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평범한 무엇인가가 어떤 사람에게 있어서는 특별한 의미가 되기도 하지요.
저에게 있어서 [sulky] 라는 단어는, 잊혀질까봐 두려울 정도로 소중했던 어떤 시기에, 보석처럼 한 자락을 빛내주던 단어랍니다.
사실, 저와 직접 관련은 없고, 아름답던 제 주변 사람들의 보잘것 없는 한마디의 대화였는데, 그당시 제게는 너무나 이쁘게 보여서 잊을 수 없는 대화(사실은 쪽지였음..)가 된 것이죠.
시간이 좀 흐르고... 제가 좀 커서..
넷상에서 아뒤라는 것을 정해야 했을 때..
저는 아무런 갈등 없이 [sulky] 라고 결정했고,
아직까지도 어떤 사이트에서도 중복된 적이 없습니다.
별로 많이 쓰는 단어는 아닌가 보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한메일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용할 아이디에 저는 언제나처럼 [sulky] 를 써 넣고는 [중복확인]을 눌러 보았는데.
뜨악~~~~!!!~!~!~!
사용중인 아이디라는 것입니다.
저는 제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아이디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누가 보장해준 것두 아닌데,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혹시 옛날에 내가 가입한 게 아닐까, 비밀번호 확인도 해 보았지만, 역시 제가 아녔습니다.
도대체 누굴까???
Who is it "in the World" ??
누가 그걸 아뒤로 쓴단 말인가??
위에 말씀드린 그 '대화'의 장본인(이제는 소식이 끊겼음..)일까?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마치 인터넷에서 '나(ID-entity)'가 없어진 것 같은, 절망감이 들었습니다.(약간 과장됐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케 했게요?
그, sulky 라는 사람에게 멜을 썼습니다. 위의 사연을 대충 쓴 다음, 그 아뒤는 절대적으로 제 것이니까 미안하지만 내게 양보해라. 라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을 보내도 답장이 없었습니다.
sulky 뒤에 다른 숫자나 그런 걸 붙이기는 싫은데...
며칠 뒤 이 얘기를 동생에게 분개해서 말했습니다.
"나는 아이디로 sulky를 쓰는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어!"
그러자 동생이... 아주 눈치를 보면서...
"언니, 그거 ... 사실은 나야..."
푸하~
사연인즉슨,
한메일 사용 전에 계속 쓰던 천리안과 유니텔(물론 둘다 아이디는 sulky 였슴다~) 에서 제 동생이 제 아이디로 같이 사용했거든요. 어린 동생에게는 ID = sulky 라는 의식이 박혀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무료 사이트에서 자기만의 아이디를 가지려고 하는데, 생각나는 아뒤라고는 sulky 밖에 없더래요.
그래서 그냥 아무생각 없이 그렇게 했다고...
제가 보낸 편지를 받았지만, 차마 말을 못했다고 하더군요.
연말까지만 쓰고 제게 양보하겠다고 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 sulky24는 (지금은) 캐나다에 있는 동생 sulky에게 멜을 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