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차로 한 시간쯤 가면 반얀 트리(Banyan tree) 트리라는 큰 나무가 있다.
크다는 의미는 위로만이 아니고 옆으로도 많이 뻗어난 나무이고 400년 된 나무라는데 원 뿌리는 없어졌는데 남은 가지들이 자라고 뻗어서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 형태를 보면 그 나무가 위로 자란 것인지 아래로 자란 것인지 헷갈린다.
옆으로 길게 뻗은 굵은 나뭇가지에서 불규칙한 간격으로 나뭇가지들이 밑으로 내려와(혹은 위로 자라다가 만나서 합쳐진 듯한) 땅에 뿌리를 박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옆으로 늘어진 가지 무게를 버티기 위해서 나무가 스스로 버팀목을 많이 세운 것처럼 보인다.
더운 나라, 토양이 척박한 땅에서 볼 수 있는 나무다.
토양이 얇아서 깊은 뿌리를 내릴 수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나무의 특색인지 우기에 또는 습기가 있으면 줄기가 밑으로 내려와 흙을 움켜쥐고 뿌리를 내리고, 그것이 다시 나무 기둥이 되어 굵어지고 또 옆으로 사방으로 가지를 뻗다가 또 여러 개의 줄기를 아래로 내린다.
줄기가 내려오다가 건기에는 멈추고 또 작은 비라도 내리면 다시 시작하고...
그 연한 줄기가 흙을 만나서는 터전을 잡고 성장하고 또 줄기를 아래로 내려보내고...
그 나무에서 내려오는 수십, 수백 개의 줄기가 각자 흙에 닿기까지 몇 년이 걸리는데도 그렇게 계속 생명을 이어간다.
마치 나무뿌리 어딘가에 두뇌가 있는 것 같다.
그 줄기가 땅에 닿을 때쯤에 그 동네 사람들은 그 줄기 아래 흙을 한두 자쯤 북돋운다, 그 줄기가 땅에 빨리 닿도록...
처음엔 볼펜 심 정도의 굵기로 시작한 순이 땅에 닿을 때쯤이면 가래떡 굵기 정도가 되는데 가는 줄기에도 아이들이 매달리며 장난을 한다.
타쟌이 타고 다니던 질기고 긴 줄기가 이 나무줄기가 아닐까?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나무도 신비한 이 반얀트리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한 그루로 시작한 그 나무가 지금은 숲을 이루어 거기에 소풍도 가고 하는데 멀리서 보면 거대한 숲인데 그 숲의 둘레가 250M를 넘는다는데 울타리를 넘어 옆의 땅으로 가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굵고 가느다란 나무 기둥도 셀 수 없이 많은데 그 나무숲의 나뭇잎은 몇 개나 될까?
셀 수 없이 많은 이파리... 그런데 힌두들은 그 잎사귀마다 신들이 깃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들이 많다는 의미다.
다신론을 넘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신이라는 범신론의 개념을 그 나뭇잎처럼 많다고 설명한다.
사실 그 나무는 인도 더운 지방에서 흔한 나무이고 도로 가로수로도 많이 심기어 있다.
보리수나무이고 석가모니와 연결된 나무다.
보리수나무는 불교와 연관이 있는데 힌두들이 그 나무에 제사를 한다.
범신론인 힌두가 모든 것을 신성화해서일까?
아니면 힌두가 불교보다 먼저 시작해서일까?
그 나무만 아니라 다른 나무도 크거나 역사가 있거나, 사람들의 관심이 있거나 또는 상징적인 곳에 있으면 힌두들은 그 나무에게 신성을 부여하고 제사한다.
그런 것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사상을 확대한다.
포용성이고 유연한 종교성이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예*도 하나의 신이고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그 나뭇잎처럼 많은 신들, 3억3천만개의 신을 믿는데 거기에서 하나 더 한들 무슨 문제나 손해가 있을까?
그런데 그게 다 헛거니 다 포기하고 예* 하나만 택하라고 할 때는 돌을 들고 또 석유를 들고 찾아온다.
사진은 그 반얀 트리, 2012년 VBS 마지막날 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