 좀 무서버도 익숙해지면 편안해집니다 ㅎㅎ
저도 랜턴없이 가볼까 싶어서 중간에 랜턴을 끄기도 해봤었는데 어젠 구름이 잔뜩껴서 달빛조차 없길래 완벽한 어둠이던걸요.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면 괜찮을것 같기도 했지만 혼자서 밤중에 산속에서 발이라도 삐끗할까봐 다시 랜턴을 사용했습니다. 모멘텀님 말씀처럼 랜턴 비추는 쪽만 잘 보이고 다른쪽은 전혀 안보여서 오히려 더 무서운감도 없진 않더군요.
약수터는 어디에 있나요? 저는 항상 영종어울림 앞에 한옥있는 쪽으로 올라가봐서..약수터가 어디있는지 전혀 모르겠에요..산입구에 산에 대한 정보 표지판이나 지도가 있었으면 좋으련만...
영종 어울림쪽으로는 저도 한번도 안 타봤는데 약수터는 그쪽 코스가 아니고 인천 과학고 앞에서 시작되는 코스에 있습니다. 인천 과학고앞 하늘고등학교 신축공사장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를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와요.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약수터가 중간쯤에 나오구요, 우회전하면 약수터없이 바로 정상으로 통하는 코스입니다.
백운산 호랭이 없엇나요? 백호.....ㅋㅋㅋ
백운산에 감명받았다면....호룡곡산(호랑이와 용의 용호상박 전설)과 국사봉(피난온 임금 고려21대-희종,35대-창왕)에서 나라 국태민안 제사지냈던 -국사봉은 더 말할나위가 없겠죠?
저도 저번에 야간에 한번갔는데~~ 초큼 무서웠어요^^~~그런데 야경보러 다시 가보고 싶네요~~퇴근하고 같이 가실분 없나요~`??
간만에 저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제가 직접 야간 산행을 하는 느낌이랄까 ㅋㅋ
암튼 야간산행 도전하신 그 도전정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
전 지금 중국 상해 출장중인데.. 이번 출장은 좀 길어서 3주간이나 ;;; 빨리 한국가고 싶어 죽겠습니다...;;
전 신도시에서 무의도까지 자전거로 이동하고 국사봉까지 트래킹하고 다시 자전거로 신도시 오는 코스를 했었는데..나름 하드코어수준입니다 ;;;
운동좋아하시니 언젠가 볼일 있을거 같습니다.ㅋㅋ 열심히 하세요.아 영종도 빨리 가고싶네요
저도 언젠가 자전거 타고 무의도선착장까지 가서 호룡곡산 등반 후 복귀하는 코스를 계획중이긴 한데 ... 사실은 제 저질체력이 문제겠지만 무겁디 무거운 제 철TB를 핑계삼아 몸을 좀 만든뒤에 도전할려고 합니다. 그냥 무작정갔다가 자전거 버리고 버스타고 돌아오는 사태가 벌어질까봐 ;; -_-;;;
시퍼~~런 뱀은 안나오던가요^^? 뱀 무서워서 산가기 싫어하는 일인..
뱀은 안보이고 가끔 반딧불이가 반겨주더군요..아주 이뻐요
헉~~ 정말 무서웠을것 같아요 그래도 그용기가 대단하신것 같아요 ^^
엠티비타고 가면 재미잇습니다.^^ 가실 의향있으세요? 작년에는 걸어서 많이 다녀봣습니다.걸어갈떈 라이트 없는게 나아요,,아주 흐린날은 안가는게 좋쿠요..전설의 고향느낌 받고 싶으면 안개낀날 가면 환상적입니다~~ 아이구 무서라,,^^::
오호라.. 반딧불이 있나요.. 보고 싶은데 야간산행은.. ㅎㅎ
저도 반딧불이에 급 관심가다가....... 좀 무섭다는 말에 포기..^^
올여름 애들 데리고 야간 산행해보고 싶당 박학중 산행없나여? 서너집 모여서 가면 참좋을것같은데... 넘많은면 산이 시끄러울것같구요
야간산행 모여서 한 번 해봤으면 좋겠네요~~
야간 산행중 약수터쪽 하산은 무서운데..무덤도 두개나 있어요^^아 참고로 야간 산행에 꼭 필요한것..1.친한 친구 2.랜턴 3. 막걸리 두병^^
ㅎㅎ 막걸리 두병요? ㅎㅎ 파전도 하나 추가요
이곳 산악회에서 날짜 지정해 안내산행하면 모이실 분 꽤 되겠네요. 뽀롱님이 앞장서셔도 좋겠고요. 저야 호젓하게 홀로 다니길 좋아하니까 참석 안 하겠지만^^
워~ 머리털나고 오밤중에 산에 가본건 첨이라서 걍 재미삼아 글 올려본건데 댓글들이 많이 달려서 깜짝 놀랬습니다. 열렬한 성원 감사드리구요 (__) ... 산 정상에서 불어오는 시원하고 기분좋은 바람도 생각나고 야경을 다시 보고파서 카메라 들고 다시한번 가볼까하는 마음도 있긴한데, 혼자서는 두번다신 못가겠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나서서 야간산행번개를 도모할 위인도 못되구요.
내가 미챠 정말 션~~~했겠는걸요? 시간만 된다면 같이 한번 오르는게 어떨까 합니다
야간산행이 생각보다 무섭지요.. 내려올때 목덜미가 무거워지면서 자꾸만 뒤에서 옷을 잡아 끄는 느낌이 듭니다.. 뒤에 처다보면 없고..이때서 부터 자꾸만 무서운 상상을 하게 되는겁니다.. 랜턴에 새가놀라 푸다닥거리고 튀쳐나갈땐 놀라서 자빠집니다...백운산은 곳곳에 무덤도 많고 자신의 담력테스트 하고싶은 분들은 도전할만 합니다.. 무섭다고 뛰면 안됩니다..ㅎㅎ
저도 재작년에 새벽산행을 좀 했습니다. 해드랜턴 하구요. 근데 약수터쪽 아랫마을 (금산인가요?)에서 랜턴없이 진짜루 혼자서 올라오시는 어르신이 계시더군요. 담력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백운산은 이상하게 올라가는 길은 안무서운데, 내려올때 머리가 쭈뼛하게 서면서 자꾸 뒤돌아보게 됩니다. 거기다 요즘처럼 흐릿해지면서 비라도 후두둑 내리기 시작하면...아주 쥭음이죠.
요즘 모기 많던데요.
ㅎㅎ 대단하시네요..^^ 저도 몇일전에 야간산행을 해봤는데요.(낮에는 너무 더워서ㅠ.ㅠ).. 경치도 멋있고.. 시원하고 좋지만..... 무서움의 압박과(요즘 구미호를 봐서 더욱 심함 ㅠ.ㅠ) 자꾸만 달라붙는 기분나쁜 거미줄... 여기저기서 달려드는 이름모를 벌레들..^^... 어려움도 많지만.. 해볼만은 한 야간산행이었어요.^^
참... 저는 약수터쪽도 가봤고.. 어울림쪽도 가봤는데..음... 코스는 약수터 코스가 완만하고 좋은듯 해요.... 어울림쪽은 길이 좀 좁고.. 나무가 많은듯 하더군요..
그니까, 구미호 땜시 야간산행 무서우면 장마산행, 눈 산행 해보시면 비슷한 느낌 받을 수 있겠지요. 일테면 태풍 올 때 백운산만 가도 3천미터급 고산의 정상에 선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거죠. 20대땐 북한산 장마산행 꽤 했었는데 요즘은 ㅎㅎ
울 개군 데리고 물뜨러 야밤에....-_-;;;;;(무모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