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종면의 하동편백숲을 찾는데 네비에 없다.
이정표가 나오겠지 하고 옥종면을 찾아간다.
편백숲을 포기하고 모한재를 찾는데 길을 잘못 들어 청계사에 닿는다.
초파일 행사르르 치른 절간은 남은 여성들의 뒷정리로 바쁘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길게 걷지 못하고 내려온다.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들이 돈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한 때의 보조금으로 건물을 늘리고 요사채 앞까지 고급 승용차가 들어오는
사찰은 도력이 깊은 스님이 계실 것이다.
시멘트 숲길을 내려오다 다리를 건너 소나무 굵은 모한재로 들어간다.
누마루가 옆으로 선 강당 경승루가 보기 좋다.
안으로 가는 문이 잠겨 용감하게 낮은 담장을 넘는다.
바보는 망설이더니 따라온다.
현판의 글씨들이 크고 시원하다.
닦인 마루에 앉아 벽 사이를 쳐다보다 나온다.
하동 관광지도를 보니 두방재도 멀지 않다.
너른 길을 찾아가니 진주강씨 강민첨의 사당이다.
문이 열린 문을 보고 계단을 올라간다.
옆 옆건물은 관리사인 모양인데 불이 켜져 있다.
바보가 피곤하다고 차 옆에서 움직이지 않아 얼른 내려온다.
옛것과 요즘것이 같이 서 있는 비석군엔 들어 가보지 못한다.
바보는 쉬고 싶어한다.
비는 내린다.
강변의 캠핑장을 지나며 가능성을 살피는데 우리가 끼어들기엔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다리르르 건너 북천면에서 오며 보아 둔 길 가의 정자를 찾아 내려간다.
몇 개의 정자는 우리 요건에 맞지 않다.
7시 반이 지나 아마 해가 졌을 것이다.
진주시내로 가 모텔을 잡을까 생각하는데 바보가 먼저 그러자 한다.
어둑해지는데 옛길과 반원을 이룬 공원에 정자가 보인다.
텐트를 치고 고기를 구워 먹는다.
술을 마시며 흥이 나는데 지나는 차가 길 가에 멈춘다.
우린 긴장하는데 차 옆에서 일을 보던 두 남자가 우리쪽으로 온다.
우릴 부러워 하며 전국을 다니느냐고 한다.
술을 한남자에게 권하니 사양을 않는다.
다른 남자는 운전하려니 하고 권하지 않는데 서운한 듯 한잔 달라한다.
가까이서 버섯농장을 하고 서울에서 회계사를 하다 고향에 왔다가
진주 시내 나가 저녁먹으며 술 하고 오는 길이란다.
제네시스의 불이 꺼지 않더니 차도 우리쪽으로 온다.
운전하는 여성이 내려 애길 나누다가 술이 떨어져 간다.
난 술이라도 가져다주면 좋겠는데 그들은 명함을 주며 내일 8시 넘어
집에 들르라 한다.