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진짜 감리교회 이야기
이번에 감리교회 이야기 들었지?
그건 진짜 감리교회 아냐
진짜 감리교회 이야기 해줄까?
내가 대학 3학년 때 처음 간 그 교회
대동의 어느 달동네 꼭대기에 있었지
대전에도 그런 곳이 있냐구?
이 사람 모르는 소리하고 있어 그러니까 잘 들어봐.
초라한 옷차림에 코를 훌쩍 대는 아이들
공부보다는 실컷 뛰어 노는 것을 가르치는 그곳 교회 목사님
30도 안 된 처녀였어.
신학교 졸업하고 홀로되신 어머니와 함께
빚더미에 쫒겨나게 생긴 그 교회에서 아이들 붙잡고 7년 목회하고 계셨지.
다달이 돌아오는 월세에 이자까지
모녀가 앉아서 돈 때문에 훌쩍이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후배라고 한달에 5만원씩 챙겨주던 목회자야.
“다른 거 하지 말고 책 사라.”
그 돈을 어떻게 받았을까?
지금 생각하면 참 염치도 좋지.
군대 제대하고 간 곳에서는 그래도 십만원 받았다구
거기는 서울 응암동이었어
그쪽은 유명하잖아
진짜 가관이던데
엄마는 도망가고 아빠는 술주정꾼이고 아이들은 방치되었고
거기 목사님 하고 사모님이 기도 중에 확답을 받았대,
“서울로 가라”고
그래서 신혼집 전세값 들고 무작정 상경했지
하루는 밤 늦은 시간 놀이터에 갔는데
그 때까지 안 가고 놀던 아이들이 있더래
“니들은 집에 안가?”
“집에 가야 아무도 없어요”
“왜?”
“엄마 도망갔어요. 크크크”
“아빠 노숙해요 크크크”
그 애들 대려다 라면 끓여주고 그렇게 시작했데
교회에서 그룹 홈하고 공부방.
아이들의 상태가 장난이 아냐
미술치료니 심리치료니 하는 선생님들이 학을 띨 정도로
상처가 얼마나 컸을까?
술먹는 아빠의 주정에 엄마의 눈물 곰팡이 난 지하 단칸방에서
아이들 먹일 게 없어서 사줄 돈이 없어서
사모님이 그렇게 울었다네 힘들어서
그래서 친정으로 대전으로 도망도 쳐보고
그래도 다시 돌아와서는 아이들 붙잡고 또 씨름하고
거기 목사님이 그 힘든 사역 포기 하지 않는 이유가 있더라고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민주화 운동한다고 감옥에 갔대
거기서 기도하다가 그분의 음성을 들었고
그래서 가지고 있던 성경책을 눈물로 흠뻑 적셨대
참 결혼하기 전에 다니던 교회도 유별났지
구류니 뭐니 해서 들어갔다가 오신 분들이 많았어
하루는 학교 탈패 후배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그 때가 탄핵정국이었을 껄
한 후배가 내가 다니던 그 교회 장로님 이야기를 하는거야
너무 반갑지! 그래서 우리 장로님 아냐고 물었지
“그 선생님 얼마나 훌룡한 분인데요 형도 알죠?”
그러는거야 어찌나 뿌듯하던지
내가 다니던 교회 장로님을 탈패 친구가 존경한다니까
정말로 기분이 좋더라
그 교회는 노숙자들과 예배를 드려 신기하지?
벧엘의집 아저씨들이 오셔서
노숙자라고 하면 거리감이 있잖아
그런데 그 교회는 그렇지 않아 오히려 교회에 오는 것을 좋아해
그 교회 장로님 한 분이 또 계셔
충청교회 다니셨다고 했던가?
“기존 교회 장로의 위세와 권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저는 이곳으로 왔습니다.”
권위와 권위주의가 분명히 구분되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옆 섬에는
처녀의 몸으로 섬에 들어와서
환갑이 될 때까지 혼자의 몸으로 섬사역을 하시는 목사님이 계셔
녹도에서 18년
장고도에서 14년째
“나는 섬이 채질이야”
그런데 나이가 드니까
그렇게 자식을 둔 엄마가 부럽대.
그 교회 성도들이 난리가 났었어
감리사님이 목사님에게 험한 꼴 보지 마시라고
그런데 안 가신데
왜?
자기는 늙어 죽어도 섬에서 살 거라고.
어때? 재미있지?
지금 겉으로 보는 감리교회보다 훨씬 재미있지?
원래 이게 감리교회야
진짜 교회의 모습은 이거야
부름받아 나선 이 몸
아골 골짜기라도 소돔같은 거리라도
복음 들고 가는 것 그게 목회자라구
웨슬레도 최저 생계비만 빼고 무조건 구제하고 선교했잖아
그래서 광산 노동자들
참 그 당시는 광산 노동자들, 리버플이니 이런데.
평균 수명이 18세가 안 되었어
뭐?
걷기 시작하면 광산으로 들어가서 그 때 죽어 나오는 거야.
그들을 위해서
병원, 학교, 기숙사, 탁아소. 속회니 밴드니 만들었잖아 그게 감리교회의 시초야.
스크랜턴 선교사!! 염천교 다리 밑 거지들을 위해서 병원 만들고 학교 만들고
김구 장로님 유관순 자매님 김일성 장군도 감동 시킨 손정도 목사님 현순 목사님 이용도 목사님.
헤이그 특사로 갔다가 임무를 다 완수 하지 못하고
분통한 마음에
침대에서 쓰러진
이준열사!!
그 분들이 바로 감리교인들이야
이제는 싸매주실 꺼야 품어주실 꺼야
때리신 이가 그분이시니까,
깨달으라고 회개하라고 뉘우치라고
아버지의 회초리를 맞으면 눈물은 흘려도 아프지는 않잖아
그게 사랑인 걸 아니까
이제 깨달으면 돼. 돌아오면 돼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신나는 감리교회 이야기를 만들어 줘야지
무겁고 칙칙한 거 말고
정말로 재미있고 신나는 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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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우리 빈들과 벧엘에서 생활하시다가지금은 녹도에서 목회하고 계신 송원준 전도사님이 감독회장 선거 후에 며칠 속 상해하며 기도하시다가, 정리하고 툭툭 털고 다시 일어서면서 쓴 글이 있어 퍼왔습니다. 함께 읽어 보시고 녹도교회 까페에 가서 격려라도 해 드리면 전도사님과 이상봉 목사님이 많이 기뻐하시고 힘도 얻을 것 같네요.
첫댓글 장로님! 송원준 전도사님!..... 그리고 또 여러분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으로, 새힘으로 한발자국 다시 내딛게 해 주시네요. 감사합니다.
아, 그렇군요. 진짜 진짜 감리교회가 여기 저기 많이 있군요.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과 똑같은 하나님을 섬기는 교회가 있음을 잊을 뻔 했네요. 까짓 감독회장이야 누가 되었든, 우리는 예수님 따라 살면 되는 거네요. 송원준 전도사님! 고맙습니다.
녹도교회 까페.. 가보겠습니다. 녹도는 저도 여러해 전에 가 본적 있습니다. 선배가 거기서 잠깐 보건진료소장을 했지요. 녹도분교 운동장에서 공을 세게 차면 바다에서 건져와야하는 동네.. 섬마을 아저씨들은 도시처녀 진료소장에게 싱싱한 해물로 갖은 환심을 사고 싶어한다는 동네.. 예방접종 나가면 분교장인 선생님은 전학년 휴교하고 진료소장 꽁무니만 쫒아다닌다지요. 거기 어디쯤 교회 십자가를 본 듯도 한데..
아!
진짜 감리교회 !!! real methodist church, true methodist church, whole methodist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